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선녀가 하늘로 오르다 이 광경을 보았다면 넋을 잃었을지도 몰라



- 언제 : 2013.1.4  23:50~1.5 16:30

- 얼마나: 2013.1.5 05:30~12:00
- 날 씨 : 맑음,아침기온 영하 21도 습도 85%
- 몇 명: 4명+30여명
- 어떻게 : "여행사진의 모든 것" 카페 동행 출사(블랙호스님 트라제 카풀동승) 
▷소양강 제5교~소양강 제3교-천전리 통나무집 닭갈비

 

 

 

 

예전에 소양강을 한번 다녀온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제대로 된 상고대를 볼 수 없었다.여행사진의 제맛을 알기 위해서 우선 적절한 시기와 날씨를 잘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절묘한 그 시점을 만나면 평범한 풍광도 절경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최근 한파로 몹시 춥다.그 이유가 아이러니하게도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다니 이거야 말로 지구온난화의 역설이다.지구가 뜨거워질수록 한파는 강력하게 된다는 것인데,지구온난화로 북극 해빙이 녹으면서 방출한 수증기가 시베리아와 몽골에 눈으로 쌓이게 되고 이것이 시베리아 고기압을 발달시키면서 한반도까지 한기가 밀려 내려온다는 것이다.

 

기록적인 한파에 강에서 습도가 높아지면 물안개가 대중목욕탕의 수증기처럼 피어오르게 되고 그것이 나무에 맺혀 그대로 얼어 버리면 지상에서 만든 천상의 모습이 보이게 되는 것이다.그래서 나는 소양강의 상고대를 보고 선녀나 천사 같은 천상의 그 누구도 이때만큼은 지상을 부러워하고 그들도 넋을 잃어 버릴 지 모른다는 확신이 들었다.

 

 

 

 

왕복 12시간 운전을 해야한다.그것도 한파로 도로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야간에 이동을 해야만 일출시각에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홀로 가기엔 경비도 만만찮다.나의 차는 공장에 가서 정비를 받아야 하는데
무리해서 운행할려면 할 수도 있는 묘한 상황이었다.
왠만하면 나는 나의 차량을 이용하는 편이다.

 

일단 카풀을 신청 한 후 금요일 정오까지 기다려보고 여의치 않으면 금요일 오후
식사시간을 이용하여 차 정비를 맡기려 갈 생각까지 하였다.

 

다행히 블랙호스님이 자신의 차량을 지원한다는 연락에 큰짐을 들었다.
금요일 밤11시 50분 부산에서 출발할 때는 영하 2도 정도였는데 점점 북쪽으로
갈수록 기온이 떨어진다.단양휴게소에서 보니 영하 17도였다.

 

상의는 우모복과 오버트라우저 및 누비자켓으로 든든했지만 하의는 발열내의와
기모 등산복 하의였지만 무릎이 시리다.

 

3시반경 도착한 치악산 휴게소에서는 영하 19도이다.얼큰한 휴게소 김치라면으로
몸을 데웠고,하의는 오버트라우저로 방풍을 하였다.시린 무릎은 핫팩 두 개로
응급처치하니 그런대로 추위와 맞설 수 있었다.

 

블랙호스님은 내가 교대로 운전을 하겠다는 제의를 여러번 했지만
차량에서는 잠이 오지 않는다면 홀로 운전을 했는데 밤11시 반부터
다음날 오후 5시까지의 강행군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훌륭하게 소화하였다.

 

나 같으면 한두 번은 잠을 잤을텐데..대단한 운행능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영하 21도의 소양강 5교 근처 일출을 기다린다.많은 사진사로 인하여
자리다툼이 만만찮다.

 

상고대와 물안개가 판타지를 보여준다.전날은 소양강 측에서 물을 방류하여
사진사들이 물에 빠지는 등 곤욕을 치뤘고 구조대가 보트까지 동원하여 출동
하였다고 한다.

 

해가 뜨는 산그리메 위치에 Haze가 아쉽게도 있어서
마치 태양이 손전등을 하늘로 비추듯 떠오른다.

 

 

 

 

 

 

 

 

 

 

 

 

 

 

 

 

 

상고대가 환상적으로 피었다.해가뜨며 얼음은 태양의 빛을 흡수하며 황금색으로 변한다.
그 황홀경과 마주치니 간밤의 그 어둠이 혼란이라는 카오스가 이미 잉태를 하고
있었던 시간이었다는 것을 느낀다.

 

물을 방류하겠다는 소양강댐의 확성기 소리에도
유유자적한 저 사진사는 그 황홀경 속을 걷는것에 대하여 이미 시공을 초월한 모습이다.

 

 

 

 

 

 

 

 

 

일행은 이제 소양3교로 간다.막상 도착해보니 넓은 강폭 때문에 많은 수증기를 공급하게 되고
물안개가 짙은 안개처럼 피었다.강의 나무들은 눈이 부실 정도로 몽환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이 아찔한 아름다움을 뭘로 표현해야 할까?

 

그래 더욱 아찔하게 만들면 가로보다는 세로로 찍으면 되겠고
조금이라도 안정감을 해치려면 중간에 강을 넣어 S자로 구도를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리의 포인트에 맞추어 부지런히 이동하였다.

 

 

 

 

 

 

 

물안개가 용오름처럼 소용돌이를 친다.강 양쪽은 높은 지대가 막혀있고
내가 서 있는 다리가 장벽이 되어 역학적으로 "어그러진 사발"이라면
그 안으로 바람이 부니 안개가 운동에너지를 따라 바람개비처럼 돌고 있었다.

 

사진을 찍으려고 그 소용돌이에 핀을 맞추니 맞춰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거리를 가늠하여 비슷한 거리에 있는 사물에 핀을 맞춘 후 고정하여
찍었더니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런대로 모습이 찍혔다.

 

 

 

 

 

 

 

오늘만큼은 그곳이 천당,천국,천상이든 부럽지 않다.
이미 이곳은 지상천국(낙원,이상향)의 모습을 갖췄으니......

 

 

 

 

 

 

 

 

 

.

출사를 마치고 가 본 천전리 통나무집 닭갈비의 맛도 이 근처에서는 최고라고 한다.
볼거리와 먹거리가 풍성하니 이번 여행은 완벽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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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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