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파대 추암 일출,삼양목장,주문진)무위자연의 최고 경지는 인간의 선(善)


-.일시 : 2009.2.8(일) 01:00~11.00
-.날 씨 :대체로 맑음
-.몇명: 25여명
-.어떻게:
프리즘 정기출사 동행
▷능파대 추암 일출-삼양목장-주문진
-.가져간 책:서예 작품과 만나는 노자도덕경
- 호감도ː★★★★

 

 


오랜만에 가보는 원거리 출사다.출사를 떠나기 전 메사스튜디오의 달빛님의 6주간 사진강좌 중 5주간 커리큘럼을 수강하며 사진의 기초부터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역시 사진은 어렵다.그래서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업이다.나의 인생은 항상 배움에 갈증을 느끼는 학생이다.그래서 하나의 배움이 끝날 즈음 또 다른 배울거리를 준비해 둔다.이번주 사진강좌가 끝나면 이번엔 서예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항시 배우는 시간이 지나면 몇기라는 이름의 동창회 같은 모임이 만들어지고,새로운 사부님이 생긴다.

 

출사를 가면서 틈틈이 읽은 책은 "서예 작품과 만나는 노자도덕경"이었다.도덕경 27장에 이런말이 있다."그 스승을 귀히 여기지 않고, 그바탕을 사랑하지 않으면 비록 지혜로와도 크게 헤맨다"라는 구절이다.보통 노자의 사상은 무위자연으로 피도 눈물도 없는 자연이 진미(眞美)로 받든다.그러나 그것은 피상적인 수박 겉핡기에 불과 한 것이다.무위자연의 최고의 경지는 바로 선(善)이다.그러니 아무리 지혜로와도 스승을 귀히 여기지 않으면 크게 헤맨다라고 한 것이다.나의 사진 사부는 달빛 문병천 선생님이다.그리고 그것을 연결해준 연결고리가 바로 사진클럽 프리즘이다.

 

요즘 프리즘의 살림살이가 빠듯하다.2009년 화수미제의 괘라는 참으로 힘든시기를 지나고 있어서 정말 사랑하지 않으면 프리즘은 분해의 수순을 밟을지 모른다.그래서 그 어느때보다 십시일반의 정신이 필요하다.경기를 타는 것일까? 예전과는 판이하게 이번 출사길의 버스도 헐빈하다.

 

"스스로 내세우는자는 공이 없고,스스로 자랑하는 자는 오래지 못하다(도덕경24장)"고 했으니 각설하고...

 

능파대의 추암 일출은 드터운 구름에 가렸지만 그런대로 볼 만했고,대관령 삼양목장은 입춘이 지난 즈음인데도 백설이 있어서 좋았다.주문진은 그 옛날의 정감 넘치던 모습은 사라졌지만 회원끼리 술한잔하며 회포를 풀기에는 적당한 장소였다.

 

 

처음에 해안가를 따라 능파대 밑으로 갔지만 경공輕功술 부족으로 다시 돌아 나왔다.
능파(凌波)는 '물결 위를 가볍게 걸어 다닌다'는 뜻으로 '미인의 가볍고 아름다운 걸음걸이'를 이르는
말이다.

 

능파미보(凌波美步)의 줄임말로 보면 된다."사람은 땅을 본받고,땅은 하늘을 본받고,하늘은
도를 본받고,도는 자연을 본받는다(도덕경25장)"고 했던가? 나는 사람이니 땅을 본받을 수밖에...
땅을 밟고 능파대凌波臺라는 글이 씌여진 돈대에 서서 태양이 떠 오를 자리를 가늠한다.

 

일출과 촛대바위를 모두 찍으려면 암벽등반을 좀 해야한다는 것을 느끼고 과감하게 바위로 붙는다.
보기보다는 어렵지 않다.수많은 크랙과 홀드를 잡고 능파미보가 아닌 짐승의 모습으로 나를 낮춘다.

 

"끝내 스스로 크다 하지 않는 고로 능히 큰 것을 이룬다(도덕경 34장)"는 말 그대로
가장 좋은 위치를 확보한다.여기선 능파미보를 흉내내려다 촛대바위에 꽂혀 제사상 산적 꼴이 될지도
모르니...


이젠 그동안 배운 것을 총동원하고 해 뜨기를 기다린다.


 

여기가 남한산성 정 동쪽,이른 아침 TV에 애국가가 나오면 등장하는 그림이 있는 곳이다.
본디는 나란히 쌍 촛대였는데 숙종 7년 강원도 대지진 때 안타깝게 한쪽 바위 10여 척(尺) 부러져
없어지고 하나만 남았다는데 아마도 오른쪽의 흔적이 부러진 촛대의 모습이리라.


 

하늘기둥 촛대바위 능파대의 내용은 이렇다.능파대란 이름은 조선조 때 한명회가 붙였다고 하는데,
이곳은 이전에도 추암으로 불리었다. 능파(凌波)란 파도라는 말로, 이곳에서 동해의 파도를 바라보면
장쾌함과 기이함을 더욱 느낄 수 있다.

 


이군선등능파대李君善登凌波臺에 "달 속의 계수나무 같은 류"의 전설이 있다.



『이군이 어제 대에 올랐다가, 와서는 한참 자랑하여 “세상에 이렇게 기막힌 절경이, 바다에 있는 줄
몰랐습니다. 공자가 기이한 말을 근심했다지만, 드러나지 않을 묘리는 없습니다.

 


어떻게 이런 괴석이, 바닷가에 우뚝 펼쳐졌을까요?”라고 하였다.
(李君昨登臺 歸來久舌 天下未可知 海內此奇絶 夫子奇書 妙理無不抉 如何是怪石 波上森羅列)


 

“내 말을 잘 들어 보게나, 그댈 위해 이야기 할 터이니, 필시 큰 고래가 죽어 고기는 없어지고 뼈만
남았다가 혹 고르게 깎이지 않았거나, 뾰족한 하늘기둥을 잘라다 하늘 모퉁이를 받치려고 깎다가 남은
조각일걸세. 진시왕이 긴 다리를 만들었지만 오랜 세월 풍파에 무너지고 장사(壯士)가 촉순(蜀 )을
던져 용왕의 굴에서 띄워낸 것이며 천태산의 현성하신 스님께서 띄운 잔이 동해로 넘어온 걸세.


 

제해지(齊諧誌)에 실지지 못하고 수경지(水經誌)에도 또한 빠졌으니 큰 벼루를 만들어,
갈려나가지도 찢어지지도 않게, 푸른 하늘을 종이 삼아, 대취하여 바다 달에 뿌리려하네.”


 

(我曰稱諦聽 爲子新其說 必是長鯨死 肉爛撑骨節 亦或觸不周 嵯峨天柱折 猶疑補天 餘片存 秦帝作長橋
歲久風濤決 壯士擲蜀 浮出龍王穴 天台賢聖僧 浮杯東海越 齊諧猶不載 水經亦有闕 不如作大硯 不亦不裂
靑天以爲紙 大醉海月
<進士李君善登凌波臺來言石狀奇甚, 林億齡>)

 

쉽게 설명하면 "기괴한 바위는 배를 삼킬만한 큰 고래가 죽어 남긴 뼈이며 하늘 모퉁이를 받치기 위해
깎다가 남은 조각이라고 답하였다. 그리고 진시왕이 만들어놓은 긴 다리가 오랜 세월 풍파로 무너진 것
이라 하고, 힘센 장사가 촉순을 집어던져서 용왕의 굴에서 띄워낸 것이라 하며, 천태산의 현성(賢聖)한
스님이 띄워 보낸 잔이라고 하였다.


 

시인은 능파대에 있는 여러 모양의 기괴한 바위들의 생김새에 따라 각각 설명하고 있는데, 하늘
모퉁이를 받치려했다 남은 바위가 지금의 촛대바위고, 촉순으로 설명하고 있는 바위는 해암정 옆에
있는 바위군이고 천태산의 현성한 스님이 띄워 보낸 술잔은 지금의 형제바위이거나 할미 할배바위는
아닐까 한다.는 의미다."』


 

해가 뜬 후 바라보는 촛대바위와 벌써 정情이 들었다.매일 몰아치는 파도에도 의연한 촛대바위가
성인군자 같다.


 

"성인은 모나도 베지 않고,깨끗해도 깍지 않고,곧아도 방자하지 않고,빛나도 번쩍이지 않는다.
(도덕경58장)"는 말 그대로...


 

운이 좋았다.이렇게 눈이 왔는데도 버스가 정상까지 오른다.새파란 하늘,백설의 눈....
얼마나 좋은지 고글이나 썬글라스도 없이 모두 희희낙락하는 모습이 보인다.이때는 설맹을 조심해야
한다.



눈이 따끔거리고, 눈물이 나며, 앞이 흐리게 보일 때가 있다.이러한 증상을 전문용어로 설맹(雪盲)
또는 설안염(雪眼炎)이라고 한다.

 

설맹(雪盲)이란, 눈이 많이 쌓여있는 곳에서 태양빛이 눈 표면에서 반사되어 우리의 눈으로 그 빛이
직접 들어오게 될 경우 받는 일종의 안과질환이다.

 

계명대학교 개교 50주년을 기념하는 에베레스트 등반에서 대장으로 참여한 박무택 씨가 하산 중
해발 8700m 고지에서 설맹으로 인해 캠프까지 내려갈 수 없었고 끝내 그는 암벽 위 로프에 매달린 채
숨을 거두었다.추운 그곳에 하얀 눈으로 뒤덮힌 채 방치되어 있던 것을 몇 년 뒤 엄홍길의 휴먼원정대가
시신을 수습하여 다시 산에 묻어주는 장면이 TV에 방영된 적이 있는 것을 기억 할 것이다.

 

은색의 동화같은 그 풍경에 비수가 숨어있으니 잠시 흥분하여도 항상 평상심으로 사물을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주문진의 인심이 바뀌었다.해물을 향하여 사진을 찍으면 잘 팔리지 않는다는 속설을 앞세우며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한다.그 인심이 고약했던지 좌판을 등지고 바다를 바라보는 갈매기가 내 마음과
같다.그래도 어쩔것인가? 밑바닥 경기다보니 갖가지 징크스가 생기고 이상한 믿음도 생기는 것이니...


 

원망하기 이전에 그들의 마음 밑바탕의 간절함이 느껴진다.


 

"믿음이 모자라면 믿지 않음이 있는 법(도덕경 17장)"이다.


 

...입춘이 며칠 지났지만 오늘 바다와 산을 모두 돌았으니 올해 입춘첩은 수여산 부여해壽如山
富如海이다.



"산과 같이 건강하고 바다같이 넉넉한 부자들이 되시라"는 말이다.





 



 



 



 



 



 


좋은 이야기를 할 수 없다면 아예 아무말도 하지 마라.

-밤비이론 Bombi The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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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
,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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