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해마다 봄이 가는 것을 서러워하지만,봄은 그 서러움을 용납하지 않고 떠난다.

- 언제 : 2012.4.15(일) 09:00~16:45
- 얼마나: 2012.4.15 10:25~15:00
- 날 씨 : 맑음
- 몇 명: 2명(with W)
- 어떻게 : 자가SUV 이용
▷보문정-경주월드 인근 하천-대릉원

 

 

밤 새워 책을 읽었다.소동파가 "봄밤 한 시각은 천금 값(春宵一刻値千金)'이라고 했듯이짧은 봄날을 소중히 여기고 고맙게 누릴 일이다.그래서 봄에는 책 읽는 것도 사치라는 생각이 든다.이 시각에도 꽃은 떨어지고 있을테니....

또한 소동파는 해마다 봄이 가는 것을 서러워하지만,봄은 그 서러움을 용납하지 않고 떠난다라는 말을 했다.한마디로 꽃은 봄을 완상하는 사람에게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뜻이다.봄의 마지막 정취를 느끼고자다소 찌뿌둥한 몸이지만 카메라를 들고 경주로 향했다.

가는 동안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을 비롯한 봄바람 같은 달달한 노래를 들으며 차창에 부딪히는 벚꽃잎들을 날리며 달렸다.

경주로 들어서니 엄청난 벚꽃들이 바다를 이루었다.누군가 벚꽃잎을 주먹에 가득쥐고 뿌리듯이 쏟아지는데 엄청난 자동차 정체도 고마울 뿐이다.마음이 이렇게 너그러우니 무엇인들 예쁘지 않겠냐마는 경주의 고분,고목,유적 등 꽃들과 어우러지는 그 풍광은 천년영화가 새로 시작하는 듯 화려하였다.

 

 

워낙 많은 인파로 인하여 임시 주차장에주차하고내려보니
자갈밭 주차장에민들레두송이가피었다.

 

그걸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경건함으로 머리카락이 서는 느낌의 覺이 전율케했다.

 

해마다 피는 꽃이건만 새로운 느낌,새로운 생각이 살아난다.
꽃들처럼 살아야겠다.보는이의 가슴마다 다르게 피어날줄도알아야겠다.


 

보문정으로 가니 낙화한 꽃들이 물위에 떠서 탄성을 지르게 한다.

 

봄꽃들처럼 단 한순간이라도 미친 듯이 피었다가 처절하게 지는것도 배운다.

 


우물쭈물하다가 이것도 저것도 아닌 후회만 남을테니..
최소한 봄꽃처럼 살면 후회는 없을 것이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는 새로운 명소가 된 보문정은 실제 가보니
규모가 아담한 정원으로 사진으로 보는것 만 못하였다.

 

수련 연잎을 감싸는 벚꽃잎이 인상적이었고,수련이 숨을 쉬는지 가끔씩
뽀로록하고 물방울이 여러개 바닥에서 수면위로 올라오는 모습도 신기하였다.

 

경주 월드 근처 하천의 운치도 그런대로 볼만하였다.
나무들이 맹글로버 나무처럼 서로 얽혀있어서 또 다른 볼거리였다.

 

낙화하는 벚꽃잎이 그렇게 많이 쏟아지는데도 벚꽃터널 안에 있으니
하늘이 잘 보이지 않았다.

 

대릉원으로 가서 점점 희미해지는 벚꽃잎과 노란빛 보다는 초록빛이 더 많이 보이는
모습을 보고 올해의 봄꽃놀이가 끝물임을 느꼈다.

 

오늘 날씨는 화창하고 맑았지만 꽃들은 흐림이었다.꽃비가 폭우처럼 사정없이 내렸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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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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