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봉▲도심의 야경을 등대삼아 오른 달없는 달빛산행


- 언제 : 2006.2.16 19:30~24:00
- 얼마나: 19:30~22:00(2시간 30분)
- 날 씨 : 흐린날씨로 달빛없음
- 몇명: 12명 + 1명
- 어떻게 : 산과 그리움(
http://cafe.daum.net/20051205mm)따라서
▷냉정지하철역~체육공원~삿갓봉405.6m~삼각산~철탑~신모라~사상도서관

- 개인산행횟수ː 2006-9 [W산행기록-138/P산행기록-280/T626]
- 테마: 야간산행
- 산높이:백양산 삼각봉 454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야간산행

앞으로 별일이 없으면 목요일 마다 야간산행을 하기로 했다.부산에는 야간산행을 하는 단체가 20여곳 된다.야간산행은 산행에 푹 빠진 사람만 참석하는 젊은 날의 투정이지만 그 순수함이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것이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무척 기쁘도 기쁜 척 하지 않고 무척 슬퍼도 슬픈 척 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 아닌가? 나이들어 슬며시 19살 여고생들을 엿보면 그들은 엄마나 웃음이 헤프며 인생을 신나게 사는가를 알수 있다.

별일 아닌 주제도 그들에게는 웃음으로 승화하는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다.나는 오늘부터 야간산행을 다시 하기로 했다.일요일은 산악회를 따라 원거리로 가고 토요일은 나 혼자만의 풍류산행을 즐기며 목요일은 달빛친구들을 만나 내가 20여년전 가졌던 산에 대한 열정, 즉 에너지를 획인하고자 한다.


나의 뒷동산으로

19:30
열정의 출발점은 공교롭게도 냉정역이었다.산행대장이며 방장인 단풍님의 해맑은 웃음이 나의 긴장감을 풀어준다.
내가 등산을 배우던 시절은 규율이 엄격한 분위기 때문에 자연스런 웃음이 사라진 조직의 형태였지만
지금은 처음 만나는 사람도 풋풋한 산쟁이들의 이해심이 모든 것을 덮어주는 시대 아닌가?


설익은 인사를 나누고 육교를 지나 산에 드니 이마등을 했다고는 하지만 사방 10M 이상은 모든 것을
가려주는 암흑의 세계이다.


항시 느끼는 것이지만 부산의 야경은 어디를 보아도 멋지다.산과 도심이 함께 꿈틀거리는
생동감을 그 어느 곳보다 잘 표현되는 곳이다.


전날, 술 당기는 비오는 날 덕분에 영도에서 자리돔 회를 안주로 퍼마신 주독이 모두 빠져 나옴을 느낀다.
선선한 봄바람 같은 날씨에 땀조차 흐르지 않는다고 하는데 나는 이미 사우나를 즐기고 있다.


하지만 아는 사람 한 사람 없는 낯선 초행의 인사길이라서 어느정도 긴장감이 나에게 있었던지
힘든 줄 모르고 갑봉까지 올랐다.멋진 야경을 담는다.황련산 방향과 낙동강 방향의 야경을 담고
휴식을 취한 후 완만한 등로를 다시 오른다.


삼각봉으로

전일 마신 주독이 모두 빠졌다는 걸 느끼는 순간 몸은 가벼워지고 발걸음도 경쾌하다.
암릉을 지나니 삼각봉 정상이다.아래를 내려다 보니 야경이 아름답고 도심 너머 엄광산은 병풍처럼 편안하다.
삼각봉도 나름대로 주위에서는 높은 곳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려는지 제법 밤바람이 거세지만
하산 할 방향의 야경은 달없는 달빛산행을 보충해 주려는지 어는 것이 더 환한 조명을 제공하려는지
경쟁하는 듯 밝기만 하다.



 



22:00~24:00

혼자서 야간산행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을 산악인이라고 말하기 어렵다.혼자서 야간산행을 하면
모든 것들은 호기심으로 다가온다.평상시에는 대수롭지 않던 것들도 새롭게 해석되고 때로는 착각에
이를 정도로 다르게 보인다.홀로 야간산행을 하는 것은 감성,지성을 빨아들이는 빨판을 내 몸 모든 곳에 붙이는 행위다.


그 외로움이 지나쳐서 병이 될 것 같으면 단체로 야간산행을 해보라.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밤이되면 TV보는 것에 익숙한 나약한 현대인이 되었다면 TV없던 시절 호기심을 쫓아
밖으로 나오는 것을 즐겼던 그 시절이 그립지 않은가?


사람 내면에 꿈틀거리는 야성을 간직하고 싶다면 오늘밤도 능선을 헤맬일이다.

젊음의 기운이 전염되었을까? 내일 직장에 가야 한다는 것 조차 잊고 원샷에 더덕동동주 사발을 들이키며
호기롭게 놀았다.오늘도 장진주는 필요하다.


但願長醉不願醒(단원장취불원성)~.그저 마냥 취해 깨고 싶지 않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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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모든 것 속에서 자신을 만난다.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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