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갑산▲하늘 향해 불꽃같은 사랑을 이고, 기다림이 더 아름다운 사랑이여!
- 언제 : 2008.9.20 (토) 07:50~22.30
- 얼마나: 2008.9.20 12:30~16:30(4시간)
- 날 씨 : 흐린 후 비
- 몇명: 46명
- 어떻게 : 부산 두메산골 산악회 동행
▷ 불갑사 주차장 인근 마을입구-불갑사 주차장-관음봉-덪고개-노적봉-법성봉-투구봉-장군봉-노루목
-연실봉(516m)-구수재-상사화군락지-동백골-불갑사
- 개인산행횟수ː 2008-25[W산행기록-204P산행기록-344/T694]
- 테마: 꽃무릇산행,문화유산답사 산행
- 산높이:불갑산 연실봉 516M
- 가져간 책: 부의역사
- 호감도ː★★★★★
불갑사(佛甲寺) 사찰과 꽃무릇(상사화相思花) 군락으로 유명한 불갑산을 다녀왔다.불교佛 다음에 바로 갑甲이 오는데 갑甲은 천간天干에서 가장 빠르다.그러므로 불갑사佛甲寺는 불교+최초+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삼국시대 백제에 불교를 처음 전래한 인도스님 마라난타존자(摩羅難陀尊者)가 남중국 동진(南中國 東晋)을 거쳐 백제 침류왕 1 년(384년)에 영광땅 법성포로 들어와 모악산(옛 불갑산 이름)에 최초로 사찰을 창건하였는데, 이 절이 제불사(諸佛寺)의 시원(始原)이요 으뜸이 된다고 하여 불갑사라고 이름지었다고 한다.마라난타스님이 백제에 불교를 처음 전도한 것은 여러 가지 판타지 성격의 전설이 많다.
고구려가 중국을 거쳐 불교를 받아들였다면 백제는 곧바로 인도에서 직수입되었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크며,그보다 400년 앞선 인도불교 직수입국인 가야불교는 많은 사찰과 장유화상이라는 스님이 있지만 가야불교가 학계에서 공식적인 인정을 못받는 것은 탑으로 보기에는 어슬픈 돌덩이 다섯 개인 파사석탑밖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데 비해 백제불교는 불법승佛法僧 삼보가 모두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불갑사가 마라난타존자가 세운 최초의 백제사찰인 "초전법륜지初傳法輪地"인지에 대해서는 "카더라"식의 전설이 있을 뿐이지만 여러 가지 정황적인 사실을 유추해보면 맞는 것 같다.만약 초전법륜지가 맞다면 불법승 삼보중에 그 중에서 법法과 관련된 경전을 만들기 위하여 종이와 제본에 필요한 풀같은 접착제가 필요했을 것이다.
꽃무릇뿌리는 알로이드성분이 함유하고 있어 방부제역활을 하는데 절에서는 뿌리를 갈아 풀쓰는데 사용하는데 이렇게 만든 불교경전은 마무리로 책을 묶을때 꽃무릇 뿌리로 쑨 풀을 바르면 좀이 쓸지않고 불교에서 탱화를 그릴때 천에 바르면 탱화를 오랫동안 보존할 수가 있기 때문에 사찰 주변에 널리 있는 것이다.그중에서도 선운사,용천사와 더불어 불갑사의 꽃무릇 군락은 압권이다.
'화엽불상견 상사초(花葉不相見 想思草)'라 하여 꽃무릇은 한 뿌리이면서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해 꽃말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의미로 다가오고 곧 상사화로 달리 불러진다.경전 제작에 필요한 용도를 씌어진 실용적인 면이 있다손 치더라도 할머니 보살들이 상사화 전설을 듣고 애절하여 눈물 짓는 모습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상사화는 붉은 색이 더욱 돋보이는데 정열적인 빛깔과 더불어 그 모습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불꽃 같은 형상이다.상사화도 수선화과로 세상이 자기가 잘난 모습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나르시시즘과 통하는데 약간 수가 틀리면 곧바로 허리째 똑하고 부러지는 모습에서 절대순결을 간직한 꽃이다.
사랑보다도 죽음이 더 가벼운 저 꽃은 사랑을 위해서는 기다리고 기다리는 기다림의 미학이 있는 꽃이다.기다림이라는 측면에서 달리보면 마라난타존자가 백제에 불교의 씨앗을 뿌리고 수많은 세월을 기다린 후 그 땅이 불국토가 되기를 기다렸을지도 모른다.사랑의 다른 뜻인 자비심으로...그래서 단지 몇 포기로 시작되었을 저 꽃들이 불갑산 전체로 퍼져가고 있는 중이다. |
12:30
이제는 걷자! 제발
불갑사는 전남 영광군 불갑면 모악리에 있다.버스로 부산에서 불갑사까지 4시간 반을 달려가는 사이
차내에서 읽은 책은 권흥우의 "부의역사"이다.자본주의는 경기가 순환하는 과정에서 버블이 터지는
속성을 반복하는데 최근 미국이라는 버블이 터지고 있다.
만유인력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은 1720년 주식투자로 거의 전재산을 날린 뒤에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 할 수
있어도 인간의 광기는 도저히 측정 할 수가 없다."라고 했다.중세시대 신학자이며 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는
"이윤을 향한 끝없는 탐욕은 권력과 섹스에 대한 탐욕과 더불어 3대 중죄"라고 투기를 경계했다.
그 끝없는 욕심이 소에게 소의 몸을 사료로 만들었고,그 끝없는 욕심이 단순한 집의 매매와 중개를
모기지라는 ABS라는 "자산유동화"의 시스템을 빌어 MBS(Mortgage Backed Securities)라는 주택저당증권
을 만들었으며,그기에 더한 욕심으로 CDO(담보부채부증권)라는 괴물같은 파생상품이 탄생되었다.
이미 인간의 욕심이 광우병처럼 인간의 통제를 벗어난 상황이 된 것이다.최초의 튤립투기 역사를
거론하지 않도라도 IT투기의 거품이 꺼진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건만...
톰소여의 모험으로 잘 알려진 마크 트웨인은 "은행가란 족속은 햇볕이 내리 쬘때 우산을 빌려 준 다음
비가 내리는 순간 돌려 달라고 하는 인간"이라고 했던가?
FRB라는 미국의 연준이 최후의 대출자에서 최후의 투자자가 되고 있다.미국식 대량생산의 대명사이며
미국 총의 대명사인 콜트사가 만든 총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였든지,"신은 모든 인간을 창조했고,
콜트는 그들을 평등하게 보냈다"고 했는데 인간의 탐욕이라는 원인이 모든 불행의 씨앗이다.
그 욕심들이 문명 이전에는 숲이 있었지만 문명 이후에는 사막만 남는 꼴이다.미국을 움직이는 3대 핵심,
그것은 무기라는 군사와 석유라는 에너지와 돈이라는 금융인데 금金gold이 없는 금융을 대체하고
있는 것은 무기라는 철鐵 본위제도만 남아서 전 세계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 한국은 항상 "빨리 뛰자"이다.벌써 IMF의 교훈도 잊어 버렸다."조금이라도 빨리" "무리수를
써서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라는 성장 지상주의는 부채비율 500%가 넘는 무리수를 두어
한꺼번에 욕심이 터져 버린 경험이 있건만 지금 다시 "다시 뛰는 한국인"이라며 성장을 부추기고 있다.
리만 브러더스라가 망한 지금 우리나라의 성장지상주의적 정신이 있어 늘상 위태위태한 느낌이다.
이젠 제발 펀더멘탈을 중요시하며 "이제는 걷자"를 주장하고 싶다.
12시 30분 불갑사 근처에 도착했다."자 이제 걸을 시간이다."
도로주변부터 맛뵈기를 보여주듯 상사화들이 피어있다.주차장 왼편 화장실 옆으로 등산로가
있다.산길 좌우에 상사화들의 군락이 발걸음을 가볍게 만드는데 상사화축제장에서
울려퍼지는 불갑산 굽이마다 상사화로 이러지는 가수 조기량의 "상사화"노래가 운치를 더한다.
관음봉을 넘으며 발 아래를 굽어보니 불갑사 사찰이 보이는데 사찰의 위치가 저수지가 제방 아래
놓여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고개와 봉우리을 너머 알맹이 단단한 연실을 위해
덪고개에서 늦은 식사를 하고 사람 두사람정도 들어갈 수 있는 호랑이굴을 지나 노적봉,법성봉,투구봉,장군봉
은 별로 힘들이지 않고 약간의 오르내림을 반복한다.이후 노루목이 나오는데 통신 철탑이 이곳까지 임도가
뚫려있다.
좌측은 낭떠러지인 암릉을 따라 오르니 노루목 철탑으로 오르는 산길이 생채기 흉터처럼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연실봉 방향의 조망은 거침이 없어 좋다.
14:54
하늘문 같은 바위를 우측을 지나 목계단이 나오는데 목계단을 오르자 연실봉이 나타난다.
연실蓮實의 의미는 "연꽃의 열매"라는 의미다.아마도 내가 어릴때 먹어 보았던 "연밥"을 의미
하는 것으로 느껴진다.여름날 연밥은 초록빛으로 입으로 깨물면 쉽게 쪼개지지만
겨울날 연밥은 아주 단단하게 여물어 망치로 내려쳐야만 쪼개어졌다.
연꽃이 지고 난 후 겨울날 시커멓고 단단하게 여물은 연밥의 모습은 총알의 탄두와
흡사한 모양이다.최근에 느낀 것이지만 불교의 꽃은 연꽃이다.연꽃의 열매라는 알맹이는
한소식 얻었다는 상징성을 띄는 것으로 느껴진다.그래서 그런지 사찰 주변 부도밭의
스님 무덤들은 대부분 연밥의 형태, 즉 연실蓮實의 모습임을 뒤늦게 깨달았다.
부도의 모습을 보니 그것은 분명 종鐘의 모습이 아닌 연실의 모습에 더 가까웠다.
봉우리 자체가 연실의 모습이라서 연실봉이라고 하는데 불갑산이라는 산 이름과
붕우리가 모두 불교적 색채로 짝지워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연실의 조화인가?연실봉에 도착하니 흐린던 날씨가 기어코 비가 한두방울 내리기 시작하더니
곧 구수재로 향하는 사이 30여분 물동이로 붓듯이 세찬 소낙비가 지나간다.
불꽃 같은 정열을 위로 하고 기다리고 기다리며
구수재 이후부터는 다시 방향으로 우측으로 꺽어 동백골로 향하는데 이후 상상화
군락이 다시 이어진다.상사화를 위에서 아래로 나려다보면 불꽃 같은 화염이 사방으로 퍼짐을
느낄 수 있다.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더욱 간절함을 나타내는 모습같다.
비가 온 뒤 상사화군락에 시선을 빼앗겨 피안의 언덕을 넘는 듯 하더니 비로소
인공저수지가 나타나고 그 제방 뒤로 불갑사가 보인다.
16:24
기다림이 더 아름다운 사랑이여
산과 사찰의 모습이 저수지 호수에 어려있고, 그 그림같은 인공저수지 제방 위로 연인으로 보이는 남녀 한쌍이 걷고 있다.
왠지 아이러니를 느낀다.불갑사 사찰내로 들어가니 불갑사 종무소 현판 옆에 마라난타불교대학의 현판이 주련처럼
붙어있다.넌지시 백제불교의 첫 사찰임을 암시하고 있다.
불갑사는 상당히 큰 규모의 사찰이다.용마루 중심에 백제불교의 특징인 보주가 있는 보물인 대웅전의 글귀가 눈에 익었다.
이곳 불갑산의 옛 이름은 모악산인데 실제 모악산의 금산사 대웅전의 주련과 내용이 같다.
"광대무변 발원구름 끝이 없어라"는 이름이 알려주 듯,이곳에 마라난타 존자가 불교의 씨았을 뿌리고
그 발원을 성취되도록 무한정 기다린다는 내용처럼 들려 기다림에 있어서는 어쩌면 상사화와 일맥 통하는
모습이다.
佛身普遍十方中(불신보변시방중) 부처님께서 시방세계에 두루 계시니
三世如來一切同(삼세여래일체동) 시방삼세에 부처님이 모두 같아라
廣大願雲恒不盡(광대원운항부진) 광대무변 발원구름 끝이 없어라
汪洋覺海渺難窮(왕양각해묘난궁) 망망한 깨달음의 바다여 그 뜻 묘하여 추구하기 어렵네
16:30
불갑사를 빠져나오면 상사화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지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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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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