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피아골▲단풍은 가장 아름다울때 떨어지는 이유를 알고 있다.

- 언제 : 2004.10.24
- 얼마나: 2004.10.24 12:20~17:40(5시간 20분)
- 날 씨 :전형적인 맑은 가을날씨
- 몇명:91명
- 어떻게 : 산정산악회 따라서
▷성삼재 가는길 900M↗성삼재↗노고단↘↗돼지평전↘↗피아골삼거리↘피아골대피소↘직전마을↘연곡사
- 개인산행횟수ː 2004-44
- 테마:단풍산행,답사산행
- 산높이ː노고단 1,507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지난주 지리종주로 지리산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을까? 1주일만에 다시 지리산을 찾는다.오늘 갈 곳은 지리산 10경중 하나인 직전단풍으로 알려진 피아골 단풍산행이다.

성삼재에서 피아골삼거리까지는 지난주 걸은 곳과 일치하기 때문에 오늘 관심이 가는 곳은 피아골단풍과 연곡사 동부도의 아름다음을 감상하는 것이다.피아골대피소의 함태식옹이 있다면 또 다른 소득이고...

결론적으로 함태식옹은 보지 못했으며 저녁 늦게 찾은 연곡사의 동부도,북부도,서부도의 아름다움에 취해 한동안 발걸음이 땅에 붙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12:22
단풍구경시즌이 절정이다보니 오늘 산악회의 차량도 두대다.버스가 산청휴게소에 잠시 들런 후
고속도로를 시원스럽게 달린 것은 좋았으나 성삼재에 가까이 갈수록 차량 정체 때문에 좀체
움직이질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성삼재 다다르기 전 900고지에서 하차하여 걷는다.차량의 매연 때문에 영 걷는
기분이 나질 않는다.아무렇게 주차된 차량과 인파를 뚫고 성삼재로 간다.


:::성삼재 가는 길

13:34
지난주 장거리 운행 덕분인지 오늘 걷는 속도가 빠르다.90명 중 성삼재를 선두로 통과하고
물 한모금 마신 후 오르니 노고단 정상이다.노고단에도 사람들의 물결이다.



14:00
돼지평전을 지나고 임걸령 도착하기 전 피아골로 접어드는 피아골 삼거리로 접어든다.
여기부터는 인파의 정체와 풀풀 날리는 흙먼지때문에 속도를 낼 수가 없다.

피아골로 내려갈수록 단풍빛깔이 진하고 단풍나무의 개체수도 많아진다.


14:43


14:44


14:50


15:00



15:06~24
피아골 대피소에 도착했다.산장지기의 모습을 찾지만 보이지 않고 시장의 한가운데 처럼 등산객이
장사진을 치고 있다.피아골 대피소 뒤쪽 계곡의 단풍이 오늘 보는 것 중 가장 아름답다.
여기서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단풍산행을 이어간다.





15:30~16:14
아름다운 소와 흐르는 물,그리고 폭포와 어우러지는 붉은 단풍의 빛깔이 환상적이다.
남명 조식선생이 말한 "피아골 단풍을 보지 않은 사람은 단풍을 보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말한 이유를 알 것 같다.
피아골의 단풍은 내장산의 단풍처럼 당단풍 한종류만 집중적으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깊은 계곡과 어우러지는 품격은
아름다움의 업그레이드 결정판이다.






16:58
직전마을에 다다르기전에 계곡에서 얼굴의 소금끼를 씻어내고 직전마을을 지나 2KM 아래의 연곡사로 간다.



17:21~17:39
연곡사는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절집이었다.계단을 올라 조금씩 걸어들어가니
우측에 해우소 마저 조용한 연못과 잘 매치되어있다.


대웅전 보다는 국보에 눈이 더 가는 것은 당연할까? 동부도(국보 53호)를 먼저 찾아간다.
까만 돌로 정교함과 아름다움을 모두 갖춘 이 부도는 나의 눈을 고정시켜버렸다.
내가 본 부도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도이다.이에 반해 30M 위쪽에 있는 북부도(국보 54호)는
동부도 보다는 좀 더 심플하며,대적광전 서쪽의 서부도(국보 154호)는 더욱 더 심플하게 만들었다.


이미 동부도의 아름다움에 눈이 맞추어져 버려 눈의 기대치가 올라간곳이 틀림없다.
먼저 서부도나 북부도를 보고 동부도를 보았다면 감탄이 이어질 텐데 먼저 동부도를 보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감탄은 나오지 않았다.


서부도를 보러가는 도중 나무아래 눈길을 끄는 것은 의병장 고광순 순절비이다. 을사늑약으로
나라의 주권이 일본에게 넘어가자, 각지에서 항일 의병이 일어났는데, 호남지방에서도
의병활동이 활발하였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담양 출신 의병장 고광순.
그는 1907년 8월26일 지리산 연곡사에 근거를 설치하고 적극적인 의병활동을 전개하였으나,
야간 기습을 받아 패전하고 순절하였다. 이때 절도 불탔다. 이를 기리는 비석이 경내에 세워진 것이 다.


피아골은 한국전쟁 직후 빨치산의 아지트였기에, 이를 토벌하려는 군경과의 치열한 격전이 벌어진 곳이었다.
피아골의 이름도 그렇게 죽어간 이들의 피가 골짜기를 불게 물들였기에 붙여진 것이라는 말이 있으며,
당시 죽은 이들의 넋이 나무에 스며들어 피아골 단풍이 여느단풍보다 유난스레 붉다고도 한다.

그러나 실제 피아골이라는 지명은 옛날 이곳에서 오곡의 하나인 식용 피를 많이 가꾸었기 때문에
피아골이라 하였다가 바뀐 이름이며,피아골입구의 직전리가 그런 주장을 뒷받침 해준다.









차에 배낭을 두고 다시 직전 마을로 가서 하산주를 하고 달려내려왔다.

가장 아름다울때 떨어지는 것이 단풍 뿐이겠느냐만은 단풍은 그 얼굴에 부끄러움이 차 더는 가리지를 못하고
스스로 떨어지는 둣 떨어질때도 애교를 부리며 몸을 비비꼬며 떨어진다.


떨어짐의 아름다움,낙하의 미학을 가장 잘 알려주는 것이 단풍이 아닐까? 가장 아름다울때 떨어진다는 것은
비극의 절정을 잘 알고 있는 가을의 극작가이기 때문일 것이다..




━━━━━━━━━━━━━━━━━━━━━━━━━━━━━━━━━



바람이 흐르듯 자연과 만나는 산행
風流山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