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양산(I)▲일년에 단 한번 문을 여는 봉암사 寺有地

- 언제 : 2004.5.26(수)
- 얼마나:2004.5.26 11:10~15:20(4시간 10분)
- 날 씨 : 흐림
- 몇명:47명
- 어떻게 : 새한솔산악회 따라서( http://saehansol.hihome.com )
▷은티마을 ↗ 해골바위 ↗ 희양성터↗희양산 ↘성골↘봉암사
- 개인산행횟수ː 2004-22
- 테마:성지
- 산높이ː희양산 998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오랫만에 새한솔산악회를 따라가지만 입산금지의 전통이 있는 봉암사의 특수성때문에 불안해서 봉암사에 전화를 걸어보니 부처님 오신날에도 불구하고 몽둥이를 든 승려50명과 경찰2개 중대가 입구를 철저희 봉쇄한다고 한다.특히 등산객은 입장불가한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희양산으로 향한다.그동안 몇번을 가보려고 기회를 본지 얼마인가? 지난 여름엔 입구에서 돌아왔고 올봄엔 희양산 맞은편 산인 뢰정산에서 봉암사를 먼발치서 보기도 했다.희양산을 오르지 못하면 봉암사라도 갈 작정으로 등산복 이외 일반 옷차림도 따로 준비한다.

봉암사는 1982년6월3일 종단에서 봉암사를 특별수도원으로 제정.공고하여 봉암사 희양산 일대를 성역화 하게 되었고 4월 초파일 이외 입장을 불허하는 곳이다.봉암사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은 어느정도 이해하지만 희양산 등산도 불허하는 것은 좀 과하다는 생각이다.하지만 희양산은 봉암사의 私有地가 아닌 寺有地라고 하니 1년 365일 중 364일은 입장을 불허하는 것도 이해된다.하지만 부처님 오신날 몽둥이를 들고 지키겠다고 하니 이는 10번을 양보해도 뭔가 잘 못된 것이다.

희양산曦陽山 의 희(曦)는 햇빛 희자이고,양(陽)자는 볕양이다.즉, 햇볕이 내리쬐는 양기 가득한 글자가 두자이니 땡볕이다.그래서 그 속엔 출가하여 불교의 구족계(具足戒)인 250계(戒)를 받고 수행하는 남자승려(비구승)들만 득시글 거릴만하니 봉암사가 저절로 있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희양산을 바라보면 돌출된 모양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데 음기의 龍谷보다는 양기의 鳳巖이 먼저 눈에들어오는 것도 이해된다.

오늘 봉암사와 희양산을 어떻게 뚫고 들어갈 것인가?들어 갈 수 있는 방법은 3가지다.

첫째,사월초파일 날을 잡아 일단 부산에서 가장 먼저 출발하는 산악회를 이용하고, 양기 가득한 곳이니 음기 가득한 입구를 찾는다.은티마을은 여궁혈(女宮穴)이 있는 곳이니 희양산을 오를 수 있는 길지이다.특히 은터마을은 봉암사가 위치한 문경시 가은읍과 행정구역이 다른 괴산군이란점도 접근하기 좋은 방법이다.

둘째,인해전술을 이용한다.결과적으로 이번 4월 초파일에 1만 2천여명의 신도님 및 비신도님들이 다녀 갔다고 봉암사측에서 밝혔는데 이는 나의 소원대로 되었다.절간 스님 50명이 1만2000명에게 돌아가라고 설명하는 입놀림만 하더라도 입이 돌아갈 것이다.

세째,막상 스님을 만나면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이니 스님에게 박대는 하지 말라고 읍소해보고, "스님! 밥은 묵은능기요?"하고 느스레도 떨어보고, 정 안되면 이 몸은 부처님에게 참배 할 목적으로 왔다고 하고 봉암사라도 입장을 시도해 보는 것이다.



07:30~11:10
새한솔산악회 버스가 출발하는 교대 앞에 가니 다른 산악회도 희양산을 가는 곳이 무려 부산에서만 12군데라고 한다.다른때 보다는 30분 빨리 부산을 출발한다.통도사를 지날즈음 고속도로의 정체가 본격화되며 오늘이 부처님 오신 날이란걸 실감한다.산행들머리인 은터마을에 도착하니 11시 가까이 되었다.


:::산행들머리인 은터마을의 유래비에는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은티는 女宮穴에 자리하고 있어 동구에 남근(男根)을 상징하는 물체를 세워야 마을이 번창하고 주민들이 아들을 많이 낳을 수 있다고 한다."

11:26~12:10
산행들머리부터 사람들이 많이 안다닌 길이라서 수풀이 많이 우거져있다.점차 숲속으로 들어가니 가파른 길이 한시간 이상 이어진다.땀이 제법 쏟아지는데도 마음속 걱정은 능선에 올라섰을때 산을 지키는 스님이 나올것 같은 느낌때문에 힘든줄 모르고 오른다.


:::산행들머리


:::숲속으로


:::가파른길

12:35
드디어 능선에 섰지만 오름세는 계속이어진다.우거진 삼림때문에 조망이 안되었는데 능선에 서니 나무사이로 마을이 조금 보이며 시야를 확보한다.


:::능선에 서다

12:57~13:08
백두대간에 올라서니 좌측엔 희양산 사면이 보이고 우측엔 준령들이 보인다.좌우 경치를 감상하며 능선길을 걷는다.맞은편에서 오는 여성등산객에게 정상이 멀었냐고 물어보니 스님이 입산을 통제해서 정상을 가 보지 못했다고 한다.그래서 지름티재가 아닌 성터방향으로 길을 돌려 일단 정상을 못 밟는다고 하더라도 근처까지라도 가보기로 한다.


:::희양산 좌측 경사면


:::우측 연봉들


:::능선길

13:11~30
희양성터 흔적이 보이고 우측엔 준령들이 달리고 고사목도 보인다.그런데 일순 스님 두분이 보여 나를 긴장시킨다.스님이 몇분정도 왔느냐고 하길래 다른분이 부산에서만 500명 정도 왔다고 하니 우와! 감탄사만 연발하고 제지를 하지 않는다.성터를 따라가니 나무로 만든 바리게이트가 길을 막지만 바로 옆 통로로 지난다.


:::희양성터 흔적


:::우측 연봉들


:::고사목

13:31~41
점차 경사가 완만해지며 바윗길이 나오고 조망이 쉬원해질즈음 정상석 없는 희양산 정상이 나타난다.





:::희양산 정상

13:43
정상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거칠것이 없다.정상근처에서 맛있는 식사를 한다.우려했던 스님과의 충돌은 없다.한가지 소원을 이룬 느낌이다.긴장 뒤에 오는 평화가 주는 식사시간이 좋다.




14:33~37
하산길은 수풀과 산죽이 이어지는데 태어나서 처음보는 산죽의 보랏빛 꽃이 반갑다.




15:00
계곡에서 땀을 씻고 배낭을 맨 채로 용감하게 봉암사 방향으로 향한다.원래는 버스에서 옷을 갈아입고 정문으로 갈려고 했으나 앞에 선 분들이 그냥 들어가는 모습이 보여 용기를 낸다.


:::희양산의 유명한 계곡인 봉암용곡





臨終偈 - 영축총림 방장 월하대종사

一物脫根塵 일물탈근진
頭頭顯法身 두두현법신
莫論去與住 막논거여주
處處盡吾家 처처진오가

한 물건이 이 육신을 벗어나니
법신을 나투네
가고 머뭄을 논하지 말라
곳곳이 나의 집이니라.



긴 호흡을 한번하고 봉암사로 향한다.

봉암사 관람은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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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모든 것 속에서 자신을 만난다.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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