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랑대)신선이 노는 곳이라면 귀양살이인들 어떠랴만
-.일시 : 2010.6.2 10:00~14:00
-.얼마나:2010.6.2 12:00~14:00
-.날 씨 :맑은 가운데 다소 더움
-.몇명: 두명
-.어떻게:아들과 함께
▷원대복집-공수마을-해동 용궁사-시랑대-공수마을
-.테마:문화유산답사
-.호감도ː★★★
시랑대(侍郞臺) 귀양살이라 하지만 오히려 신선이 노는 봉래산을 가까이 두고 있다.
謫居猫得近蓬萊 人自天曹二席來 三字丹書明翠壁 千秋留作侍郞臺 |
나의 애마 윈스톰이 3년이 되다보니 신발을 바꾸어줄 때가 되었다.
그동안 험로를 다니다보니 휠얼라이먼트도 다시 고쳐주고,
뒷바퀴보다는 앞바퀴가 상대적으로 많이 닳았다.
앞바퀴만 바꾸려다 무엇보다 타이어는 자동차의 구성품 중에서도 중요하다는
인식이 강해서 모두 바꾸었다.다소 마음에 드는 타이어를 골랐더니
"신발값보다 싼 타이어"라는 문구는 어디가고,100만원이 넘는다.
어쨌던 새신발로 갈아신고 달린 곳은 "원대복집"이었다.
월내 고리원전 입구 삼거리 시외정류장 앞에 위치한 원대복집의
김사장은 나와 함께 한라산,금강산 등 같이 산행을 한 인연도 많은데,
어찌 살다보니 그동안 한번 찾아보지도 못했다.
밑반찬이 깔끔하고 곧이어 나온 밀복수육으로 식사를 대신하고
그곳에서 파는 맛있는 멍게젓갈 한통을 샀다.
일광의 유명한 대복집과는 오누이지간으로 알고 있다.
식사를 끝내고 공수마을로 들어와서 주차를 하고 해변을 따라 트레일을 시작한다.
아기자기하고 평화로운 마을을 돌아 산길로 향한다.바닷가에서 나는
짭조름한 향을 맡으며 숲을 지난다.
길을 잘 못들었는지 달마정사를 지나 해동용궁사가 나온다.
달마정사 앞의 달마상 앞에서 달마와 같은 표정을 지어보라고
아들에게 주문을 걸었더니 제법 입술과 나온배까지 비슷한 표정이 나온다.
복전함 옆에 앉으면 삼달마상이 될 듯 하다.
시랑대가 해동용궁사 근처라고 알고 있었지만 도저히 길이 보이지 않아서
공수마을로 되돌아와서 흐릿한 길을 더덤었더니 다행히
해안가 길을 다시 찾아서 시랑대를 찾을 수 있었다.
‘시랑’이란 판서에 버금가는 벼슬로서 권적은 그의 예전 벼슬인 이조참의를
판서직에 버금가는 계급으로 자화자찬하여 시랑대란 글자를
바위에 새겨놓은 것이었다.
옛날엔 인간세상에서 보기드문 절경이었던 모양이다.멀리 중국에서도
해동국 조선의 시랑대를 못보고 죽으면 한이 된다고 했을정도이니...
권적의 시랑대와 시조 각자후로, 시랑대에는 수많은 시인 묵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이후 이곳엔 수많은 시조가 새겨졌다고 한다.기장현감 윤학동,김후,육천민의 시도 각자되어 있었고,
차성가라는 시조도 있었고 홍문관 교리 손경현이 남긴 시도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시랑대라는 글자와 손경현의 학사암이라는 글자가 보이고 그 아래쪽에
시조가 두수 정도 있다고 하는데 워낙 절벽이 험한 모양새라서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포기하였다.
현재, 한시는 겨우 두문 뿐이고 나머지는 최근 들어 거의 파손되었다고 한다.
1960년도 들어 구들장용으로 시랑대의 바위를 마구잡이로 캐내고 도로 개설
등으로 바위가 많이 파손되어버렸다고 한다.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어느정도 분위기는
남아있지만 인간세상에서 드문 풍광을 보여주는 정도는 아니다.
또한 아래쪽으로 내려가려다 급전직하의 바위와 깨어진 돌들이 쌓여 위험하다.
한마디로 망가진 풍광이라는 것은 절경은 고사하고 감추어야 할 흉물이 되었다.
해동 용궁사가 굳이 담장을 쳐서 막은 이유를 알 것 같다.
신선이 노는 곳은 그대로 신선이 놀도록 두는 것이 좋았을 것을
개발 지향의 인간이 모든 것을 허물어 놓았다.
어찌 "개발에 닭알" 신세의 절경이 이곳 뿐이랴만
오늘 현재도 많은 곳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반복하고 있으니...“천지는 장구하게 지속되나니, 천지가 오래갈 수 있는 것은
자기만 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장생할 수 있다.”
고한 천장지구(天長地久)는 인간이 끼어들면 모든 것이 변한다.
그것이 변치 않을 영원한 사랑이라고 하든,자연이든...
쉼없이 변화하는 것이다.그러니 변덕스런 표심은 더 한 것이다.
사실 장생하는 것은 쉼없이 변화하는 "변화" 그 자체다.
그저 변화하는 흐름만이, 낳고 자라고 죽는 무한한 차이의 반복만이 있을 뿐.
그래서 천지불인(天地不人)이라고 하지 않든가?
가난한 땅에 축복을, 불행한 자에게 행복을 내려주면 좋으련만,
천지는 만물의 행·불행과 빈부에 무심하다.
그런 천지를 보고 보존과 개발의 "인간의 선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선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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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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