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흘산▲어떤 것들은 그대로 남겨둘 때 가장 잘 간직된다.
- 언제 : 2008.4.27 (일) 08:00~20:00
- 얼마나: 2008.4.27 11:20~15:00(3시간40분)
- 날 씨 : 박무,황사 약간
- 몇명: 41명
- 어떻게 : 부산 백양산악회 동행
▷선구리-암릉구간-응봉산-설흘산 정상-망산-가천리-암수바위
- 개인산행횟수ː 2008-16[W산행기록-195 P산행기록-336/T685]
- 테마: 신록산행
- 산높이:설흘산 481.7m
-가져간 책:風流,그림 속에 노닐다.
- 호감도ː★★★★
전일 일림산 산행을 했지만 그다지 무리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금일은 설흘산으로 간다.두달만에 만나는 동문의 만남이 있는 산행이다보니 반가움이 앞선다.지도가 그려진 안내지를 받고보니 내 이름이 아직도 고쳐지지 않았다.
영원한 사나이라는 의미의 영한永漢은 영환으로 바뀌어져 있는데 영환은 아마도 한자로 바꾸면 영환永煥으로 바뀌어 영원한 불꽃이 될 가능성이 높다.사내 한漢은 물수水변인데 반하여 불꽃 환煥은 당연 불화火변이다.음양을 뒤바꾸어 놓은 것이다.
나한(羅漢) 혹은 아라한(阿羅漢)할 때 쓰이는 한漢은 거의 부처님급인데 세상살면서 한두 번도 아니고 툭하면 이름을 바꾸어 놓는 통에 이럴때마다 기분은 치한痴漢급이 된다.
사실 우리나라 태극기도 음양의 조화가 잘 못 되어 있다.해는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간다.그러므로 태극은 상하가 아니라 좌우로 나뉘어야하고,또 북방수 남방화(北方水 南方火)이니 음이 위로 향하고 양이 아래로 진행해야 맞는다.자연상태에서는 양이 위고 음이 아래다.하지만 사람은 생명의 뜨거운 기운은 배꼽아래에 오고,맑고 차가운 음의 기운은 머리위로 솟구쳐야 한다.사회적으로 보아도 낮은 곳의 여론은 높은데 닿고,높은이의 마음 씀씀이는 아래까지 미쳐야 한다.양이 위에 있고 음이 아래에 있으면 태극은 정체되어 움직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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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12:12
부산에서 산행들머리까지 가면서 읽은 책은 오주석의 "그림 속에 노닐다"이다.
지병으로 요절했지만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한 그의 문장과 그 문장을 뛰어 넘는
정확하고 바른 해박한 지식을 흠모한지 제법되었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한참 독서삼매경에 빠져있는데 총무님이 졸지에 설흘산에 대한
소개를 부탁하여 삼년전 다녀왔던 기억을 더듬어 소개를 하였다.그리고 산행들머리
에 도착한 순간 선두에 선 가이드가 되어 버렸다.무전기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출발
해보니 처음 들머리길은 생소한 길이었지만 곧 제대로 된 산행길을 만난다.
200여M 오르고 보니 발 아래에 선구마을이 눈에 들어오면서 안심이 된다.그리고
암릉지대를 만난다.
12:13~12:27
3년전과 비교하여 달라진 점은 척추 같은 암릉을 따라 안전을 목적으로 목책이
설치되어 있다.흡사 척추를 따라 침을 놓은 듯한 모습인데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쇼생크 탈출에서 레드의 대사처럼 "Something is best left and saved. -
어떤 것들은 그대로 남겨둘 때 가장 잘 간직된다."는 말이 떠 오른다.
그것을 빼고 나면 장쾌한 그 모습은 언제 보아도 압권이다.
12:30~12:36
예전이나 지금이나 어디가 하늘이며 어디가 바다인가?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하늘과 바다의 경계는 모호하다.약한 황사와 박무 때문만은 아니라고 확신이 드는 것은
3년전 날씨가 맑은 날도 이번과 똑 같이 그랬다.
드디어 응봉산이 보이는데 좌측 아래 신록은 눈이 부신다.
12:51~14:28
응봉산에 오르고 보니 설흘산이 제대로 보인다.응봉산에서 조망을 하며 휴식을 취한 후
설흘산으로 가는 산길 중의 제법 넓은 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설흘산에 올랐다.
설흘산 봉화대는 깔끔하게 보수가 되어 상대적으로 고풍스런 맛은 별로 없다.
봉화대 위로 올라가 보니 근처 망산과 가천마을이 다랭이 논배미 아래로 보인다.
14:.34~15:22
망산에서 응봉산 방향을 바라보니 응봉산 정상과 여섯부처님이 탄신하여 승천하셨다는
육조문능선이 장쾌하게 바다로 향한다.완전히 하산 한 후 예사롭지 않은 암수바위를
확인한다.암수바위...자식이 없는 "한恨"을 풀어 "흥"의 행복을 주고 그 대상이 되는 미륵이
자연 바위가 주가 되니 "무심"이다.풍류의 상호관계가 한눈에 드러난다.
암수바위 아래로 조금 더 내려가면 육조문능선이 바다로 침수하는 것까지 확인 할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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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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