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달산▲몰입(flow),꿈 같은 꿈(如夢之夢),바로 지금 이 순간
- 언제 : 2008.2.31(일) 08:00~21:30
- 얼마나: 2008.2.31 12:10~16:10(4시간)
- 날 씨 : 흐린날씨.황사
- 몇명: 77명
- 어떻게 : 소나무산악회 동행
▷김룡사-대성암-화장암-금선대-운달산-김룡사(원점회귀)
- 개인산행횟수ː 2008-9[W산행기록-188 P산행기록-330/T674]
- 테마: 적설산행,답사산행
- 산높이:운달산 1,097.2m
- 호감도ː★★=[★★★(기본)+★★(하산주+돼지한마리)-★(한시간 지연도착)-★(황사)-★(관광춤)]
나는 등산을 가면 중요하게 챙기는 것 중 하나가 읽을 거리, 즉 "책"이다.너무 두꺼워도 안되고 너무 얇아도 안되며,너무 어려운 책도 안되고,너무 글씨가 작은 책도 안된다.왜냐하면 약간 흔들리는 버스 내에서 읽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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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
나는 산행을 하기 위하여 하루 전날부터 준비를 한다.지금처럼 겨울에 산행을 간다면 가장 먼저
하는일이 충전하는 것이다."무전기","카메라","독서등" 세가지는 기본인데 이들은 하루전날 밤에
미리 충전기에 꽂아두고 잠을 잔다.그리고 산행당일날은 가장 먼저 전기포트에 물을 넣고 펄펄
끓인후 산악용 보온병에 넣는다.그 다음 카멜백(=하이드라팩=물백)에 식수를 겨울에는 1.5리터를
넣고 충천한 건전지는 모두 해당 기기에 꽂아 넣는다.
그 다음 하는일은 배낭을 꾸리고 확인 하는 일이다.상,하의 오버트라우저를 배낭의 가장 아래
별도의 칸막이 백에 넣고,그 위의 주머니에는 등산용 안면 마스크,스키용 장갑,스패츠,수건을 넣고,
가장 위 조그만한 주머니에는 선글래스,수저,치솔과 치약이 있는 간단한 세면도구 가방,얇은 장갑을
넣는다.그리고 배낭의 메인 백 안에는 아이젠,산악용 보온병,동결건조식품을 넣고 배낭안 안쪽 별도의
공간에 카멜백을 넣고 호스의 입구는 밖으로 빼낸다.
어깨로 흘러내리는 배낭의 멜빵은 무전기,카메라를 매달고 칼과 오프너 겸용 카라비너를 카멜백
호스를 감싼듯이 고정한다.허리를 감싸는 벨트에 있는 백 우측엔 이마등,토치 라이터를 넣고
좌측엔 독서등과 새소리가 나는 호루라기를 넣는다.그리고 마지막으로 배낭 뒤 그물망에 읽을
책 한권이나 두권을 넣고 마지막으로 간이 의자를 매단다.
샤워를 한다음 하의는 스포츠용 팬츠에 겨울용 등산복 바지,상의는 쿨맥스 반팔 티셔츠와 긴팔
지퍼티셔츠를 덧입고 마지막으로 자켓을 입고 모자와 등산화를 신으면 모든 준비가 끝난다.
서면 할매국수집에서 회국수로 아침요기를 하고 버스에 오른다.원래 향일암으로 가려고 예약했으나
우천으로 인하여 산행을 연기한다는 모 산악회의 문자메시지를 접하고 급하게 바꾼 장소가
운달산이다.운달산에는 금선대(金仙臺)를 비롯하여 많은 기암괴석으로 덮여 경치가 아름다우며
남동사면 일대에 화장암(華藏庵)·양진암(養眞庵)·대성암(大成庵)·금룡사(金龍寺) 등 고찰이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아드는 곳이다.
오늘 버스2대가 출발하는데 나는 1호차에 승차하였다.그런데 길을 잘 못 들어 2호차보다 1시간
늦은 12시가 지나서야 산행들머리에 도착하였다.이미 2호차에 승차한 등산객들은 우리보다 1시간
전에 출발하였다. 원래의 코스는 정상에서 장군목을 지나 운달계곡으로 하산하는 것이었으나
2호차에 승차한 등산객과 보조를 맞추기 위하여 나는 정상에서 바로 하산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12:18~12:22
김룡사 일주문에 해당하는 홍로문까지는 키 큰 나무들로 인하여 사찰에 들어왔다는 느낌이 든다.
대성암과 화장암을 지나면서부터 급경사로 바뀌며 본격적인 산행에 접어든다.
14:03~14:32
이후 얼음이 얼어 제법 기온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경사도 높은 산길을 쉼없이 오르니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고도를 높이자 얼음과 눈이 섞여있다.급경사를 2시간 정도 올라선 이후
능선으로 바뀌며 쉽게 정상으로 접근이 가능하다.
14:36
헬기장을 지나자마자 정상이 나타나는데 정상다운 느낌이 별로이다.바위에 올라 조항령 쪽을 바라보지만
짙은 운무로 인하여 조망도 별로이다.
15:40
시산제를 지내는 시각에 맞추기 위하여 올라온 길 그대로 하산한다.화장암에 도착해보니 올라 올때 보다는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더 사찰다운 느낌이 난다.화장암에서 내려오던 비구니스님은 뭔가 신나는 일이라도
있는지 파워워킹으로 동작을 크게하시며 내려오시는데,내 발자국 소리에 겸연쩍으셨는지 이내 걸음을 정상
걸음으로 바꾸신다.산악회의 표시방향종이를 보시기에 내가 얼른 주워서 씩 웃었더니 한 소리 하시려다가
그냥 내려가신다.
15:55~58
여여교 다리 뒤로 보이는 대성암은 최근 중건을 했는지 단청도 되어있지 않은데 오히려 그 모습이
더욱 절집다운 모습이다.대성암과 김룡사 사이엔 밭이 있는데 황사를 뚫고 엷은 해가 비치는 모습이다.
16:01
김룡사는 588년(신라 진평왕 10)에 운달(雲達)이 창건하여 운봉사(雲峯寺)라고 하였다. 그 후 1624년
(인조 2)에 혜총(慧聰)이 중건하였는데, 1642년 화재로 모조리 불타버려, 1649년에 의윤(義允) ·무진(無盡)
·태휴(太休) 3승려가 대웅전을 짓고, 김룡사(金龍寺)로 개칭하였다고 한다.아마도 화재 때문에 풍수적인
이름으로 김룡사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이 든다.
용은 물과 관계되기 때문이다.실제 우물 속에 용이 한 마리 또아리를 틀고 있고 얼굴만 물밖으로 나와있다.
대웅전 옆의 큰 굴뚝이 아름답고,마당의 불화로를 얹은 듯한 좌대가 눈에 들어오고 불이문에 해당하는 보장문
옆의 해우소도 특색이 있다.
내려와보니 이미 시산제는 끝나고 돼지 한 마리를 안주로 뒤풀이가 한창 진행중이다.
맛있게 먹고 버스에 올라 몰입 책을 꺼내 읽기 시작한다.
몰입(침선)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는 생각은 어슴프레 있었지만 막상 그것을 현실화 시키는 것은
나에게 있어 꿈 같은 꿈이었다.이렇게 미루다가 언제 한번 시도를 할 수나 있겠는가?
만약 시도를 한다면 그 시기는 언제일까? "지금 이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동안 나는 풍류산행을 하나의 학문처럼 대해왔다.그것이 학문이라면 과목은 등산은 기본이고 시,사진,차,술,여행,
영화,역학,문화유산답사,독서,정신문화였다.여기에 불교의 교리와 선을 추가하고자 한다.
원래 풍류는 유,불,선을 넘나드는 것이 아닌가?
박혁거세와고공선인 -담시선인 - 물계자 선인(화랑도 제도 창시자) - 원광법사(세속오계) - 국선도
-풍류도-도선국사도 그랬고 선(仙)을 이은 을지문덕, 연개소문, 김유신, 우륵, 의상대사, 원효대사,
강감찬, 김시습, 정북창, 이지함, 곽재우, 권극중도 그랬으며 특히 최치원은더욱그랬다.
Into the Wild하다가 굶어죽은 크리스토퍼 맥캔들리스(christopher johnson mccandless1968-1992)
꼴이 되더라도 8개월간 Into the temple(경남불교대학)을 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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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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