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산▲구름 아래 고개는 절레절레하고 정상은 두루뭉수리하니..

- 언제 : 2005.1.30
- 얼마나: 11:00~16:45(5시간 45분)
- 날 씨 :체감온도 낮으며 흐리며 바람 센
- 몇명:40명
- 어떻게 : 어울림산악회 따라서
▷한티재↗545봉↘불랫재↗421.2봉↘↗운주산 정상↘617봉↘↗621.4봉↘이리재
- 개인산행횟수ː 2005-5
- 테마:능선 눈꽃산행,
- 산높이ː운주산 806.2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구름을 받치고 있는 기둥 같은 산이라는 운주산(雲柱山)을 보러 포항으로 간다.한티재에서 운주산을 지나 이리재에서 마감하는 이구간은 낙동정맥 15구간이라고 한다.

운주산은 높지 않으나 그 품이 넓고 깊어 민초들이 살아온 고된 삶의 흔적이 많이 배여있는 곳으로 임진왜란 때는 김백암장군이 이 산에 성을 쌓아 항전했고, 구한말에는 영남지방의 의병조직인 산남의진(山南義陣)이 이곳을 근거지 삼아 포항·영일 일대서 거센 항쟁을 펼쳤다고 하며 또 한국전쟁 때는 많은 피난민들이 이 산에 은신하기도 했다고 한다.

정오의 날씨가 영하1도로 구름낀 바람부는 날이라 산행치고는 그리 춥지 않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바람이 얼굴에 맞닿을때는 제법 쌀쌀한 을씨년스런 날이었는데 ,깊은 눈과 고약한 날씨때문에 산행을 마치고 보니 운행시간에 비하면 힘든 코스였다.

 

 



10:56
부산에서 잠시 지체하여 8시 20분에 출발한 버스는 한티터널 앞 한티재에 11시 가까워 도착했다.
날씨는 산행하기 알맞은 날씨지만 따뜻한 버스안에서 나오다보니 잠시 몸이 떨린다.



11:06~13
서로 인사하고 산행을 시작하는데 10여분 오르자 숨이 컥컥 막힐 정도로 오름길이 가파르다.들머리를 지나
한번 더 오름을 하고나니 눈이 얼다 녹기를 반복한 후 추운날씨에 얼어버려 눈 알갱이들이
별로 날리지 않는 얼음눈(氷雪)이다.밭을 지나 잠시 시야가 뚫리는 듯 하더니 바로
큰 나무 숲속으로 조망이 닫힌다.





11:56~12:02
얼음눈 속으로 점차 깊숙히 산속으로 들어왔다고 느낄 즈음 545봉이 나오고,
여기서는 약간 좌측으로 난 길을 따른다.온통 하얀 눈과 앙상한 나목들 사이에
초록빛이 눈에 들어온다.추운날씨에도 생명력 강함을 자랑하는 듯한 이끼가 경외롭다.




12:34~13:26
한티재에서 올라간것 보다 더 내려 온 곳 - 내림길의 저점 - 에 불랫재가 있다.한티재에서 545봉을
올랐다가 다시 블랫재로 내려오고 보니 이제까지의 산행은 워밍업에 불과하고 산행은 이제부터다.


다소 훈기가 나는 묘지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다시 얼음 같은 눈을 밟으며 좌측 능선에 오르니
멀리 운주산이 보인다.여기서 아이젠을 착용한다.앙증맞은 421.2봉에서 보는 운주산은 반갑지만
의외로 멀리 보이며 여기서 다시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400여M를 더 올라야한다고 생각하니
뭔가 사기당한 느낌이다.





13:38
운주산 정상이 빤히 보이는 곳의 오름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올라보니 묘지가 있고 여기서 보니
아직 정상까지는 몇번의 오름이 더 남아있다.배가 고프니 여기서 식사를 한다.식사를 하는 도중
몸의 땀은 식어서 한기가 느껴지고 손가락마저 시렵다.



14:49~15:00
오른쪽 저편엔 영천호가 보이고 눈길을 헤치며 지겹게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며 이제는 정상일것이다하고
올라보면 다시 몇개의 앞산이 첩첩하게 포개어져 있으니 정말 산너머 산이다.그러나 높이가 올라갈수록
주위 조망은 넓게 펼쳐진다.




15:02~15:08
정상은 평평하며 두루뭉수리하다.정상 바로 아래에 운주산 알림판이 있고 막상 정상엔 참호가 물웅덩이
같이 만들어져 있어 머리에 난 종기처럼 보기 안스럽다.





16:45
정상에서 되돌아 내려오면 우측으로 뻗어가는 능선길이 보이고 바로 이곳에 우측으로 난 길이 보인다.
약간 내려가면 상석과 문인석이 예사롭지 않은 큰 묘지가 보이고, 이곳을 지나면 완만한 능선길이
속도를 낼수 있는 편편한길이 이어진다.그러나 가면 갈수록 길이 험해지며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힘들게 하는데 해거름을 지나니 바람마저 거세게 불어 체감온도는 크게 떨어진다.


점차 길은 릿지길로 변하며 좌우측 조망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대구-포항간 고속국도가 점차
가까워오면서 오늘의 산행이 마무리된다는 것을 느낀다.621.4봉을 오른 후 다시 내려오면
바로 585.4봉이 기다리고, 이곳을 지나면 바로 고개가 처박힐 듯 급강하하니 여기를 내려오면
이리재이다.이리재에 내려오면 영천방향 임고면 입간판이 눈에 들어온다.이리재에서 기다리고 있는
버스 안으로 들어오니 얼었던 얼굴이 벌겋게 녹고있다.






17:48
버스를 타고 기계면으로 들어와 농협창고 너른 공터에서 집행부가 하산주에 필요한 안주를 만들고 있는
사이 대부분의 산악회원은 삼풍목욕탕에서 목욕을 갔다.목욕시간 30여분을 못기다려 나는 강동락(낙동강?)
선생과 함께 허름한 막창집으로 들어가 돼지찌개를 주문하고 술을 마시니 이런곳에 이런 환상적인 맛을
내는 집이 있다니 믿을 수 없다.


주인 아줌마는 젊었을 땐 상당한 미인으로 보이는데 손맛 또한 일품이었다.돼지고기와 두부 그리고
묵은 김치에 파와 갖은 얌념으로 만든 찌개는 얼큰하여 냄비가 달그락거릴때까지 둘이서
술은 한병 밖에 비우지 못했다.밖으로 나와 버스 옆 산악회에서 만든 어묵을 안주삼아 다시 술잔을 기울이니
겨울의 짧은 해는 이미 넘어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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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흐르듯 자연과 만나는 산행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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