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예천)풍류남아의 호연지기 공간,누정을 찾아서  

 

- 언제 :2021-12-12
- 날씨: 대체로 맑음,센 바람
- 몇명 :3명( With W & S)

 

▷답사일정( 風輪 494km)

 


부산- 안동 임청각(군자정) - 고성 이씨 탑동파 종택-예천 선몽대- 가자한우물회(점심)- 병암정-초간정 -부산




남자로 태어나서 호연지기 및 놀이공간으로 가지고 싶은 것 중 하나가 자연을 벗삼으며 시를 짓고 책을 읽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누정을 빼 놓을 수 없다고 봅니다. 이런 공간은 나라를 위한 거사를 도모하는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집 안에 정자를 짓고 연못을 파서 멀리 가지 않아도 자연을 벗삼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만 대체로 물과 바위,그리고 소나무등 누정을 구성하는 부재들이 드라마틱하게 구성 될 때 더 그 분위기가 고조됩니다.

오늘 가 본 안동의 군자정,예천의 선몽대,병암정,초간정은 각각의 특별한 분위기와 느낌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안동 임청각 군자정:경북 안동시 임청각길 53 (법흥동)


대한민국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상징인 임청각의 주인들은 벼슬하기 보다는 학문에 힘쓰던 사람들이었습니다.일제강점기 훼손된 임청각의 완전한 복원을 위해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모티브가 된 곳인데 실제 임청각은 미스터 선샤인의 내용과 비슷하게 일제 강점기 중앙선 철도 부설로 99칸 건물 중 부속건물이 철거되어 현재는 60여칸만 남아있습니다. 

 

임청각이 배출한 독립운동가는 무려 11분이나 됩니다.임청각의 사위들 역시 독립운동가입니다.석주 이상룡 선생은 "나라를 되찾지 못하면 가문도 의미가 없다"고 조상의 신주를 땅에 파묻어 현재 사당에는 봉안된 신위가 없습니다.

 

석주 이상룡 선생의 1911년 나라를 떠나면서 지은 글 거국음(去國吟)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더 없이 소중한 삼천리 우리강산
오백년 동안 선비의 예의를 지켜왔네.
문명이 무엇이기에 노회한 적 불러들여 
꿈결에 느닷없이 온전한 나라 버렸나.
이 땅에 그물이 쳐진 것을 보았으니 
어찌 대장부가 제 한몸을 아끼랴.
고향동산아 슬퍼하지 말고 잘 있거라
훗날 태평성대 되면 다시 돌아와 머물리라."

 

 

 

 

▷ 군자정(君子亭):임청각 내에 있습니다.

 

수 많은 독립열사들과 시인 묵객들이 묵었던 군자정은 주인이 주로 이용하는 돌층계와 남쪽에 빈객들이 드나드는 돌층계를 별도로 구분해 만들었습니다.대궐같이 크고 아름다운 집 임청각까지 처분하여 독립운동 자금으로 썼고 ,이상룡 선생의 국적은 2009년 되어 다시 회복되었습니다.일제 강점기 민족정기를 끊겠다는 철로는 현재 철거되어 공터로 되어 있는데 곧 원래의 임청각 모습으로 복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군자정 옆엔 사각의 연못이 있습니다.

 

 

 

▷고성 이씨 탑동파 종택과 법흥사지 7층전탑

 

임청각 바로 옆에 고성 이씨 탑동파 종택이 있습니다.

입구에 법흥사지 칠층전탑이 우람하게 서 있는데 아래쪽은 콘크리트로 보수를 했지만 지금은 철길 진동의 영향으로 금이 많이 간 상태입니다.

 

통일신라시대 칠층 전탑으로 높이는 17m로 상당한 규모입니다.기단 측면에 팔부중상과 사천왕상이 엿보입니다.

 

 

 

▷선몽대:경북 예천군 호명면 선몽대길 48

 

입구는 좁지만 막상 안으로 들어가니 분위기 좋은 강과 마주하게 됩니다. 선대동천(仙臺洞天)이라는 글과 "산이 좋고 하천은 크고 길다"라는 의미의 산하호대(山河好大) 글이 보입니다.정말 여기는 소나무가 압권입니다.강과 잘 어울립니다.내성천의 백사장은 말 그대로 은빛이 가득한 백색입니다.하얀 모래와 푸른 소나무가 보여주는 풍광을 보고 있노라면 아무래도 다음에 또 올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은빛 모래사장과 푸른 절벽에 앉은 선몽대를 보고 있으면 신선이 내려올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1563년 퇴계 이황의 증손자인 우암 이열도가 꿈속에서 하늘에서 시선이 내려와 노닐던 자리에 세웠다는 선몽대(仙夢臺)입니다.

퇴계 이황의 시로 ‘선몽대에 지어보냄’ 寄題仙夢臺 입니다.

 

노송 속 높은 누대 푸른 하늘에 꽂혀있고 松老高臺揷翠虛
흰모래 푸른 절벽 그려내기 어렵노라 白沙靑壁畵難如
내 지금 밤마다 선몽에 의지하여 구경하리니 吾今夜夜憑仙夢
지난번 진작 감상못한 소홀함 여한이 없노라 莫恨前時趁賞疎

 

풍수상 평사낙안형(平沙落雁形)의 명당으로 앞에는 강,
뒤에는 산이 둘러쳐진 배산임수형입니다.
명승 제19호, 예천 8경입니다.



 

 

 가자한우물회:경북 예천군 예천읍 충효로 390-3


부산에서 물회는 보통 생선으로 하지만 이곳은 한우육회를 사용합니다.
처음 먹어보았지만 생각보다 맛이 좋았습니다.주인장이 사진을 하는군요.
식당내에 작품들이 걸려 있습니다.

 

 

 

▷병암정(屛巖亭):경상북도 예천군 용문면 성현리

 

병암정은 병풍처럼 둘러쳐진 커다란 바위위에 지어진 정자라는 의미입니다.

병암점은 금당실 마을에서 가깝습니다.이 정자를 지은 이는 구한말 중인 출신인 "이유인"으로 그는 고종과 민비의 총애를 받아 경삼감사와 한성판윤, 법무대신의 요직을 지냈던 인물로 1900년 을미사변을 일으킨 일본을 규탄하는 시무15조를 올렸으며, 보부상단을 모체로 하여 발족한 사회운동단체인 공진회(共進會) 사건으로 1905년 구속되었다가 이듬해 석방되기도 했습니다.

이유인은 1898년 낙향하여 "옥소정" 정자를 지었으며 이후 그는 귀양살이 도중에 죽음을 맞았는데 1920년 예천 권씨 문중에서 '옥소정'을 사들여 '병암정'이라 고쳐불렀다고 합니다.

병암정은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운동가 권원의 활동 거점이었는데 위치가 다소 외진곳에 있습니다.병암정을 보면 바위,연못,석가산,고목 등이 잘 어우러져 있습니다.

 

 

 

▷초간정:경북 예천군 용문면 용문경천로 874 초간정(문화유적지)


오늘 돌아 본 누정 중 위치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미스터 선샤인에서 고애신의 별당으로 소개된 곳이 초간정입니다.이곳은 아직도 민박을 할만큼 생활과 밀접한 곳입니다.

 

초간정은 조선시대 최초의 백과사전인 "대동운부군옥(大東韻府群玉)"을 지은 문신 초간 권문해 선생이 벼슬에서 물러난 뒤 만든 정자입니다.
아직도 수량이 풍부한 개천의 물이 휘돌아 나가고 관솟불 흔적이 있는 마루에 앉으면 멋진 바위들이 계곡에 있습니다.

 


草澗亭 述懷 (초간정 술회)

靑臺相一 (청대 권상일의 시)

澗草靑靑不染塵 간초청청불염진 : 시냇가 풀잎 푸르디 푸르러 세속에 물들지 않았네 
昔賢遺馥更薰人 석현유복갱훈인 : 옛 성현들 남긴 향기 다시 사람을 가르치네 
遐心欲謝千鐘祿 하심욕사천종록 : 속세 떠난 마음 천종의 녹봉을 사양하였고, 
小屋初成萬曆春 소옥초성만력춘 : 작은 집 막 완성되어 길이길이 봄이로구나
筆下陽秋根義理 필하양추근의리 : 성현의 춘추는 의리를 근본에 두었고
案頭經傳著精神 안두경전저정신 : 챗상머리에 경전은 밝은 정신 지어 내누나
我來盥手披遺卷 아래공수피유권 : 공손히 손 씻고 선조의 남긴 책을 펼치니 
盈溢巾箱政不貧 잉일건상정불빈 : 의기로운 마음은 정녕 시들지 않으리라. 





임청각 군자정은 사대부가의 정돈되며 장중한 느낌이 났고,선몽대는 내성천의 압도적인 풍광 때문에 공부하기 쉽지 않을 것 같고 병암정은 위치가 다소 음산한 기운이 감돌아서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면 초간정은 정감이 가는 장소로 제일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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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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