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 예찬)매화나무 가지에 눈꽃피니 꿈마저 어지럽네.

- 언제 : 2012.3.18(일) 11:00~15:00
- 얼마나: 2012.3.18 11:50~14:00
- 날 씨 : 맑음
- 몇 명: 18명(부모형제가족)
- 어떻게 : 자가SUV 이용
▷낙동농원-순매원

 

시와 그림 혹은 책을 통하여 매화예찬을 하는 선인들을 많이 보았다.나의 경우 처음부터 매화를 좋아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후천적인 세뇌를 당하여 나이를 먹을수록 매화가 좋아지는지 모르겠지만매화예찬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그것은 아마도 봄의 전령이라는 측면과 풍진 세상에 대하여 고고한 아우라를 뿜어내는 그 자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몇가지 선인들의 매화예찬을 보면 "매화여고인(梅花如高人)이요.매화소식동(梅花消息動)"이라 했으니 "매화는 덕이 있는 높은 사람과 같고,봄 소식을 제일 먼저 전한다"는 뜻인데 봄 소식을 기다림인지 이색 목은집을 보더라도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하며 기다림과 반김을 나타낸다.

 

또한 매화는 고고한 자태와 정신을 나타낸다.만해 한용운은 "江南事蒼黃 莫向梅友言강남사창황 막향매우언 人間知已少 相對倒深尊인간지이소 상대도심존"이라고 하여 "강남의 어지러운 다소의 일은 아예, 매화에겐 말하지 말라.세상에 지기(知己)가 어디 흔한가.매화를 상대하여 이 밤 취하리."라고 하여 매화가 귀가 있는 듯이 불경스런 소리는 하지도 말라는 식이다.매화를 대함에 있어 거의 존경스런 사부님 모시듯 마음이 정갈하다.

 

일찍이 소동파는 "해마다 봄이 가는 것을 서러워하지만,봄은 그 서러움을 용납하지 않고 떠난다"라고 말했듯이 매화는 사람의 마음을 아랑곳하지 않는다.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매화의 피고지는 시기를 잘 맞추어야 그윽한 매화향기에 취할 수 있다.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 것이다.아마도 매화의 이러한 시크한 성향 때문에 더 고고하게 보이는 지 모른다.

 

퇴계는 "一樹庭梅雪滿枝(일수정매설만지) 뜰앞에 매화나무 가지 가득 눈꽃 피니 風塵湖海夢差池(풍진호해몽차지)풍진의 세상살이 꿈마저 어지럽네"라고 하여 매화사랑이 꿈자리까지 들뜨게 만들어 버렸다.눈꽃이 핀다고 했으니 아마도 흰색의 매화꽃을 말하는 것이지만 사실 잠못자게 할 정도로 섹시한 매화꽃도 있다.홍매가 그러하다.퇴계선생의 눈에서는 매화중에 홍매는 격이 좀 낮은 매화로 보였을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나이가 들어간다는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매화가 좋아지는데 올해 매화는 유난히 추운날씨 때문에 꽃의 형태도 풍성하지 못하고 피는 시기도 늦어져 더 애틋하게 만든다.

 

모친 생일로 인해 낙동농원에서 부모형제가족들이 모여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순매원으로 향하였다.


 

매화가 생동하는 봄을 알려준다면
어린 조카의 웃음소리도 봄기운이 묻어난다.


 

2008년 3월 16일에원동 순매원에서 만개한매화꽃을보며앉아있으니
유장한 낙동강 강물의 흐름 때문에
흡사 주상관매(舟上觀梅)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든 적이 있다.


 

그 느낌이 워낙 강하게 기억에 남아있었기 때문에
오늘 모든 가족들이 함께 보러갈 것을 권유했던 것이다.


2008.3.16 순매원

 

그러나 아직 만개하기는 이른 시점이었다.
내가 사는 아파트 뒷산의 매화보다는 많이 피었지만
아직 꽃몽우리를 하고 피지 않은 꽃이 많아서 다소 아쉬웠다.



2012.3.17 주례동 양지마을 1길

 

백매와 청매보다는 홍매가 더 개화상태가 좋았는데
아마도 그 정열적인 성향 때문인지 빨리 피었다.

 


벌들을 요염하게 유혹하며 오늘 더 격정적인 모습이었으니
사람의 나이로 보면 서른살 초반 같은 느낌이다.

 

청매는 하이틴같은 발랄한 느낌이라면
백매는 보기에 따라 달라보이지만 올해같이 꽃의 상태가 좋지 못하면
20대 중반 이후"메리지 블루Marrige Blue"를 앓는 느낌이다.



2012.3.18 순매원

 

매화의 종류는 정말 많다."설향매 흑룡금매 수양백매 수양홍매 운룡매 만첩백매
만첩홍매 백매 비매 설중매 양귀비 월영매 정당매 홍천조 흑룡금매 납매 청매"
같이수두룩하지만....

 


보통 들매화와 원예품종, 원예품종에 있어서는 단순히 백매, 홍매라고 색에 의한
분류 방법이 일반적이고 가지에 이끼가 붙어 있는 것을 태매라고 부른다.

 

나이들수록 매화가 좋아지니 내년엔 올해 보다 더 매화앓이를 할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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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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