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만산▲통수골은 영남알프스의 시크릿 벨리

- 언제 : 2004.5.22(토)
- 얼마나:2004.5.22 11:10~16:50(5시간 40분으로 점심시간 1시간 이상 소요)
- 날 씨 : 맑음
- 몇명:4명
- 어떻게 : 승용차이용
▷가리 - 구만산장 ↗통수골↗구만산 정상 ↘구만산 능선길↘구만산장
- 개인산행횟수ː 2004-21
- 테마:계곡
- 산높이ː구만산 정산 785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최근 주말마다 내리는 잦은 비 때문에 제대로 걷질 못해 몸이 근질근질하던 차라 평소보다는 하루 빨리 토요일 산행을 하는 산악회를 찾았다.금요일 등산가이드를 보고 등산知人 세분과 의기투합하고 육화산과 구만산을 종주하는 기러기산악회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했다.

토요일 아침에 출발 집결지인 동래역에 나갔더니 산악회차량은 미니버스인데 한눈에 보아도 예약하지 않은 분들이 몰려 다 가기 힘든 상황이다.대부분 같이가는 동료들보다 연배가 위인 분들이라 우리가 미리 예약을 했지만 모른척하기가 힘들다.

우리도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등산의 묘미를 느끼는 분들과 비교하면 아직 어린 나이에 속해서 먼저 우리쪽에서 자리양보의 뜻을 밝힌다.오늘 예상못한 인원때문에 집행진이 곤혹스러운 입장으로 보이니 저희들은 저희 일행 중 가까운 곳에 주차한 승용차를 타고 뒤 따를테니 혹시 저희들이 진입로를 몰라 헤맬때는 전화를 드릴테니 그때 좀 알려달라고 부탁을 하고 미니버스에서 내린다.기러기산악회에서 산행지도 복사본 한장을 얻어 어렵게 밀양시 산내면으로 간다.기러기산악회장은 얼굴표정은 우리들의 결정에 대해 고마움과 미안함을 함께 담고 있었다.



09:00~11:18
오늘산행은 나와 직장선배,설박사, 그리고 승용차를 운전하는 용득씨다.용득씨의 차를 타고 간간히 기러기산악회장님과 통화하며 밀양 구만산 산행들머리로 향한다.가지산 석남사 앞 도로를 지나 울밀도로를 따라 터널을 지나고 좌측의 얼음골을 지나고 우측의 가인리 화주촌이 나오는데 이곳을 지나고 나니 우측으로 길이 나있다.산내초등학교를 좌측에 두고 좁은 비포장도로를 거쳐 공사중인 교각 좌측길을 따라 올라가니 가라마을이 나온다.이곳에 주차하고 구만산장 안내 표지판을 따라가니 산행들머리가 나타난다.


:::산행들머리의 마을이 평화롭고 무엇보다 보호수 같은 진입로 나무들이 눈에 띈다.

12:01~19
구만산장을 좌측에 두고 골짜기로 들어가니 이곳이 본격산행의 들머리인 통수골이다.구만산 통수계곡은 동쪽과 서쪽에 수직 암벽이 솟아 있는데 서쪽의 능선에서 뻐어간 곳에 있는 산이 육화산이고 통수골 구만폭포를 지나 오르면 구만산 정상이 나오는데 오른쪽 암벽과 구만산 정상 그리고 육화산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처음엔 육화산과 구만산 종주산행을 하고자 했지만 통수골을 빼놓을 수 없어 골짜기로 들어온 것이다.구만산과 육화산 종주산행을 하려면 구만산장이 있는 큰길에서 우측 깍아지른 산길을 따라 올라야 하지만 우리는 바로 직진해서 통수골로 들어온 것이다.

우측의 암벽과 좌측의 암벽 사이 좁은 협곡이 남북으로 뚫려 있어 마치 깊은 통속과 같다하여 통수골이라 불리어지는 통수계곡의 백미는 약 42m의 구만폭포이다.구만산은 계곡이 유명하다. 무주의 구천동 보다 10배 아름다워서 구만동이 아니라 임진왜란 당시 구만 명의 사람이 이곳에서 전화를 피했다해서 이름이 구만동으로 붙여졌는데 8km가 넘는 골짜기 안에 온갖 비경을 간직하고 있는데 한눈에 보아도 천태만상의 기암과 넓은 암반, 곳곳에 자리 잡은 소와 담은 설악산의 천불동과 혹은 지리산의 칠선계곡과 닮았다.

설악산 천불동계곡이 연이어진 침봉으로 다소 섬세한 아름다움을 연출한다면 구만산 통수골은 경상도의 무뚝뚝한 심성처럼 찰흙을 수제비 뜯듯 그냥 바닥에 대고 툭툭 던진것이 바로 비경으로 연출된 모습이다.그래서 누가보더라도 인위적인 연출을 하지 않은 그자체가 비경이 된 영남알프스의 숨은 골짜기다.

통수골은 조물주가 잭슨폴록의 성향으로 그린 절경이다.잭슨폴록의 그림을 보면 도대체 왜 그리 유명한 것인지....자신있게 얘기할 사람은 드물고 이색 저색 대충 뿌려 놓고 그림이라고 경멸할수도 있지만 결과물인 붓대신 막대기나 물감통 자체를 천위에 뿌리며, 그리지 않고도 그림취급은 받게된 대표적인 그림이다.

그렇게 난해한 절경임에도 같이간 분들이 모두 계곡으로 들어갈수록 비경이다라고 이구동성하는 것을 보면 역시 자연의 조물주는 잭슨폴록보다는 위대하다.



:::통수골

12:30~13:25
너무 아름다운 절경에 도취되어 더 이상 등산하고자하는 의욕마저 꺾였다.무릉도원같은 절경에 도취되어 바람 시원하게 부는 게곡의 너른 바위에 앉아 술한잔을 먹으니 이미 절경에 취한 몸에 술까지 마시니 등산을 잊었다.좋은 경치를 바라보며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안주를 하나씩 내다보니 식사까지 이어진다.그렇게 한시간 이상을 보낸 후 다시 산행에 나선다.세상에 휴식시간이 한시간이라니...산행의 즐거움보다 비경을 보는 즐거움에 매료 된 탓이다.통수골은 좌우 깍아지른 암벽때문에 사진으로는 아름다움을 전달 할 수가 없다.사진의 속성상 뒷 배경이 중요한데 사람의 눈과 사진의 조리개의 차이 때문에 말과 글뿐 아니라 사진으로도 형용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통수골 좌측 암벽의 바위와 계곡의 비경

13:27~30
들어갈수록 비경인데 케른과 너들지대가 나타난다.



:::케른과 너들지대

13:35
드디어 구만폭포가 나타나다.



13:38
가까이 가니 약 42M의 구만폭포의 물줄기가 시원스럽고 폭포아래 물이 청량하다.폭포의 길이는 길어서 한컷에 사진이 찍혀지지 않는다.



:::구만폭포 상단에서 하단까지 세장의 사진

14:01
구만폭포 좌측 가파른 산길을 따라 오르니 지나온 통수골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나온 통수골로 좌우측 능선 사이에 골짜기가 선명하다.

14:54
터벅터벅 힘들게 올라가는데 보일듯보일듯 쉽사리 정상이 보이지 않는다.땀범벅으로 오르는 산길에 떠오르는 자작의 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던 관심 없는 山과/ 술 취한 듯 흘러가는 계곡이 서로 어울려/ 조용히 사는 이곳을 아무런 생각없이 터벅터벅 흔들리며 걷고있지만 /시커먼 배낭에 든것은 인간의 본성일까?

생각이 끝날즈음 드디어 구만산 정상이다.



15:22
정상에서 올라온 계곡과 같은 방향으로 나있는 능선길을 따라 하산하는데 올라왔던 계곡과는 다르게 능선길은 키 큰 나무들 사이로 나 있는 산길이 상대적으로 평화롭다.계곡길이 드라마틱했다면 능선길은 밋밋한 판에 박힌 리포트같은 느낌이다.



능선길 중간에 서니 우측 반대편의 육화산과 좌측의 억산,운문산,가지산이 너울지며 흐르고 있다.

영남알프스는 한강 이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군이다.고헌산(1032.8m)에서 문복산(1032m), 가지산(1240m), 운문산(1195m)을 거쳐 억산(944m), 구만산(785m), 육화산까지 동서로 뻗은 것을 북알프스라고 하는데 오늘 이곳에서 가지산,운문산,억산,구만산,육화산을 볼 수가 있다.1000M가 넘는 영남알프스 산군에 가려 785M의 구만산은 그 동안 가려져있었던 모양이다.이런 걸 기화가거 [ 奇貨可居 ]라고 하는 모양이다.진기한 물건이나 사람은 당장 쓸 곳이 없다 하여도 훗날을 위하여 잘 간직하는 것이 옳다는 말인데 숱하게 다닌 영남알프스에 이런 곳이 있다니...


:::육화산


:::억산


:::운문산


:::가지산

15:49
능선길에서 보니 양촌마을로 가는 길 좌측에 봉의저수지가 보인다.


:::봉의저수지

16:42
봉의저수지가 보이는 곳에서 우측으로 난 70도 이상의 가파른 산길을 따라 하산하니 산행들머리인 구만산장이 나온다.


:::구만산장





폭포(瀑布) - 권혁웅

제 몸을 벼랑에 내어주기 위해
강물이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닐 것이다
모든 停止가 絶頂의 형식임을
무너져도 두 눈 부릅뜨고 무너지는 세월이 있음을
저 폭포는 일러준다
하늘 江 어디쯤을 흐르기 싫어서
강물이 羽化의 길을 포기한 것은 아닐 것이다
돌아보지 마라, 돌아보지 마라
돌이킬 수 없는 生이 있다는 듯이
폭포는 무너지는 것으로 제 몸을 삼는다



산행을 마치고 주차한 곳에 오니 곧 기러기산악회도 하산하는 사람들이 모인다.먼저 인사하고 부산으로 오려는데 다음에 같이 가기를 희망하며 명함을 주시는데 "영남알프스 근교산 100선"의 저자인 文泰光 산악회장님이다.다음을 기약하고 부산으로 와서 동래지하철역 뒷편 선술집에서 쭈꾸미양념구이와 하산주를 마치고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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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모든 것 속에서 자신을 만난다.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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