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관산▲청미래덩굴과 산죽의 방해를 넘어 기암괴석 전시장으로

- 언제 : 2003.11.23
- 얼마나:2003.11.23 11:40 ~ 16:30(4시간50분)
- 날 씨 : 쾌청
- 몇명:48명
- 어떻게 :산정산악회(http://mysanjung.co.kr) 따라
▷수동↗불영봉↘↗연대봉↘↗환희대↘구정봉↘종봉↘선인봉↘장천재
- 개인산행횟수ː 2003-39회
- 산높이ː연대봉 723.1M
- 좋은산 개인호감도ː★★


천관산하면 떠오르는 두가지는 천관이라는 이름의 연원이 된 기암괴석과 가을의 표상인 억새군락일 것이다.기암괴석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1,2,3코스로 두루 보아야겠지만 부산에서 5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와서 3시간만에 산행이 끝난다는 것이 뭔가 아쉬움이 있어서 수동마을에서 출발하는 코스를 선택하여 등산시간을 늘였다고하는데 산행시간때문에 알맹이를 놓친 느낌이다.

수동마을에서 불영봉을 거쳐 연대봉까지는 특색있는 기암괴석이 별로이고 가시덤불의 방해와 흐릿한 길 사정때문에 산행의 즐거움이 반감되었다.그기에 억새마저 데쳐진 야채처럼 힘을 잃어 천관산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감상하기 힘든 아쉬운 등산이었다.

08:00
전날 홈캄잉데이 행사로 늦게 잠을 자서 어렵게 눈을 떴다.주섬주섬 옷가지를 챙겨입고 산행을 가는데 컨디션이 좋지않아서 고생을 좀 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그러나 부산을 출발한 버스는 생각보다는 쉽게 산행들머리 수동마을에 도착했다.그래봐야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다.

11:49
수동마을에서 시작하는 산행들머리는 길이 뚜렷하지 않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하는데 넓은 보리밭길을 따라 산으로 접근한다.




:::산행들머리

11:57~12:13
산에 들어서니 보랏빛 산부추가 길을 안내하듯이 점점이 이어진다.추울것으로 예상했지만 날씨가 너무 포근해서 땀이 비오듯 쏟아져서 시야를 가린다.약수터가 나오고 일순 길이 사라졌다.주위를 살펴보니 위쪽으로 흐릿하게 길이 이어진다.흐릿한 길과 좁은 길,그리고 급격한 경사도에 땀이 괴롭히는데 낡은 리본 덕분에 길을 찾았지만 키를 넘는 망개 가시덤불과 산죽이 배낭과 옷을 움켜쥐듯 할퀸다.




:::산부추와 너덜지대

12:50
짜증스럽지만 가끔 시야가 확보되는 곳에서 아래로 보는 눈맛은 시원하다.


:::수동저수지 방향조망

13:34
망개가시와 산죽의 방해를 뚫고 개척하듯이 산을 어렵게 올라가는데 자주 다니지 않은 곳이라서 제법 큰 돌들도 쉽게 움직여서 안전에 주의해야한다.힘든 산행 중에도 가끔 아래를 보면 산들이 바다를 향해 내지르는 장쾌한 꿈틀거림은 또다른 보상으로 다가온다.



13:44~14:00
키큰 망개가시덤불과 산죽을 넘어 어렵게 능선에 올라서니 불영봉이다.능선에도 빨간 망개열매 아래 장미가시 같은 가시덤불과 산죽은 이어지지만 키가 작아서 더 이상 크게 방해를 받지는 않는다.그리고 능선에 올라서니 멀리 연대봉이 여인의 유두같은 특징을 보인다.환히 드러나보이는 부드러운 능선길이 눈앞에 펼쳐져 어려운 코스는 지났다는 직감이 든다.




:::산죽사이 망개열매가 보이고 멀리 연대봉이 보인다.

14:20~30
연대봉이 보이고 10여분을 오르니 정상이다.연대봉에 올라 휴식을 취하며 사방을 조망한다.





14:37
연대봉 이후 부터는 산꾼들이 많고 본격적인 억새군락지이다.이미 11월말에 접어들고 있어서 억새들의 장관은 한풀 꺾였다.억새군락지를 지나니 환희대다.환희대를 기점으로 아래 구정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기암괴석의 연속으로 이어진다.




14:50~15:14
본격하산길로 접어드는데 밧줄도 놓여있고 얼었던 지면이 녹아 약간 미끄럽다.기암괴석 사이로 걷는 느낌은 거석전시장에 온 듯하다.




:::종봉,선인봉.노승봉

15:20
능선을 따라 기암괴석들이 열병하듯 줄을 맞추고 서 있는 모습이 어느 병사들 보다 씩씩하다.



15:21
그리고 옆쪽 능선길이 뚜렷하게 2개의 스카이라인이 보이는데 앞쪽은 제2코스이고 그 너머 보이는 능선은 양근암이 있는 코스다.아쉽지만 그곳을 가보지 못해서 아쉽다.



16:00
산세가 완만해지며 체육공원까지 내려왔더니 동백꽃들이 화려하게 피어있다.


:::아웃포커스로 찍은 분홍동백꽃

16:07
드디어 장천 위씨의 문각인 장천재에 다다랐다.앞쪽 보호수인 소나무가 기품있게 서있고 주위 단풍나무와 어우러져 품격이 살아난다.



주차장 근처 식당에서 솔잎동동주와 표고버섯전으로 하산주를 하는데 솔잎동동주 맛이 일품이다.

마음의 빈터 억새를 지나 동백 꽃봉우리를 보고

1.먼저 처연한 억새를 보니....

마음의 빈터-허영자

사랑으로 다 못 채운
마음의 빈터엔
노래의 새나 와서
울고 있던가

노래로도 다 못 채운
마음의 빈터엔
억새풀만 희허옇게
서걱이느니

바람 따라 희허옇게
서걱이느니.

2.다음 동백꽃봉우리를 보았다.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 인 것을...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잘 듣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 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히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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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모든 것 속에서 자신을 만난다.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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