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제법 비가 옵니다.내일까지 비가 온다고 합니다.누구는 비가 오면 막거리에 파전이 생각난다고 하지만,나 같은 사람은 음악을 듣거나 그림을 감상하고 그림에 붙은 화제를 보고 그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싶을때가 더 많습니다.

먼저 이인문- 산촌우여도 그림을 봅니다.

 

 

그림 속 좌측 상단에 화제시가 있습니다.

草屋雨餘雲氣溼 (초옥우여운기습)
開門不厭好山多 (개문불염호산다)

마을에 비 가는 소리 뒤로 먹구름 젖었으나
문 열어두면 많은 산 반기니 좋아 싫지 않네

 

산촌우여(山村雨餘)’라는 말은 ‘산동네의 비 가는 소리’로 풀이가 됩니다.

채근담에 "비 갠 뒤에 산빛을 보면 경치가 문득 새로움을 깨닫게 되고, 밤 고요할 때에 종소리를 들으면 그 울림이 한결 맑고 높아라. (雨餘에 觀山色하면 景象이 便覺新姸하고 夜靜에 聽鍾聲이면 音響이 尤爲淸越이니라)."라는 글이 있는데 그 여운 속에서 그림과 화제를 보면 더 느낌이 진하게 다가옵니다.

제시의 글씨는 ‘기원(綺園)’의 작으로 "기원"은 조선 후기 문인 겸 서예가 유한지(兪漢芝, 1760 ~ 1834)의 아호를 가리킵니다. 유한지는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다르리라”라는 명문장가로 이름이 유명한 유한준(兪漢雋)의 사촌형이기도 합니다.위의 화제시는 예서로 쓴 것입니다.양반 유한지는 중인(中人:양반과 상민의 중간 계급) 출신의 3인방 화가인 소띠(1745년생) 동갑 이인문, 김홍도, 박유성과 고루 친교했고 김홍도와 동갑내기 벗이고 화가들인 이인문, 박유성과 차례로 교우를 맺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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