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산▲능선 위는 격한 대(大)바람,능선 아래는 소소한 대(竹)바람


- 언제 : 2006.2.26 08:00~20:40
- 얼마나: 11:20~16:30(5시간 10분)
- 날 씨 : 쾌청,능선에서는 강풍
- 몇명: 32명
- 어떻게 : 새한솔산악회(
http://saehansol.hihome.com) 동행
▷대방제저수지~천자봉~병풍산 정상 깃대봉~투구봉~마운대미~만남재~임도따라 대성사~
수북면사무소~학구당~모듬이상회~보천가든

- 개인산행횟수ː 2006-13 [W산행기록-142/P산행기록-284/T629]
- 테마: 능선산행
- 산높이:병풍산 깃대봉 822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병풍산 아래에서는 포근하고 능선에서는 강풍에 시달려

병풍산은 담양군 수북면에서 보면 마치 병풍을 두른 듯한 산세에다 북풍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관계로 남쪽에 위치한 담양이나 광주가 겨울철에 기온이 포근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으며, 조망권이 좋아 산행을 즐기는 등산객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전라남도 담양군 수북면과 월산면에 자리잡은 병풍산은 울창한 소나무숲과 암봉으로 둘러싸인 산이다.이곳 담양에는 귀에익은 산들이 많은데 추월산, 용구산, 불다산, 장군봉등이 있는데 군의 최고봉은 이곳 병풍산이다. 특히 능선에 올라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주변암봉이 절경이다. 등산 초입로에서 부터 울창한 소나무숲은 병풍산 전체의 6부능선까지 빽빽하게 들어서 여느산행길 보다 포근하며 능선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인 산행길은 육산으로 이뤄져있다.

요즘은 담양군에서 등산로 입구인 대방제(저수지) 윗쪽에 청소년야영장과 각종수목을 식재하여 얼마있지않아 훌륭한 휴식공간을 겸비한 수목원이 될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우리는 대방제에서 바로 병풍산의 능선을 타고 한바퀴 도는 거의 원점회귀 산행이었다.

잠시의 게으름이 더 심한 피곤을 가져오고

만남재까지는 별 무리없이 산행을 하였으나 너무나 세찬바람에 주눅이 들어 임도를 따라 편안하게 내려간 것이 화근이 되어 산을 빙 둘러 원래코스의 3배 정도에 해당하는 임도와 아스팔트를 걷는 비 효율적인 산행을 하고 말았다.



(파란색은 원래 계획된 곳이며 붉은색은 진행한 곳)

빗나간 일기예보와 위 아래는 천지차이

11:20~12:31
아침 7시 30분에 교대앞에 도착하여 오랫만에 뵙는 이두영 새한솔산악회 명예회장님을 비롯하여
서디카(윤춘우)님을 반갑게 인사하고 3시간 20분 버스를 타고 산행들머리인 대방저수지에 도착했다.


산행들머리 처음부터 제법 경사가 가파른 상태인데 눈에 띄게 아름다운 것은 소나무들이다.
그런 상태로 가파르게 1시간 이상 오르니 날씨는 포근하여 제법 땀이 흐른다.강수확율 80%로
오전엔 비가 올 확률이 높다고 하여 덧옷을 준비하고 약간의 비에 도움이 되는 펠트카우보이
모자까지 쓰고 왔는데 예상과 다르게 날씨가 너무 좋다.


그런 상태로 용을 쓰며 1시간 이상 올라오니 능선에 서게 된다.12폭 병풍으로 치면 처음 접히는
모서리에 오른 것이다.병풍산이 병풍 역할을 하여 아래에서는 정말 포근했는데 능선에 서니 바람이
사정없이 몰아친다.휘이익 하는 소리가 채찍질 소리처럼 들린다.



소나무와 바람의 갈기

12:37
곧 정상석 하나가 보이는데 천자봉이다.어떤 지도에는 옥녀봉이라고 된 곳이다.바람이 거세게 불었다가
다소 약하게 불었다를 반복하는데,다소 약하게 불어올때는 봄의 훈풍이 느껴지는 따스함이 묻어있는데
강하게 불때는 체감온도가 뚝뚝 떨어지며 손이 시릴 정도다.


이미 아래에서 땀을 많이 흘려 속은 젖었는데 세찬 바람이 급속 건조를 너머 급속 냉동시키려는 듯하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바람쪽으로 고개를 숙여 사진을 찍는다.


눌러 쓴 모자 사이로 보이는 조망은 일대장관이다.가파르게 올라왔으니 거칠것이 없는 상황인데다가
날씨마저 좋아서 조망 만큼은 좋다.



12:38~13:18
여기서 좌측으로 급하게 방향을 돌리니 이제 병풍의 폭과 폭사이 심하게 접힘을 느낀다.
능선을 걷는다는 것은 병풍의 가장 위쪽 좁은 테두리를 걷는 것과 다름 없다.어디 가릴 것이 없으니
드문드문 잔설도 보이고 바람은 더욱 세차서 자동적으로 빨리 걷게 만든다.


눈앞에 병풍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 뚜렷한 가운데 이제 잔설은 더욱 많아지고
바람은 더욱 격한 소리를 울리며 세차게 불어온다.


병풍산의 바람막이가 충실했던지 바로 앞의 삼인산이 보이는 쪽이 병풍리 방향이다.
곧 삼인산을 통과 한 후 하산하기로 되어있다.삼인산(560M)은 조선 태조 이성계가 건국할 때
광주 무등산 서석대에서 불공을 드린 다음 마지막으로 삼인산으로 찾아와 개국을 하늘에 고했다는 전설이 있다.



암릉의 연속

13:25~30
능선이지만 약간 움푹하게 들어간 곳에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한 후 병풍산 정상으로 향한다.
암봉의 연속으로 갑자기 산세가 근육질을 보이는데 철사다리가 걸려있다.


철사다리 난간에서 보니 지나 온 길이 제법 생동감을 보이고 있고 저 멀리 아래에 후미대장이 개미처럼 작게 보인다.


13:31~34
곧 나올 것 같은 정상은 암봉에 가려 가늠하기 힘들다.몇개의 암봉을 건너는데 세찬 바람속에 냉기가 흐른다.


13:44~51
병풍산의 정상인 깃대봉은 여기가 가장 높은 곳이란 걸 각인시키려는지 더욱 바람이 세차다.
그도 그럴것이 병풍 너머 북하면은 평야지대로 거칠 것 하나없이 바람이 달려오고 있다.


또 한번 병풍의 폭과 폭사이 접히는 부분임을 느끼며 투구봉으로 향한다.
급하강 다음 다시 한번의 오름을 하고 나니 투구봉이다.



14:14~30
투구봉에서 다시 급하게 왼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며 경첩이 접힘고 있음을 느낀다.
금경사로 밧줄도 있는데 곧 등로가 다소 유순해져서 좌측을 바라보니 지나온
병풍산 정상이 삿갓처럼 솟아있다.


등로가 다소 유순해짐이 느껴질 즈음 마운대미라는 곳에 도착하는데 이곳은 광장이다.
막걸리를 팔고 있고 대부분 여기서 잠시 휴식하는 분위기다.여기 부터는 임도이다.




잘 못된 판단

14:47~15:20
제법 긴 임도를 따라 횡단하니 다시 삼인산 가는 길이 보이고 임도는 오던 진행 방향 그대로 이어진다.
이미 세찬 바람에 혼쭐이 나서 삼인산 방향으로 다시 오르기가 주저될 즈음 임도를 따라 하산하면
더 쉽게 빨리 갈 수 있다는 말에 현혹되어 지도도 보지 않고 임도를 따라 내려선다.

갈지자로 꾸불꾸불 더 많은 걸음걸이를 강요당하며 하산해보니 대아저수지가 보이고 곧 대성사라는 사당이다.

대성사(大成祠)는 점골에 있는 사당으로 공자, 주자, 포은 정몽주를 모시고 있다.2003년에 지어져 산뜻한 모습이다.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대나무는 소소하게 바람에 흔들리는데

15:20
지도를 보니 삼인산에서 등로가 또 진행방향 왼쪽으로 꺽여있고 눈으로 보는 산세도 마찬가지다.
길을 빙둘러 고행을 하고 있음을 뒤늦게 깨닫고 후회하게 된다.지난 겨울 혹한에 전체 면적의 80-90% 고사되고
회복은 2-3년 걸릴것이라는 대나무는 담양을 들어오면서 곳곳에 누렇게 변한 모습을 보았는데
여기서는 병풍산이 병풍의 역할을 잘했는지 아직 푸르름을 자랑한다.
담양의 특산물 대나무로 가득찬 대나무밭 사이 농로와 도로를 따라 수북면사무소를 거치고
원래 만나기로 한 학구당까지 갔으나 버스가 없다.

집행진과 전화를 하여 가까스로 모듬이상회 까지 간 후 다시 보천가든에 도착해서야 일행을 만날 수 있었다.

바람은 피했으나 길을 길게 늘려버린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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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선(山行禪)이란 나를 찾아 가는 여정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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