(남한강 폐사지)짓밟히고 깨지고 불탄 폐허 속에 살아남은 보석 같은 유적


-.일시 : 2008.11.9 07:30~20:00
-.날 씨 :흐림
-.몇명: 3명
-.어떻게:자가용 이용

▷목아불교박물관-고달사지-법흥사지-법천사지-거돈사지-청룡사지
-.가져간 책:잊혀진 가람 탐험
- 호감도ː★★★★★


폐사지는 불교 유적 이전에 이 나라 역사 문화의 토양이다.우리나라 폐사지 3200여 곳 중 가장 대표적인 코스 중 하나는 남한강을 따라 여주,원주,충주로 이어지는 고달사지,법흥사지,법천사지,거돈사지,청룡사지다.

예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은 코스였지만 부산에서 경기도 여주까지,그리고 원주로 내려와 다시 충청도 청주까지 내려오는 먼길을 쉽게 갈수가 없었다.그런 마음을 굳게하여 길을 떠난다.

폐사지도 윤회를 한다고 한다.어떤 것은 발굴되고 보전되어,또 어떤 것은 당찬 새주인을 만나 화려한 주련과 함께 오색단청으로 색동옷을 입기도 한다.

오늘 가 본 폐사지 중 고달사지는 제법 정비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었고,법천사지는 발굴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진행 중이었다.고달사지 근처 목아박물관을 관람하기도 했지만 이번 일정은 처음부터 폐사지를 연결한 코스였다.


 

목아박물관

폐사지인 고달사를 가기 전에 근처 경기도 여주의 목아박물관을 먼저 찾았다.

나무를 가지고 정교하게 조각을 한 것도 있고,돌로 조각한 것도 있고,옛날 우리 선조들이
사용했던 물건들도 많이 있었다.여하튼 박물관을 세운 목아(木芽) 박찬수(60) 관장 홀로의
원력과 재주로 이렇게 불교미술을 꾸려놓았다는 점에서 깊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마치 사찰에 온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었고,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와
달라이 라마가 직접 금으로 쓴 글씨도 볼 수 있었다.그리고 무엇보다 입구의
"맞이문"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소박하고 친근한 한글로 씌어진 점이다.
근처에 세종대왕 왕릉이 있는데 아마도 이와 무관치 않으리라.

 

미륵삼존불의 모습를 보면 천주고,기독교,유교를 넘나드는 느낌과,현대적 감각을

읽을 수 있다.

이것을 보면 박찬수 관장이야말로 의식이 자유로운 분이다.걸림이 없는 분일 것이다.

 

 

 

 

 

 

 

 

여주 고달사지

절 입구 가래나무 괴목 보호수 뒤로 여주 고달사지는 마사토를 깔고
기단석의 틈을 정비하는 정비작업이 한창이었다.

혜목산 자락 사방 30리가 절터였다는 고달사는 신라 경덕왕때(764년) 창건되어
고려시대 왕의 비호를 받으며 번창했다고 한다."고달"이라는 석공이 혼심의 힘을
다하여 석조물들을 완성 한 뒤에 출가하여 고승이 되었다는 이갸기가 전한다.

보물 7호인 원종대사 부도로 고달사지 답사의 진면목을 볼 수 있게 한다.


찬찬히 둘러보고 계단을 따라 좀 더 오르면 고달사지 부도가 나타나는데 원종대사
부도비와 비숫한 모습이지만 좀 더 세련된 느낌이다.그래서 그런지 고달사지
부도는 국보 제4호이다.균형미와 조형미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부도로 꼽힌다.


부도탑 옥개석에 새겨져 있는 비천상도 볼만하다.

 

 

 

 

 

 

 

머리마저 깨져 달아난 채 비신도 이수도 잃어 버린 작은 귀부 1기는 여기가 폐사지임을
일깨워준다.

 

 

고달사 원종대사 부도비의 귀부와 이수(보물 제6호)이다.날카로운 용의 발톱,
눈썹을 치켜든 부엉이 눈,콧등의 깊은 주름은 금강살타의 화신이다.

 

 

고달사지엔 유난히 산수유 나무가 군락을 이루며 많다.

 

고달사지 원경이다.고달사지 중심에 있는 석불대좌는 보물 제8호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잘 생겼다는 평을 듣는다.

 

원주 흥법사지

원주 흥법사지는 수수하고 소박한 자태의 삼층석탑이 있지만 절터 대부분이 개인 소유로
발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원주 땅 3대 폐사지는 흥법사지,법천사지,거돈사지를 꼽는다.

흥법사지를 가기 전 입구엔 선조의 장인으로 인목대비의 아버지인 의민공 김제남의 신도비가 보인다.

신도비 옆 500년 된 느티나무가 눈길을 끈다.

흥법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보물 제 163호인 진공대사 부도탑비의 귀부와 이수가

보인다.그 뒤로 드 넓은 사지 가운데 보물 제464호인 삼층석탑 1기가 보인다.

 

 

 

원주 법천사지

원주 법천사지는 국내 부도비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지광국사 현묘탑비가 있는 곳이다.
입구엔 역시 예사롭지 않은 느티나무 보호수가 수호신인양 한그루 서 있다.

법천사지는 발굴 중인지 발굴지역은 온통 푸른포장으로 덮혀있다.

 

 

산 등성이를 약간 돌아 오르면 지광국사 현묘탑비를 비롯한 석조물들이 보인다.

 

 

 

주변 석조물들을 보면 원나라의 영향을 받은 페르시아 풍의 다소 이국적인 모습이 느껴진다.

 

 

 

 

지광국사 현묘탑은 국보 제 101호로 스님의 부도라기보다는 불탑에 버금가는 격식을 갖춘
우리나라 최고의 부도탑이다.

사대부의 갓 모양을 한 이수에 해당하는 상륜부는 연꽃 받침 위에
구름모양의 귀꽃까지 조밀하고 현란한 모양이다.

비문은 당대 명필인 안민후가 구양순체를 바탕으로 단아하게 써내려갔다.

 

거북의 수염이 특이하게 연결되어 있고,껍질마다 임금 왕(王)자가 새겨져 있다.

 

비신의 측면엔 용의 모습이 화려하다.

 

원주 거돈사지

원주 거돈사지는 발굴을 끝내고 잘 정비된 모습이다.웅장한 석축과 천년된
느티나무 보호수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여주 고달사지에도,원주 법천사지에도
볼 수 있었던 느티나무가 여기에서는 석축과 한몸이 되어 무려 천년의 세월을
수호신처럼 지키고 있다.

사찰 오른쪽에 원공국사 부도비가 있다.용머리 형상을 한 거북머리는
목은 움츠리고 입은 꽉 다문 모습으로 귀엽고 친근하다.특히 귀 부분을
보면 실제 물속에 사는 용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어 이채롭다.

 

 

 

맷돌,장대석,주초들이 줄지어 한곳에 모아 놓여져 있다.

 

금당지 중간에 통돌을 대충 다듬어 놓은 화강석 불대좌의 모습이 보이고
뒤로 멀리 원공국사승묘탑이라 불리는 지종스님 부도의 재현품이 보인다.
진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옮겨져있다.

 

보물 제 750호인 삼층석탑이 중심에 있다.

 

 

남한강을 따라서 폐사지를 돌고 있는데 유장한 남한강가에서 다슬기를 잡는
모습이 보인다.

 

 

 

충주 청룡사지

충주 청룡사지는 고려말 작은 암자에서 출발하여 조선 초 대찰로 성장했다고 하는데
구한말 판서를 지낸 민대룡이 명당으로 알려진 청룡사 자리에 첩의 무덤으로 쓰려고
중을 시켜 불을 질러 폐사시켰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제일 먼저 만나는 청룡사 위전비를 지나면 적운당 부도가 나온다.

 

이후 보각국사 정혜원융탑과 부도비(보물 제658호) 그리고 장명등인 사자석등(보물 제656호)이 앞에 보인다.

 

그동안 꼭 보고 싶었던 폐사지를 일거에 다 보고 나니 애잔한 마음과 "중심이 흐린

세상의 새로운 중심을 세우는 일이다"라는 잊혀진 가람 탐험의 머리글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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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
,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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