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진달래는 수줍은 분홍빛이고 교교한 달빛은 절로 밝구나


- 언제 : 2006.4.6 19:00~23:40
- 얼마나: 19:30~23:00(3시간 30분)
- 날 씨 : 쾌청,밝은 달밤
- 몇명: 12명
- 어떻게 : 산과 그리움(http://cafe.daum.net/20051205mm)동행

시립미술관지하철역~성불사~장군바위~장산정상~중봉~전망대바위~약수암~시립미술관지하철역
- 개인산행횟수ː 2006-16 [W산행기록-145/P산행기록-287/T632]
- 테마: 야간산행,근교산행
- 산높이:장산 634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마음을 다잡아 업무관련 연구를 하느라 나름대로 치열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산행을 한지 한달이 지나니 금단현상의 후유증으로 머리로 글이 잘 들어오지 않는데 몸 마저 찌뿌둥하여 산의 정기를 흡입하라고 부추긴다.

문득 오늘이 목요일이라면 야간산행이 있는 날이라는 것이 생각난다. 그래서 부랴부랴 배낭을 둘러매고 무엇에 홀린 듯 시립미술관지하철역으로 향한다.

오늘의 야간산행은 해운대 장산이다.

장산은 부산 해운대의 주산이며 해발 634m이다.해발 634M는 공교롭게도 한달 전 중학교 친구들과 산행을 했던 신어산과 높이가 같다.

장산은 금정산에 이어 부산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이다. 동국여지승람에는 上山이라 하여 “동래현에서 동으로 15리 떨어져 있으며 대마도가 가장 가깝다”고 하였고, 동래부읍지에는 기장의 설봉에서 뻗어 내렸다고 하였고,동래부지는 ‘상산’이라 하고는 ‘장산’ 또는 ‘달래산’ 이라고도 하는데 산위에 평지가 있으며 장산국기라는 말이 있다고 했다.

上山이란 가장 높다는 뜻이고 장산이란 동래지방이 신라에 정복되기 이전 이 곳 장산 주위에 장산국이 있어서 산 이름이 장산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장산국은 삼국시대 인구가 아주 적은 부족국가인 취락이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중생대 백악기 말에 형성된 화산으로 그 후 삭박작용에 의해 대부분 깎여 버렸고, 지금은 그 뿌리만 남아 있는 산이다. 대부분 응해암과 석영반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남쪽 산록은 응해암으로 구성되어 있고, 동쪽에는 광천(해운대 온천)이 분포한다. 전체의 산모양은 원추형으로 산정은 예리하고 사면은 가파르며, 산정아래에는 제4기 빙하시대에 형성된 애추가 발달하고 있다.


 

 

장산 성불사엔 벚꽃이 한창이다.

19:53~20:04
시립미술관 지하철역에서 내려 산행들머리인 성불사까지는 저자거리를 지나고
곧 이어지는 비포장 도로를 걷느다.완만한 흐름이 이어지며 오랫만에 왔지만
별로 힘들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비포장 도로 같은 넓은 길을 걸으니
드문드문 가로등 아래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환상적이다.

성불사에서 잠시 휴식하고 본격적인 산행에 나서는데 임도는 계속이어지며
발 아래 해운대 신시가지의 불빛이 불야성을 이룬다.

힘들지 않는 산은 없다.그래도 진달래 꽃과 달빛이 있다면...

21:54~22:04
힘들지 않게 올랐지만 완만한 흐름이 지속되니 점차 얼굴은 땀으로 흠뻑 젖어들며
오를수록 숨이 턱에 찬다.일정한 리듬을 이어지며 지루하도록 오르니 선두가 보이지 않는다.

도심속의 산이다보니 길을 잘못 들었는가 싶어 선두에 전화를 걸어 정상에 있다는
위치를 확인하고 다시 오름을 지속한다.

갑자기 칼끝 모양을 한 장엄한 선바위를 보며 탄성을 지른다.사진에 담기엔 너무크다.
과거엔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낸 곳이라고 하는데 예사롭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다.

야간산행이다보니 대충 중간에서 내려올 것으로 판단했는데 오늘은 정상까지 오르게 되었다.
정상에서 수다를 떨며 사이다와 막거리를 1:3 황금비율로 섞은 정상주를 마신다.

정상에 오르니 숲에 가리어 감추어져있던 반달이상 크기의 달이 밝기도 하고 몇개의 잔별들도 보인다.

하산길은 중봉으로 내려오는데 흰빛의 화사함이 느껴져 랜턴을 비추어보니
진달래 꽃 터널 사이로 걷고 있다.길 양옆으로 이어지는 진달래 꽃 터널을 지나며
중봉에서 잠시 휴식하고 진달래 길을 이어 전망대바위에 오른다.


전망대 바위에서 보는 일필휘지 서명 같은 황금불빛

22:17~23:00
전망대바위에서는 거칠것이 없어 바람이 불어오고,발 아랜 광안대로의 불빛이
도로와 이어지며 활 시위처럼 S라인을 그린다.

전망대바위에서 약수암으로 내려오는 길은 상당히 가파르다.마지막에
유격 레펠 코스가 있는 유격장이 있어서 시립미술관지하철역으로
이어지는 이길은 유격길이라고 부른다.


강에 뜬 달을 지팡이로 툭 치니
물결 따라 달 그림자 조각조각 흩어지네
오호라, 달이 다 부서져버렸나?
팔을 뻗어 달 조각을 만져보려 하였으나
물에 비친 달은 본래 비어 있는 달이라
우습구나, 너는 지금 헛것을 보는 게야
물결이 잠잠해지면 달은 다시 둥글어질 것이고
품었던 네 의심도 저절로 없어지리
한 줄기 휘파람 소리에 하늘은 드넓은데
오래된 소나무 등걸 비스듬히 누워 있네

胡孫投江月
波動影凌亂
飜疑月破碎
引臂聊戱玩
水月性本空
笑爾起幻觀
波定月應圓
爾亦疑思斷
長嘯天宇寬
松偃老龍幹

-강희맹



자연에서 보는 봄이 생명력 있는 봄이다.

한달만에 맛보는 산행의 즐거움을 반감시키지 않기 위하여 오늘은 하산주 없이 바로 집으로 귀가한다.
온몸으로 전해오는 아릿한 전율의 느낌이 너무 좋다.

연구하느라 철 지나는 것을 놓치고 있었는데,집에 돌아와 두 눈을 씻고 돌아보니
담장의 벛꽃은 더욱 화사하고,
아직도 동백꽃은
절로 붉어보인다.하지만 봄이란 자연에서 확인해야 제맛이다.실로 봄을 완상하기엔 적격인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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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낭만을 찾아가는 山中問答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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