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지옥도를 펼쳐보니 신음소리 들린다

미국은 역병으로 수십만명 숨져 소름끼치고

유럽은 오백년내 최대 가뭄에 중국은 대홍수

시베리아는 사십도 불볕이 그나마 다행이다

 

부산은 간밤에 내린비로 계곡은 작은 폭포수

하늘은 따뜻한 기온에 땅은 시원한 바람불어

골디락스 날씨에 맑고 푸른 천리안 시정거리

숲속을 두바퀴로 달리니 신선 놀음 상팔자다

 

 

 

 

地獄圖開慘不勝 (지옥도개참불승) 지옥도를 펼쳐보니 참혹함을 이기지 못하네.

疫鬼收魂數十萬 (역귀수혼수십만) 역귀가 수십만 영혼을 거두어 소름 끼치고,

旱魃虐歐五百載 (한발학구오백재) 가뭄이 유럽을 오백 년째 괴롭히며,

洪魔侵華萬里崩 (홍마침화만리붕) 홍수가 중국을 덮쳐 천리가 무너지네.

西伯炎飆猶幸耳 (서백염표유행이) 시베리아 불바람도 오히려 다행이라 하네.

 

夜雨滌山溪瀑落 (야우척산계폭락) 밤비에 씻긴 부산 계곡엔 폭포소리 떨어지고,

天溫地爽風徐來 (천온지상풍서래) 하늘은 따뜻하고 땅은 시원해 바람이 느리 오네.

適候澄空千里見 (적후징공천리견) 골디락스 날씨에 맑은 하늘 천 리가 보이며,

林間雙轡仙遊樂 (임간쌍비선유락) 숲속을 달리는 두 바퀴는 신선의 놀음이로다.

 

 

 

- 작시 노트

상편은 전염병, 가뭄, 홍수 등 글로벌 재난을 한자어로 표현하며,勝(승), 萬(만), 載(재), 崩(붕), 耳(이)로 압운을 맞추어 운율을 강조했습니다.

「疫鬼(역귀)」「旱魃(한발)」「洪魔(홍마)」는 재앙을 의인화한 표현입니다.

하편은 부산의 평화로운 풍경을 강조하며,


落(락), 來(래), 見(견), 樂(락)으로 압운을 일치시켜 경쾌한 리듬을 담았습니다.

「雙轡(쌍비)」는 자전거의 두 바퀴를, 「仙遊(선유)」는 신선의 유희를 상징합니다.

 

 

 

 

Le paradis est là où je suis

천국이 여기다! 내가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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