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자 : 2003.4.27
- 산행시간 : 2003.4.27 11:00 ~ 14:00 (3시간)
- 날 씨 : 화창한 맑은 날씨
- 등반인원:46명
- 산행코스
▷ 북부주차장-암마이봉-은수사-탑사-명려각-남부주차장
- 개인산행횟수ː 2003-17회
- 산높이ː 암마이봉 685M
- 좋은산 개인호감도ː★★
08:00
산행시간 4시간이라는 소리에 아들과 딸은 "이거 딱 내 코스다".(my mountain)고 하여 화왕산 이후로 같이 가기로 약속을 했었다.그래서 이번 기회에 산악회를 따라 와이프까지 동행하니 夫婦山이라는 마이산 산행은 해운대 장산 이후 가족등반을 겸한 가이드산행이 되었다. |
전날 산행을 다녀와서 몸이 다소 찌뿌둥한 느낌으로 이부자리에서 바로 일어나질 못하고 있는데 부엌에서
부산한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모두 일어나 김밥이며 나름대로 가져가야 할 물건들을 챙기고 있는 모양이다.
벌써 아들과 딸은 기분이 들뜬 모습인데 각자의 배낭에 무엇이 들었는지 제법 배낭 모양새가 난다.택시를 타고
시민회관으로 가니 오늘은 거의 만차다.제비이모와 나무님이 보이고 선생님 내외분이 보인다.지난주만 해도
좌석이 헐빈했는데 오늘은 기족이 네모 반듯하게 네명이 앉을 자리가 없어 결국 나와 자녀는 뒤에 타고
와이프는 몇칸 앞줄에 앉았다.
단잠을 자다 깨어보니 차창 밖으로 마이산이 눈에 들어온다.
10:59
두 봉우리 나란한 모습이 쫑긋 세운 말의 귀를 닮았다.마이란 이름이 달리 붙은게 아니다.
-조선태조 이성계- 동으로 달리는 천마 도중에 쓰러졌네 연인(내시)이 뼈만 사가고 그 귀만 남기니 변하여 두봉우리 되어 반공중에 솟아 있네 |
11:10
인원점검을 끝내고 계단길을 오르는데 광광명소로 이름난 덕분인지 계단이 너무 잘 정비되어 있다.
구두와 슬리퍼 뿐 아니라 하이힐차림으로 오르는 분들,양복까지 정장을 하고 오르는 분들이 있다보니
여기는 산행길이라기 보다 말그대로 관광지다.사진을 찍으며 인파에 밀려 천천히 오르며 땀이 날 정도가 되자
암마이봉과 숫마이봉 중간 고개에 다다랐다.
11:21~11:28
숫마이봉은 클라이머가 아니면 오르기 힘들다고 한다.힘있는 남근처럼 하늘로 솟구치어 숫마이산인가?
각도로 볼때 오를 엄두가 안난다.고개에서 암마이봉을 보더라도 쉽사리 오를 것 같지 않은데 뒤로 철계단이 보이고
일렬로 오르니 이제부터 본격 등산느낌이 든다.
11:29
:::이때만 해도 여유로웠지..
점차 각도가 가파라지며 그 좋던 아래의 길가는 상반되게 달랑 로프한줄이 하늘에서 땅으로 한 줄 떨어뜨려
놓은 듯하다.이곳은 타포니지형으로 역암층의 천연 콘크리트덩어리 같아서 미끄럽고 돌맹이 크기의 낙석이
언제든지 흘러내릴 태세다.역시 빛별이는 몸이 가벼워서 보이지 않고 병효가 두손으로 로프에 온힘을 실어
끙끙대는 꼴이 음향만 들으면 거의 화장실에서 볼일 보는 녀석같다.
11:35~12:02 암마이봉 오르는길
오르는 사람들이 많고 올라가는 사람과 내려오는 사람이 겹쳐져서 한줄 로프를 타고 오르는 것이
성가실 정도다.중간정도 오르니 숫마이봉이 왜 숫마이봉이 됐는지 알만하다.식물이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것이 바로 꽃인데 꽃은 식물의 생식기이다.수분을 하면 열매를 맺는데 숫마이봉은 꽃도 아니면서
산전체가 숫생식기 모습을 하고 있다.아래를 내려다보니 제법 가파른 고도감을 느낄 수 있고 산 정상에
다다르자 점차 완만해짐을 느낄 수있다.
12:15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우선 그늘이 지는 곳에서 오렌지와 오이를 먹으며 휴식한 후 주위를 둘러본다.
한참을 쉰 후 기념촬영을 한다.
아들녀석은 올라올때도 힘들어 하더니 내려올때도 마찬가지다.거의 슬로비디오로 내려온다.
어디를 디딜지 엄두가 안나서 한발을 내디딜 때마다 갈등의 연속인 모양이다.
딸도 쩔쩔매기는 마찬가지지만 아들보다는 훨씬 수월한 모습이다."내려오기가 올라가기보다 더 어렵다"고
하는데 이건 거의 전임 대통령들 소감과 비숫하다.할수없이 내가 손을 잡고 내려오니 속도가 빠르다.
우선 내려갈 루트를 먼저 일러준 후에 균형을 잡는 방법까지 가르치고 겁먹지 말라고 정신교육(?)까지
고양시킨 후 내려오니 의외로 쉬운 눈치다.
끙끙소리내기는 마찬가지지만...
중간에 숫마이봉을 뒤로 하고 한컷 찍어주니 상당히 고무되어 클라이머라도 된 듯 의기양양하다.
12:31
:::뒤로 숫마이봉이 보인다.고환과 심벌이 보이는가?일부는 19세 이하를 위해 필름(?)을 짤랐다.
암마이봉을 내려오니 오늘의 산행은 이것으로 끝난 상황이다.이제부터는 잘 놓여진 계단을 따라서 하산을 한다.
조금 내려가니 절간이 나오는데 이곳이 은수사다.북소리가 들리고 맑은 물과 꽃나무로 해서
사찰분위기가 아주 좋다.그래서 조금 더 내려 온 지점에서 은수사를 바라다보며 식사를 했다.
아침에 준비한 김밥을 먹으며 가족과 여유롭게 이야기꽃을 피운다.
12:56
:::은수사
식사를 하고 조금 더 내려오니 신비감이 가득한 탑사가 나온다.
13:20
:::탑사가 보인다.
이갑룡처사가 평생을 다하여 돌탑을 쌓았다는 곳.널부러진 돌에 기를 넣어 공력을 다해 생명을 불어넣어 준 곳.
볼때마다 신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시간이 넉넉하여 이곳에서 이곳 저곳을 둘러보며 한참 시간을 보냈다.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사진도 찍고...날씨가 너무 좋다.
한국중세문학사상 유일한 부부시인이었다는 심락당 하립부부 시비를 지난다.
하립의 부인 삼의당 김씨는(1769∼?) 조선 후기의 여류시인으로 본관은 김해(金海). 당호는 삼의당(三宜堂)이다.
전라남도 남원 누봉방(樓鳳坊)에서 태어나 같은 해 같은 날 출생이며 같은 마을에 살던 담락당(湛樂堂)
하립(河립)과 혼인하였다. 삼의당과 담락당은 당시 남녀차별의 사회모순을 과감히 딛고 일어나 스스로 문학을
자기 실현의 길이라 생각한 서민 계층의 부부 시인이었다.그의 문집에 기록된 것처럼 남편 하립이
그 부인이 거처하는 집의 벽에 글씨와 그림을 가득히 붙이고 뜰에는 꽃을 심어‘삼의당’이라 불렸다 한다.
그는 평생을 두고 남편에게 권학하는 글을 많이 썼으며, 가장 규범적이요 교훈이 되는 글을 많이 썼다고 한다.
내가 현재 이분들의 시를 몰라서 한수 싣기가 곤란하지만 한사람이 시인이 되기도 쉽지 않은데 부부가
시인이었다는 점은 여기 마이산의 느낌과 일맥상통하는 바가 크다.
대신 내가 아는 부부간의 가장 애틋한 시 한수를 올려주겠다.한번 가슴으로 읽으면 나처럼
절대 잊지 않을 만한 내용이다.
瀋陽寄內南氏(심양기내남씨)-심양에서 아내 남씨에게-吳達濟(오달제) 琴瑟恩情重(금슬은정중) : 부부의 은혜로운 정, 태산같이 무거운데 相逢未二期(상봉미이기) : 우리 서로 만난지 이년도 못 되었소 今成萬里別(금성만리별) : 지금은 수만 리 떨어져 있어 虛負百年期(허부백년기) : 백년가약을 허망하게 어겨버렸소 地濶書難寄(지활서난기) : 땅이 넓어 편지 부치기도 어렵고 山長夢亦遲(산장몽역지) : 산이 높아 꿈속에서도 늦은가보소 吾生未可卜(오생미가복) : 나의 생사는 헤아릴 수 없으니 須護腹中兒(수호복중아) : 반드시 배속의 아이 잘 지켜주소 |
13:49
30여분을 놀다가 하산하는데 명려각 이후로 호수(저수지)에서는 뱃놀이하는 모습도 보이고
4월 마지막 오후 한낮을 가족과 함께 즐기는 모습들이 평화롭다.명려각 앞에 적힌 글을 보니
마이산을 부부산이라고도 한다고 적혀있다.
14:00
남부주차장 근처에서 누가 나를 부른다.산행대장이다.하산주를 하자는 눈치다.근처에 가니 이미 한순배 돌았다.
깜도야(검은 돼지) 숯불바베큐 안주와 산사춘,동동주로 한잔한잔 하면서 산행대장의 애환을 듣는다.
일요일마다 산행을 가니 집안 대소사와 친구들과 처음엔 갈등이 많았으나 몇년을 헌결같이 하다보니
이젠 모두 인정하고 도와준다고 한다.인정머리 없는 몇분이 소음을 내어도 자신의 갈길을 뚜렷이 알고
초지일관 실천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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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모든 것 속에서 자신을 만난다.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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