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악산)도로를 따라 걸으며 월악산을 바라보고..

2003.1.19

언제부터인가는 모르겠지만 나의 관심사 중에 역사와 국어가 자리잡았다.
사실 TV프로그램을 잘 보지는 않지만 뉴스와 역사스페셜 및 일요스페셜은 꼭 보는 편인데
이번엔 어떻게 된 일인지 역사스페셜과 일요스페셜을 묶어 "최인호의 다큐로망 해신 장보고"를 연속으로
방영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연속 2주동안 일요일 등산을 갔더니 토요일분은 모두 보았는데 일요스페셜은 모두 보질 못했다.
그 사실을 토요일 알고 인터넷에서 한꺼번에 몰아서 보는데 내용에 집중한결과 - 탐정이 사건을 하니씩
풀어가는 것 같은 형식이다보니 - 중간에 오프를 하지 못하고 새벽 3시까지 보게되었다.

그리곤 아침에 눈을 뜨고 배낭을 챙겨 월악산으로 향했다.빨리 예약한 덕분인지 약한 체력을
감안한 탓인지 앞줄에서 세번째 11번에 앉게되었다.

그때까지는 좋았는데 주위에 누군가 향수인지 진한 스킨화장품인질 모르겠지만 그게 나에겐 고통을 주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버스안에서의 냄새와 장시간 탑승에 의한 멀미증세까지 생겨서 속이 미식미식한 상태가
이어지는 끝에 월악산 산행 들머리 송계리에 도착했다.

인원파악후 10여분을 급하게 오르던 중 멀미와 이명현상 및 펌핑된 장딴지를 느끼며 더 이상 진행하기
힘든상황을 인식하게 되었다.잠시 휴식을 취했지만 호전되지 않아 깍두기머리 후미대장에게 상태를
이야기하고 바로 하산하였다.아니다 싶으면 바로 깔끔하게 포기하는 것이 몸에 배어있기 때문이었지만
하산하면서 상태가 호전되자 약간의 후회는 있었다.

그런데 그 짧은 사이 버스는 이미 출발하고 없어서 보덕암 아래 쑥갓지역까지 도로를 따라 걷기로
마음먹고 걷기 시작했다.오늘도 난 단독산행을 하게 되었는데 선천적으로 혼자서도 잘 놀기 때문에
즐기면서 집결지까지 가기로 했다.


:::송계리 동창교에서 바라본 월악산:::

동창교에서 송계초등학교를 지나니 송강어가(松江魚家)라는 매운탕집이 눈에 들어왔는데 충북지역에서
토속음식경연대회에서 1등했다는 광고성 플랭카드에 이끌려서 식사도 할 겸 들어가게 되었다.


:::송강어가에서 바라본 월악산:::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쏘가리 매운탕에 이끌려 TV를 보면서 소주를 한병이나 대낮에 먹었다.
얼얼하게 취기가 올라 힘든줄 모르고 송계3교에 다다르기 직전에 황강영당에 들르게 되었다.


:::황강영당에서 바라본 월악산:::

황강영당은 본래 조선 영조 2년(1726)에 건립하고 그 이듬해 사액된 황강서원으로 고종 8년
서원 철폐령에 따라 철폐되자 그 자리에 문정공 송시열, 문순공 권상하, 문순공 한원진, 증 사조참판
권욱, 병계 윤봉구등 5선현의 영정을 모시는 「황강영당」을 건립한 것인데 건물구조는 목조와즙 정면 2간,
측면 2간의 팔작집으로 담장에 일각문이 있고 송시열 선생이 쓴 「한수제」와 「황강영당」의 편액이 있다.

문이 잠겨져 있었는데 입구에 있는 집에 들러 구경을 좀 하자고 하니 문을 열어주고 이미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약과와 막걸리로 한잔 대접을 받았다.정말 인심도 후한 동네다.월악나루를 거쳐 우측으로
빙둘러 윗말까지 다시 걷기 시작했다.


:::송계2교에서 바라본 월악산:::

송계2교부터는 월악산따라 휘돌고 있는 남한강 물줄기와 같이 나란히 뻗어있는 도로를 걷자니
"이럴 줄 알았으면 좀 힘들어도 산행을 할걸"이라는 후회가 따랐다.


:::월악나루에서 바라본 월악산:::


:::탄지리 민박촌에서 바라본 월악산:::


:::중치제에서 바라본 월악산:::


:::윗말 가까이에서 바라본 월악산:::


높낮이도 없는 도로를 따라 정말 지루하게 걷고 걸어서 쑥갓지역까지 갔더니 오후 3시반경에 되어
이제 땀으로 몸도 따라주니 보덕암까지라도 가자는 욕심이 생겼다.

진흙길과 오솔길을 지나 제법 올랐다고 생각할 즈음 길이 끊어졌다.
할 수 없이 하산해서 마을 가게에 들러 빨리 하산한 분들과 손두부전골과 막걸리를 한잔하며
오늘의 씁씁한 도로행을 달랬다.

어렵더라도 용맹정진하는 진정한 산악인은 물건너간지 오래되었고 잿밥에만 관심을 가지는
땡초가 되었지만 다음산행은 좀더 나아질거라고 자위적인 위로를 한다.

젊어서 등산 좋아한 사람치고 부자된 사람없고 부자된 사람치고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 없다는
산 격언을 떠올리며 난 오늘도 산정산악회의 알라인게인 땡초의 길을 간다.

언제쯤 제대로 따라나 다닐것인지 심히 걱정스럽다.아마 오늘도 지방을 태운것보다는
축적한것이 많으리라...


━━━━━━━━━━━━━━━━━━━━━━━━━━━━━━━━━






변화하는 모든 것 속에서 자신을 만난다.
風流山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