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지도 대기봉▲빈약하지 않으면서도 결코 대단하지도 않은 소박한 풍경이 펼쳐진 섬




- 언제 : 2007.7.23(일) 08:00-21:20
- 얼마나: 12:30~17:00(4시간30분)
- 날 씨 : 비 온후 갬
- 몇명: 43명
- 어떻게 : 산정산악회 동행

▷통영여객선터미널~연화도~욕지도 여객선터미널~야포~일출봉~망대봉~임도~혼곡~대기봉~
태고암~욕지도 패총~욕지도 여객선터미널~삼덕항

- 개인산행횟수ː 2007-9[W산행기록-169 P산행기록-311/T656]
- 테마: 섬산행
- 산높이:대기봉(355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욕지도(欲智島)든 욕지도(欲知島)든 한문을 그대로 풀어보면 "알고자 하거든"이 된다.섬 이름의 내력을 알려고 찾아보니 의외로 여러 설이 나온다.100여 년 전에 한 노승(老僧)이 시자승(侍者僧)을 데리고 연화도의 상봉(上峰)에 올랐는데, 시자승이 도(道)에 대해 묻자 '욕지도 관세존도(欲知島觀世尊島)'라고 답하며 이 섬을 가리킨 데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하며, 그외에도 이름에 관한 유래설이 몇 가지 더 전해진다.



1889년 개척자들이 처음 입도하였을 때 수목이 울창하고 가시덤불과 온갖 약초가 뒤엉킨 골짜기마다 사슴들이 뛰어나녔다 하여 예전에는 녹도라고도 불렀다 한다. 다른 설은 욕지항안에 또 하나의 작은 섬이 거북이 모양으로 목욕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하여 욕지라 했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유배지였기 때문에 많은 인물들이 이곳에서 욕된 삶을 살다 갔다 해서 욕지라 일컫었다고도 한다.



이름의 시작은 어찌되었든 지금은 아름다운 남해 바다에 떠있는 휴양하기 좋은 참살이 섬으로 빈약하지 않으면서도 결코 대단하지도 않은 소박한 풍경이 펼쳐진 섬이다.

 

 

 

아침에 버스를 타고 통영으로 가는 도중엔 제법 비다운비가내린다.그러나통영여객선
터미널에도착할즈음엔서서히구름이걷혀간다.우선욕지해운의배를타고45분 정도
걸린 후 연화도여객선터미널에잠시들러 승객을 내려주고 우리는 30분을 더 승선하여
욕지도로향한다.욕지도 여객선 터미널 뒤로 댐 공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터미널에서 섬의 버스로 갈아타고 야포까지 이동했다.산행들머리 주변 바다는 남해의
바다답게 무척 맑아서 속이 시원스레 보인다.일출봉으로 오를 즈음엔 이미 하늘이 완전
하게 개어서 오히려 더위 때문에 걱정이다.


 

유난히 나리꽃이 많이 눈에 띄인다.일출봉과 망대봉을 지나면서 멀리 대기봉과
천황봉이 보이고 그 중간은 바다가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다.


 

망대봉에서 식사를 한후 한줄기의 산 등산을 하고나니 지루한 임도로 연결되는데
욕지도의 지도를 보면 붕어의 몸통과 꼬리 지느러미 사이 잘록한 허리가 보이는데
이곳 지명도 공교롭게도 개미목이다.


 

혼곡을 지나고 나면서 임도는 마무리되고 다시 산길로 접어든다.뜨거운 뙤약볕
아래 훤히 드러난 양팔은 벌겋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여름 뜨거운 날씨속에 이미 산을 한번 오르내렸고 아스팔트 임도를 따라 걷다보니
체력소모가 극심하다.처음에 우습게 보았던 마음은 없어지고 목이 마른다.
욕지도의 자연과 멋진 풍광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입에서 욕지거리가 쉼없이
나왔을 것이다.

 

 

 

 

이 섬엔 등산이 많지 않은지 굵은 동아줄 밧줄은 초록색으로 변색되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신비감을 느낄 수 있었고 정상으로올라갈수록조망이더욱멋있어진다.

 

 

 

 

드디어 대기봉 정상에 섰다.욕지도가 한눈에 드러나고 내가 걸어왔던 산길도 뚜렷하게
볼 수가 있다.


 

대기봉을 지나고 나니 천황봉이 보이는데 그곳 못미쳐 바로 태고암을 내려가는 길이
있다.태고암을 내려가는 산길이 실로 정이 간다.태고암은 작은 사찰이었지만 이승에서
영원을 사는 사찰 같은 기운을 느꼈다.말 그대로 태고적 신비감이 가득한 사찰인데
나는 이곳 약수터에서 뜨거운 햇살에 증발되어 버릴 것 같은 갈증을 식힐 수 있었다.

 

태고암을 내려서면서부터 다시 콘크리트 임도를 따라야 한다.욕지도 산행의 불만이
바로 이점이다.중간중간 콘크리트 임도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는 점이다.이점 때문에
완벽한 산행이었다고 말하기 힘든 것이다.욕지도 여객선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다시
삼덕항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얼마나 더위에 지쳤든지 배안에서 단잠을 잤다.
눈을 떠보니 그 뜨겁던 태양이 빛을 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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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
,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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