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임경대를 와보니 새로운 다리가 만들어지고 있어서
예전의 모습과 많이 달라서 아쉽습니다.
물길이 한반도의 모습을 담은 곳인데 아래에 한줄기 가로줄로 싹둑한 느낌입니다.
비 오고 주차장 앞의 오동나무는 봉황을 기다리는지 보랏빛 꽃을 하늘로 피웠습니다.
최치원의 “연만족족수용용”으로 시작하는 임경대 한시에 꽃혔습니다.
煙巒簇簇水溶溶(연만족족수용용) 연무 낀 봉우리 웅긋쭝긋, 물은 출렁출렁
鏡裏人家對碧峯(경리인가대벽봉) 거울 속 인가는 푸른 봉우리를 마주 했네
何處孤帆飽風去(하처고범포풍거) 외로운 돛단배는 바람을 안고 어디로 가는가
瞥然飛鳥杳無蹤(별연비조묘무종) 별안간에 나는 새처럼 자취 없이 사라졌네.
붓펜을 꺼내 필사를 해보니 역시 최치원답게 절묘합니다.
"용溶,봉峯,종蹤"으로 운韻을 맞추고 봉우리는 양陽으로 흰 연무 머금었고 그기에 웅긋쭝긋이라 표현했고, 바로 음陰을 뜻하는 물이 출렁출렁으로 이어집니다.이로서 음양이 상정되고 운동성을 나타내는 "바람"이 이어 받습니다.정靜에서 동動으로 변화가 있고 그 상징으로 외로운 돛단배가 그려집니다.최고조에서 "별안간"이란 단어로 대치되고 "자취없다"로 마무리하며 다시 동에서 정으로 변화하며 끝맺습니다.(음양과 정동을 그려냈고 비유의 천재 느낌)
(왕희지 글씨를 집자한 집자성교서 글씨를 중심으로 왕탁의 행서 글씨가 그 다음이고 그 외 황정견.정판교의 글씨도 참조하고,가끔 화려하게 하거나 멋을 부리고 싶을 땐 조맹부 혹은 동기창의 글씨를 집어 넣어 변화를 주며 집자 필사)
역시 비오는 날은 음악들으며 커피 한잔이 제격입니다.
부산의 최백호 가수의 노래가 빗소리에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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