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산▲너무 슬퍼서 너무 아름다운 자기정화의 최적지

- 언제 : 2004.2.22
- 얼마나:2004.2.22 12:10 ~ 16:10(4시간)
- 날 씨 : 비,진눈깨비 그친 후 강풍
- 몇명:17명(등산 인원 6명)
- 어떻게 :와룡산악회(http://cafe.daum.net/waroyng) 따라서
▷매표소↗석상암↗마이재↗도솔산↘포갠바위↗소리재↗낙조대-천마봉↘용문굴↘마애불-도솔암↘장사송↘선운사
- 개인산행횟수ː 2004-8
- 산높이ː선운산 중 도솔산의 수리봉 336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산행예약문화가 엉망이다.32명이 예약을 해 놓고 정작 온 사람은 17명이다.많은 비가 와서 어느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지만 비가와서 산행참여를 취소해야 한다면 전화라도 해서 빨리 포기의사를 밝혀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야 다른 분이라도 태우고 가지...전화까지 꺼 놓으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원래 선운산은 부산에서 멀어서 7시40분에 출발하기로 했는데 예약한 사람이 오지 않아서 8시가 넘어서 출발했다.올지 안올지 몰라서 기다리다가 예약했던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면 불통이고... 이런 엉터리 산행예약문화 때문에 모 산악회는 2~3군데 산행안내를 해놓고 정작 당일날 인원이 모이면 처음의 약속대로 산행을 하고,그렇지 못하면 한곳으로 몰아 2군데는 취소시키는 편법을 저지르는 잘못된 곳도 있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서로를 믿지 못할텐데...제발 예약을 하고 오지 않는 등산객들과 처음부터 아니면 그만이지하고 운영하는 산악회는 부산에서 만큼은 사라지길 기원한다.


07:40~08:10
예약을 하고 오지 않은 폐인들 때문에 산악회 젊은 집행진의 낙담이 심하다.출발부터 좋은 조짐은 아니다.모른척하고 있자니 마음이 편치않다.새벽부터 부리나케 왔지만 결국 8시가 지난 시각에 차는 출발한다.

12:10
선운사 주차장에 도착했다.부산에서 부터 내리던 비가 좀처럼 그칠것 같지가 않다.

선운산의 3가지 슬픈 모티브

첫번째는 비다. 비를 소재로 노래한 노래를 보면 보통 슬픈일이나 이별을 주제로 하고 있다.오늘 선운산은 설운산인지 처음부터 슬픈 감정을 건드린다.선운산에 올때는 비가 오는 날 가자.해발 3백미터를 조금 넘어 산아래에서 젖은 몸이 해발 1500미터에서 동태되는 일은 없다.비 오는 날 고산에 올라가기 성가실때는 선운산에 가자.비가 올때는 남자가 눈물을 줄줄 흘려도 빗물로 오인하기 때문에 더 좋다.

주차장 옆 송악아 너 반갑다.갓 머리감은 신부 같구나.

12:28
선운사 경내로 들어서니 고목과 냇물이 동양화의 한부분을 도려낸듯이 고풍스럽다.

:::좋잖아..이 분위기... 말이 필요없다.그런데 나무가 술을 먹었나? 내가 먹었나? 심하게 흔들린다.^^*

12:32
좌측에 선운사를 끼고 마이재 방향으로 오르니 우측 차밭이 싱그럽다.

12:39
석상암에 도착했다.선운산에는 꽃무릇(상사화)이 지천이다.7~8월에 꽃이 피는데 지금은 비 맞은 부추꼴이다.

:::꽃무릇(상사화) 뒤로 석상암이 보인다.

선운산의 두번째 슬픈 모티브는 상사화이다.

상사화가 절 근처에 많은 이유?

꽃잎 사이로 수술이 길게 나와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 모습이 붉은 빛 갈고리 같은 꽃이 있다. '지옥의 꽃' 또는 '죽은 이의 꽃'이라고 불리는 석산(石蒜)이다. 이같은 이름을 가진 것은 석산(Lycoris radiata)의 독특한 생태적특성 때문이다. 바로 꽃과 잎이 따로 피는 것이다. 9∼10월 경 꽃이 완전히 지고나면, 잎이 자라나 눈 속에서 겨울을 보내고 이듬해 5월 경 완전히 말라버린다. 더운 여름동안은 자취도 없이 지내다가 가을이 되면 매끈한 초록빛 꽃대가 쑥 자라나 다시 붉은 꽃을 피운다. 이러한 생태가 산 사람의 논리로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인 듯 싶다. 하지만 그 모습이 현생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열반의 세계에 드는 것 같다 하여 '피안화(彼岸花)'라 불리기도 한다. 석산은 중국·일본 원산의 수선화과식물이다. 자생식물은 아니지만 귀화식물로 남부의 따뜻한 지방에서 겨울을 나는 꽃이다. 석산과 같은 속의 식물로 상사화(相思花)가 있다. 석산과는 꽃색만 틀릴 뿐 생태습성은 같다. 상사화는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데서 연유된 명칭으로 이별초(離別草)라고도 불린다. 이 상사화와 석산은 중꽃 혹은 중무릇이라고도 불리는데, 그것은 옛날부터 절에 많이 심어졌기 때문이다. 절에 많이 심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꽃피는 습성이 독신으로 생을 마치는 수도자와 같기 때문만은 아니다. 거기에는 좀 더 실용적 목적이 있었다. 바로 자원식물(資源植物)로 이용하기 위해서였다. 5월경 잎이 지고 난 뒤 알뿌리를 캐내어 갈아 전분을 채취하여 종이를 서로 붙이거나 책을 엮는데 필요한 강력본드로 이용하였다. 리코닌성분의 살균력 때문에 이 풀로 붙인 한지는 수천년이 지나도록 좀이 슬지 않을 정도이다. 수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인쇄문화는 불경출판이 그 효시였으니, 불경을 인쇄·제책하던 절에서 석산과 상사화를 많이 심었던 것은 당연하다. 지금도 이들이 많이 핀 곳은 영낙없이 옛 절터이거나 집터이며, 산길에서 이들이 보이면 가까운 곳에 인가가 있다 하였다. 그러나 이 알뿌리와 잎에는 맹독성이 있어 양파로 오인하여 잘못 먹으면 구토·복통·어지럼증 등을 일으키거나, 모르고 입에 넣고 씹으면 혀가 구부러진다. 하지만 리코닌 성분은 거담작용·해열에 뛰어난 효과가 있고, 최근 암치료제로 개발되기도 했으며, 알뿌리 삶은 물에 발을 담그면 무좀이 치료된다 한다.

상사화가 꽃이 핀다면 이런 모습이다.

::: 상사화란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있을 때는 꽃이 피지 않으므로 꽃과 잎이 서로를 그리워 한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애절한 모티브로 충분하지 않은가?

13:11
비가 와서 안경에 성에가 끼어 성가시고 비가 들쳐서 얼굴을 못드니 땅만 쳐다보고 걸어서 답답하다.하지만 산이 높지 않아 쉽게 도솔산 수리봉에 올랐다.여기가 오늘의 정상인데 해발 336M다.

:::너무 평이해서 정상같지가 않다.사실 선운산은 봉우리를 오르는 개념 보다는 산전체를 즐기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옳다.카메라가 아재를 거부하는갑다.^^*

14:22 빗물이 진눈깨비가 되어 괴롭히는 가운데 드디어 천마봉이 보인다.기암괴석과 골짜기와 봉우리의 대칭이 급해서 눈맛이 시원하다.

14:41
낙조대를 지나 천마봉에 올랐다.천마봉에서 보는 도솔암이 한폭의 동양화이다.진눈깨비는 그쳤는데 세찬 바람에 몸이 날릴 지경이다.

14:43


:::천마봉에서 낙조대를 배경으로...

14:55~15:03 다시 되돌아서 용문굴로 하산한다.좀 더 걸어 내려가니 마애불이 보인다.

15:09
마애불을 좌측으로 끼고 도솔암 내천궁에 오르니 눈 앞에 펼쳐진 용문굴 방향과 천마봉이 시원스럽다.


15:16~18 도솔암 나한전의 막사발 같은 석탑이 사랑스럽고 도솔암 현판 앞에 있는 나무가 이 절집의 주인인 것 같다.


16:02~04
장사송과 진흥굴을 지나 선운사에 도착했다.선운사에는 당연 동백꽃과 동백림을 보아야겠지...위쪽 도솔암의 꽃은 피었던데 아래쪽 선운사의 동백꽃은 대부분 꽃 봉우리 상태다.대웅전 뒤 동백림을 보는 것 만으로도 만족한다.


선운산의 세번째 슬픈 모티브는 동백꽃이다. 사실 동백꽃은 피어있을때보다 뚝뚝 떨어질때 아름다운 꽃이다.너무나도 슬퍼서 아름다운 꽃.. 그 꽃이 바로 동백꽃이다.

순결하고 청순함을 송두리째 떨구고 마는 눈물방울 떨어지 듯 떨어지는 붉은꽃의 동백꽃인 것이다. 그중에서도 유독 이 곳 선운사의 동백꽃을 노래한 시와 노래가 많다.

소개를 하면... 미당의 시는 시비로 선운사 입구에 있는데...

禪雲寺 洞口 - 서정주

禪雲寺 고랑으로
禪雲寺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안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백이 가락에
작년것만 오히려 남았읍디다.
그것도 목이 쉬여 남았읍디다.

안도현의 시는 이렇다.

동백꽃 지는 날 - 안도현

나 오래 참았다
저리 비켜라
말 시키지 마라

선운사 뒷간에 똥 떨어지는 소리

지금 듣고 있는 노래의 주인공 송창식은 이렇게 선운사를 노래했다.

선운사 -송창식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바람불어 설운 날에 말이예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예요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 맘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 떠나실거예요
선운사에 가신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예요

그 중에서도 선운사 동백꽃을 노래 한 것은 아니지만 정훈의 시가 압권이다.

동 백 -정훈

백설(白雪)이 눈부신
하늘 한 모서리
다홍으로
불이 붙는다.
차가울사록
사모치는 정화(情火)
그 뉘를 사모하기에
이 깊은 겨울에 애태워 피는가.

16:15~40
선운사매표소를 빠져나와 복분자(산딸기) 밭을 지나고 오늘의 하산주는 복분자 술이다.


절 안쪽은 온통 애절함의 모티브인 상사화로 도배되어있고 산사문을 지나 민가로 내려오니 요강을 뒤 엎는다는 복분자와 스태미너의 최고봉 풍천장어구이가 있으니 땅에 사는 인간세상이 이렇게 다르다.

피부가 미끌미끌한 물고기치고 스태미너 음식이 아닌 것이 없다.가물치,미꾸라지,메기,장어..등

그중에서도 등산으로 다리힘을 올리고 복분자와 풍천장어까지 더해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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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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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모든 것 속에서 자신을 만난다.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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