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구봉산▲앞으로 9를 완성하는 것은 여성이다.
- 언제 : 2008.3.8 (토) 08:00~21:00
- 얼마나: 2008.3.8 11:10~15:40(4시간 30분)
- 날 씨 : 맑음,날씨 포근,시계 양호
- 몇명: 44명
- 어떻게 : 부산 강산에산악회 동행
▷양명마을-1~9봉-돈내미재-구봉산 천황봉-바랑재-바랑골-구봉산장(원점회귀)
- 개인산행횟수ː 2008-10[W산행기록-189 P산행기록-331/T675]
- 테마: 적설산행
- 산높이:구봉산 천황봉 1,002m
- 호감도ː★★★★★
오늘은 전북 진안의 구봉산(九峰山)을 찾았다.봉우리가 아홉 개라는 의미다,산 아래서 헤아려보니 9개가 맞는데 산행을 하면서 헤아려보니 10개인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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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21
산행출발지는 양명마을인데 햇살가득하여 눈이 부실정도라 양명(陽明)이지 않을까하고
유추해본다.마을앞 길을 따라가니 별장같은 왼딴집으로 향하다 개울을 건너지 않고
바로 우측 산길로 접어드니 이곳이 들머리다.
11:33~12:05
초반부터 제법 산길은 가파르다.안부에서 약간 숨을 고르고 우측으로 꺽어오르니
1봉이 보인다.1봉은 크기도 작고 높이도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지만 제법 고도감은
여실히 느낄 수 있다.시작이 반이라고 무언가 배우거나 일을 할 때 믿음(信)을 가진다는
것은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반신반의하면서도 가능성을 타진한 후 자신감이
있어야만 믿음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12:05~10
봉우리가 빤히 쳐다보이지만 실제 걸어보니 그리 쉬운 길은 아니다.오르고 내리며 연단의 과정을 거치는
지(知)의 단계처럼...오르수록 고도는 높아져 아래가 더 잘보이는 것은 시야가 넓어지는 지(知) 또한
연단을 거칠수록 안목(보는 눈)이 넓고 깊어진다는 측면에서 비슷하다.
12:25~55
4봉인지 5봉인지 표시가 알 수 없지만 햇살 가득한 넓은 바위끝에 간이의자를 펼쳐놓고 경치를 감상하며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오르내림을 반복한다.발아래 저수지도 보이고 저멀리 산맥들이 물결치는 장관도
더욱 잘 보인다.예상치못한 어려움이 더 많아지는 실천(行)의 단계처럼 아는 것과 실제는 또 다른 세계이다.
12:58~13:00
한번 크게 출렁이며 내린 후 올라와서 바라보니 건너편 8부지점에 아직 식사중인 일행이
이제 일어서는가보다.
그리고 가야할 방향을 보니 오르내림의 롤러코스트의 위험천만한 요동도 스릴(樂)을 준다.
13:31~40
그렇게 8봉을 지나고 나니 산죽길이 나타나며 제법 청신한 기운이 도는데
여태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산의 모습을 보여준다.8봉까지 올랐으면 9봉은 금방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1봉에서 8봉까지가 40%의 어려움이라면 9봉 하나가 60%의 난이도 느낌이다.
아이젠이 없는 분들은 여기 산죽길에서 바로 좌측으로 하산을 한다.
몸을 비틀어 속의 내장도 비틀어진 듯한 계곡은 온통 눈과 고드름 폭포로 어우러져 위압감을
느끼게 만든다.워낙 가파라서 땀이 흐르는데 계곡의 냉기가 춥다기 보다는 시원한 느낌이다.
14:27~14:36
계곡을 벗어나 능선에 섰는데도 계속 오르내림과 좌우비틀림의 산길을 트레버스하며 제법
시간이 지난 다음에 정상이 나타난다.정상석엔 "구봉산(천황봉)"이라고 적혀있고,뒤로 운장산이 보인다.
용담호 너머로 장쾌한 덕유산이 보이고 하산길 전면에 마이산이 보인다.
시계가 좋아 조망도 참 좋다.9봉에 섰기 때문에 예술적인(藝) 조망을 볼 수 있는 것이고
그런면에서 9는 완성의 숫자이며 지고(至高)의 정상이다.
14:42~7
좌측으로 하산길인 바랑골 앞의 능선이 저수지로 이어져 있고 뒤를 돌아 올라온 길을 바라보니
깡아지른 9봉(천황봉)아래로 1봉에서 8봉이 키재기를 하고 있다.
14:49~15:29
능선에 있는 소나무는 왼쪽팔을 다쳤으나 당당한 기품이 느껴지는 장군의 모습이다.
바랑재에서 좌측으로 하산하는데 바랑골은 경사가 급해서 하산속도가 빠르다.
거의 다 내려오니 나무들이 한쪽으로만 가지를 뻗어 흡사 환영인파가 도열나온 듯하다.
완전히 하산하여 산악회에서 마련한 돼지수육과 미역과 참치를 넣은 찹쌀수제비를 먹으니 별미다.
부산으로 다시 오는길에 읽은 책은 "치열하게 피는 꽃 이치요"이다."히구치 이치요"는 24살에 요절한 일본의 천재작가로
일본지폐 5,000엔권에 보이는 일본 최초의 여성작가이다.그러고 보니 오늘은 "여성의 날"이다.
우리나라에도 5만원권 지폐에 신사임당이 나온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과거보다는 더 개방적인 사회적 환경과 인간의 근력에서 나오는 힘보다는 정보와 지식에서 나오는 힘이
더 강력한 현대의 속성상 더욱 여성의 힘이 빛을 발할 것은 너무나 명확하다.
그런면에서 앞으로 9를 완성할 자는 여성이다.
오늘 참여한 등산객을 보살피는 섬세한 지도력과 따뜻한 환대는 여타 산악회와 확연히 차이가 났는데
강산에산악회의 회장은 여성이었다.아마도 부산의 산악회에서 짧은 기간내에 새바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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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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