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서북능선,십이선녀탕▲토사곽란에 장딴지에 쥐까지 내린 험로

- 언제 : 2004.6.5 22:00~6(토.일 무박2일)

- 얼마나:2004.6.6 04:30~15:20(10시간 50분 18KM운행)

- 날 씨 : 대체로 맑음

- 몇명:25명 - 어떻게 : 청파산악회(http://members.nate.com/kangbw02) 따라서

▷한계령휴게소↗1355봉↘↗귀때기청봉↘↗1408봉↗대승령↘↗안산갈림길↘두문폭포↘십이선녀탕계곡↘남교매표소

- 개인산행횟수ː 2004-24

- 테마:능선 & 계곡

- 산높이ː귀때기청봉 1577.6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그동안 설악산을 많이 다녔지만 서북능선은 힘들다는 지인들의 충고를 받아들여 쉽사리 엄두를 못내고 세월이 많이 흘렀다.한계령에서 대청봉은 오른 기억은 많지만 가보지 않았던 서북능선을 이번 기회에 한번 도전해보기로 한다.설악산 서북능선과 십이선녀탕계곡은 그동안 자연휴식년제로 통제되어 오던 곳이다.

하지만 토사곽란에 장딴지에 쥐가 나기도 하고 산행종료지점에서 발목을 삘뻔하기도 하는 등 오늘 산행에서 어려운 모든 경험을 다 해보았다.11시간의 운행시간과 18KM의 운행거리에 두번 다시는 가보고 싶지 않은 서북능선이 되고 말았다. 몸의 컨디션이 좋아도 힘들다고 하는 서북능선을 최악의 컨디션으로 다녀왔으니 과연 내가 해낸것인가하고 자문하고 싶다.

6.5 22:00~6.6 04:30

같이 다니던 지인 한명없이 홀로 청파 산악회를 찾는다.배낭을 꾸리고 휴식하면서 먹어보라는 개구리 참외 같은 파파이야를 맛있게 먹은 후 시민회관으로 가서 설악산 한계령으로 가는 산악회버스에 몸을 실었다.

보통 무박산행은 12시쯤 휴게소에 들런 후 바로 도착지까지 잠을 잘 수 있게 해주는데 12시에 깨우고 새벽2시에도 깨우는 바람에 잠을 잘수가 없다.게다가 버스 안이 더워서 뒷자석에 계신분이 자꾸 창문을 여는 바람에 바람소리에 전혀 잠을 잘수가 없다.하는 수없이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3시쯤 잠이 들자마자 머리가 어지러워 잠에서 깼는데 버스가 한계령으로 갈지자로 오르고 있다.

새벽 4시에 한계령에 도착하여 산악회에서 준비한 시락국과 밥을 받아 먹는다.한계령 골바람과 제법 찬 공기속에 따뜻한 음식을 먹으니 훈기가 나서 좋다. 하지만 웬지 속이 좋지 않아 화장실을 찾았지만 별 반응이 없어서 그냥 한계령 뒤 고바위길로 접어든다.

:::한계령에서 보이는 7형제봉

16:07

결국 속이 뒤집히고 먹었던 음식물을 쏟아낸다.가쁜 숨을 이어가며 몇번을 그러고 나니 힘이 쏙 빠졌다.처음엔 멀미끼가 있는 상태에서 산악회에서 준비한 다소 된밥때문으로 생각했는데 다른분들은 멀쩡한데 나만 그런 걸로 보아서 전날 먹은 파파이야 때문인 것 같다.

후미로 뒤쳐저 후미대장과 보조를 같이하며 어렵게 한발씩 앞으로 나아간다.한마디로 포기하고 싶은 마음가득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그냥 돌아가기 싫어서 그냥 진행하는 것이다.갈림길을 지나 1355봉을 지나면서 뒤로 돌아보니 중청과 대청봉이 보인다.

06:11

1355봉을 지나니 귀때기청봉이 보인다.여기는 너덜지대로 무릎이 상당한 압박을 가하는 느낌을 받았다.

:::귀때기청봉 가는 길의 너덜지대

06:18~40 우측엔 용아장성의 암릉 파노라마가 펼쳐지고 숲사이로 좌측 너머엔 주걱봉이 보인다.


:::용아장성

06:55

귀때기청봉에 오르니 서북능선이 아스라히 펼쳐진다.귀때기청봉은 오늘 산행 중 가장 높은 곳이다.

:::서북능선

06:58

물을 한모금 마셔도 올라오니 죽을 지경이다.게다가 너덜지대를 지나고 부터 오른쪽 장단지에 쥐가 난다.에어스프레이로 잔뜩 뿌렸지만 걱정이 안 될 수 없다.

08:44

키 큰 나무 속을 힘들게 운행한다.쉼과 운행을 반복하는데 일정한 흐름의 숲길이 지루하도록 이어지는데 왠 날파리가 이렇게도 많은지....

:::우측 큰감투봉방향

11:35

속은 좀 편해졌는데 장딴지의 쥐나는 간격이 좀더 짧아진다.사진찍는 것도 포기하고 좀더 운행에 편해보려고 반바지차림으로 바꾸었다.그런상태에서 1,408M봉을 넘고 대승령을 넘고 마지막 안산갈림길까지 힘겹게 오른다.

발상태는 최악이며 구토증세 때문에 밥은 냄새도 맡기 싫어서 먹지 못했다.대승령에서 물은 떨어졌고 토마토와 과일 몇개로 버티며 안산갈림길까지 왔다.설상가상으로 길이 온통 바위와 돌로 이어진다.무릎의 통증이 이어진다.

:::십이선녀탕계곡 가는길 들머리

11:49

드디어 물이 보인다.시원한 물을 두컵 연거푸마시는데 완전히 얼음물이다.팥빙수를 먹을때의 그 아릿한 느낌이 그대로 전해진다.얼굴의 소금을 씻어내고 힘을 다시 내본다.

::드디어 물이 보인다.

12:02~17

밀림속 같은 길없는 길을 백패킹하듯이 걷는데 점차 계곡의 수량은 점점 늘어난다.

12:20~13:13

십이선녀탕이다.소와 폭포 그리고 너무나 아름다운 파인 흔적이 바위에 남아있고 이런 흔적이 줄줄이 이어지는데 낙석주의라는 안내판 때문에 위로 쳐다보니 깍아지른 암벽에 소나무들이 위태롭게 서있다.곧 바위가 떨어질 것 같은 느낌때문에 모골이 송연하다.

:::선녀탕 위의 암벽

:::복숭아탕

13:46

지겹도록 이어지는 7.5KM의 십이선녀탕계곡은 하류로 내려갈수록 하얀 화강암이 돋보인다.그 위로 물이 흐르는데 너무나 멋진 암반계류에 찬사를 보내고 싶지만 얼굴주위로 맴도는 날파리떼 때문에 여간 성가신것이 아니다.날파리를 쫏다 발목을 삘뻔했으나 다행히 시간이 조금 지나니 괜찮다.오늘 안좋은 모든 일들을 겪는 느낌이다.

15:18

끝날것 같지 않아보이던 산행종료지점인 남교리매표소에 도착했다.18KM의 장거리에 11시간의 운행시간의 막을 내린다.

저문 하늘빛에 기대다 - 이성선

설악산 해 지는 모습이 너무 깊어서

가만히 그 아래 서서 올려다보다가

저물어 아름다운 하늘빛에 몸을 기대다

고요의 산그림자에 인기는 하루의 끝

작은 울음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수척한 꽃대 하나 없는 바람에 떨며 곁에 있다

산나물채취금지라고 되어있지만 산행내내 산나물채취를 하는 분들을 많이 보았다.내눈에는 어느것이 산나물인지 몰라서 보이지 않지만 산나물을 구별할 줄 아는 분에겐 천국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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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모든 것 속에서 자신을 만난다.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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