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야봉▲지혜의 핵심은 올바른 질문을 할 줄 아는 것이다.

- 언제 : 2008.6.1 (일) 07:30~21:30
- 얼마나: 2008.6.1 11:30~18:00(6시간30분)
- 날 씨 : 대체로 맑음
- 몇명: 18명
- 어떻게 : 부산 산울림 산악회 동행
▷ 성삼재-노고단-임걸령-노루목-반야봉-노루목-임걸령-피아골대피소-삼홍소-직전
- 개인산행횟수ː 2008-18[W산행기록-197 P산행기록-337/T687]
- 테마: 사색산행
- 산높이:반야봉
1732m
-가져간 책:한국전쟁의 진실과 수수께끼,제국
- 호감도ː★★★★


 

반야낙조(般若落照)라고 하여 반야봉에서 노을지는 낙조가 지리십경智異十景 중에 있다.반야봉에서 보는 낙조가 시각적으로는 환상적일지는 모르지만 의미적으로 볼때 반야는 노을지는 붉은 빛이 아니라 푸른 청색이다.왜냐하면 반야는 지혜이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반야의 의미는 사물(事)이나 세계(界)에 대한 바른 이해방식을 가리킨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지혜로 번역했다. 즉 올바른 세계인식이다. 하지만 승조에서 볼 수 있듯이 중국불교의 반야개념은 다소 변화했다.

 

그것을 미세하게 분석한다면 여러 가지로 분류할 수 있겠지만 크게는 두 가지로 구분가능하다. 지혜와 진리의 의미이다. 두 번째의 의미는 반야가 열반이나 공성 등의 진리개념과 등치되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실상을 파악하는 눈으로서 반야는 이제 실상 자체가 되었다.

 

그러므로 큰 의미로 반야를 지혜로 풀이해도 된다.지리산에 지혜를 의미하는 반야봉이 있으며 지혜라는 의미를 생각하고 반야봉을 보면 반야봉이 놓인 자리가 의미 깊어진다.


 

진리를 깨우치기 위하여 화두를 잡고 그 화두에 대하여 의심하며 그 화두에 대하여 질문하는 것은 상당한 용기와 끈기가 필요하다.그래서 그랬을까? 나옹화상 발원문 첫 구절은 이렇다.



원아세세생생처(願我世世生生處) 상어반야불퇴전(常於般若不退轉)

 

"반야의 지혜를 배우기 전에는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미다.지혜는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며 지혜의 핵심은 올바른 질문을 할 줄 아는 것이다.올바른 질문을 할줄 아는 그날까지 나 또한 퇴전치 아니하리라.

 

 

 

 

12:15
오늘은 6월1일이다.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6.25... 즉, 한국전쟁이 발발한 달이다.버스에서 읽은 책은 "한국전쟁의 진실과 수수께기"다.
이책은 소련의 해체 이후에 공개된 러시아의 한국전쟁관계 기밀문서들만을 원전으로 하여
쓰여진 최초의 책으로 김일성-스탈린-모택동의 기밀문서를 "A.V 토르쿠노프"라는 정치학
박사가 저자다.



이책에 의하면 한국전쟁은 김일성의 끈질긴 요청에 따라 스탈린이 허용하고,모택동이 동의해서
남한에 대한 북한의 선제공격으로 비롯되었으며 한국전쟁 수행을 둘러싸고 소련-중공-북한과의
관계는 수직적 관계였다고 적혀있다.또한 소련과 미국은 38선에 합의했기 때문에 소련의 참전
하는 것은 적당치가 않아서 중국이 북한에 군사원조를 제공한 것으로 나와있다.

 

알다시피 단 3년 남짓한 기간에 전황은 현기증이 날 정도로 급변해갔다.그때마다 수뇌들은
들떴다가 패닉 상태에 빠졌다가 하기를 반복했으며 3차 세계대전 직전의 아슬아슬한 상태까지
진전되는 긴박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나 또한 한국사람으로서 한국전쟁에 대하여 알만큼 알고 있는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으며 호흡이 같이 거칠어지기를 반복하며 페이지를 넘기면서 한바탕 전쟁을 치룬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성삼재 산행들머리에 도착한 시각이 오전 11시 반이다.공사 중인 산길과 목계단을 넘어
노고단에 오르니 반야봉이 손에 잡힐 듯 지척인 느낌이다.







 

14:03~14:27
눈에 익은 산길을 따라 임걸령에서 물 한컵 마시고 노루목 못미쳐 점심식사를 하고
바로 반야봉으로 오른다.

 

길가엔 분홍빛 연산홍 철쭉과 구상나무(Abies koreana Wilson)가 눈에 띄인다.

 


구상나무(Abies koreana Wilson)는 학명이 말해 주듯이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한국
특산수종으로 북방으로부터 전파된 선조종(先祖種)인 분비나무에서 분화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원조집단 덕유산을 비롯하여 지리산 및 분포 최남단 한라산 등 남부 고산지대에 자생하며
국내 보다는 국제적으로 ‘한국 전나무(영명 Korean fir; 독명 Koreanische Tanne 등)’로
잘 알려진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수종이다.



구상나무만으로도 반야봉을 오를 충분한 이유가 된다.

 



 



 



 



 



 



 

 

14:41~14:51
반야봉에 서니 멀리 천왕봉이 보인다.반대쪽을 보니 출발장소인 성삼재도 보이고 노고단도 보인다.
한바퀴 빙 들러보니 천혜의 조망터다.



















 

16:47~16:54
반야봉에서 조망을 즐긴 후 노루목으로 하산하여 임걸령에서 피아골로 하산한다.
피아골 대피소는 피빛 단풍이 물드는 가을과는 다르게 한가한 분위기다.
소살거리는 계곡의 정겨운 물소리를 따라서 짙푸른 신록을 실감한다.

 



 

17:08~17:26
물이 얼마나 맑은지 명경지수 그대로다.구계포계곡을 지나니 맑은 물이 싫었던지 가물치 한 마리가
바위에 붙어 천년 태양에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나는 세상을 강자와 약자,성공과 실패로 나누지 않는다.
나는 세상을 배우는 자와 배우지 않는자로 나눈다.

-벤저민 바버Benjamin Bar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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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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