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산 갈맷길-해오름길,선암길,벚꽃길▲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이 시작된다.


- 언제 : 2012.10.13(일) 11:00~16:00
- 얼마나: 2012.10.13 11:20~16:00(4시간 40분)
- 날 씨 : 맑음
- 몇 명: 홀로
- 어떻게 : 동평로 171번길 육교까지 택시 이용
▷동평로 171번길_해오름길_해오름 전망대_바람고개_선암사_갈맷길6-2_건강공원-용문사
- 개인산행횟수ː 2012-2[w산행기록-269/T757]
- 테마: 갈맷길 트레일
- 산높이:백양산 임도
- 호감도ː★★★★

 

백양산 갈맷길 중 해오름길은 가보지 못한 초행길이라서 다소 길을 헤매더라도 가 보고 싶었다.원래는 일출사진을 염두에 두고 아침 일찍 가려고 했으나 소소하게 재미있는 꺼리들이 연이어지는 바람에 결국 11시에 집을 나섰다.오랫만에 등산을 하려고 보니 챙기는 것이 많다.

 

카메라는 단촐하게 35mm 단렌즈 하나만 끼웠고,홀로 산행이니 심심하면 들을 HAM용 무전기도 들었다.주파수를 라디오에 맞추면 라디오를 들 을수 있기 때문이다.수통에 물을 채우고 작은 감귤도 몇 개 챙겨 넣었다.

 

정류장에서 김밥을 한줄 구입하고 동평로 171번길 육교까지 눈대중으로 찾아갔다.낮은 산은 개발을 위해 펜스가 쳐저있었고 따닥따닥 붙은 철거 대상 집들이 을씨년스럽게 부서져 있었다.부산 도심에 이렇게 아직 개발이 안된 몇곳이 있는데 여기도 죽은 사람(공동묘지)과 산사람이 뒤엉켜 칡넝쿨처럼 서로를 얽매고 살고 있었던 것이다.

 

육교를 건너 막상 산으로 들때 그 집들은 미로를 만들어 여러번 다시 내려오며 기진맥진하게 만들었지만 역시 이런 미로는 첫째,큰길을 따르고 둘째,위로 오르면 답이 나온다.사람이 사는 길이 끝나는 그 곳에서 산길이 새로 열려져 있었다.그 경계는 넘을 때의 기분은 실로 묘했다.

 

 

 

 

 

 

 

 

 

 

 

 

 

 

 

 

 

 

 

 

 

도심은 경계가 뚜렸하다.호텔식 아파트와 낡은 아파트의 경계도 뚜렷하지만
달동네 분위기의 무허가 집들이 보이는 곳의 분위기는 또 다른 세상을 보게 만든다.

"철거"라는 붉은 글씨가 가슴을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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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교를 건너면 철거 대상은 아니지만 경사도 가파른 곳에 집을 진 데칼코마니가 도로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열매가 주렁주렁 열렸지만 왠일로 다시 꽃이 핀 돌사과 나무가 애잔한 감상을 부추긴다.

산길 아래는 마천루 도심이다.부산이라는 곳은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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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여러번을 올랐다 막다른 길에 막혀 다시 내려오고 하는 미로 속의 쥐꼴을 반복하였다.
몇 번 어리석음을 증명하고 나니 길 보는 눈이 뜨인다.일단 큰길로 올라 갈 것과 위로 오르는 것을
터특하고 나니 집과 집사이 하늘이 보인다.


 

그리고 산세를 보고 위쪽으로 붙으니 백양산 나들숲길 3코스 청림길,4코스 해오름길 이정목이 보인다.
제대로 길을 찾은 것이다.이곳은 사람 사는 곳과 신령이 사는 산의 경계지점이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다시 길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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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을 걸으니 우측엔 삼광사와 어린이 대공원이 보이고 좌측엔 개성고와 멀리 구덕산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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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무엇보다 철쭉이 피어 있어서 놀랍다.산바 태풍이후 배가 낙화된 이후
배꽃이 피어 이상현상을 보인 걸 TV를 보고 놀랐지만 철쭉은 이 시기에
피는 것을 본지 한두해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젠 놀랍지도 않다.

그러나 5월쯤 피어야 할 철쭉이 지금 피는 것은 뭔가 잘 못 된 것은 분명하다.

 

해오름 전망대에서 보니 멀리 해운대가 보이고 좌측엔 장산이 우측엔 금련산이 보인다.
중간에 잔을 엎어 놓은 듯한 배산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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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오름 길 중간에 연인길도 보인다.

 

바람고개에서 백양산 정상으로 가려고 했으나 오후 1시 가까이 되니 기온이
너무 올라 덥다.그래서 임도를 따라 선암길로 접어들었다.

길 끝에 선암사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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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는 신라 국선 화랑도들이 수련한 천년고찰이다.

 

극락전 앞의 보랏빛 꽃이 귀엽다.아마도 용담꽃으로 보인다.
뿌리가 다른 꽃 보다는 쓰다고 하여 "용의 쓸개" 즉 용담이라는 이름이 붙은 꽃이다.

극락전 좌측엔 키 작은 국화도 피어있다.꽃을 자세히 보니 방아깨비 한 마리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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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성각 앞엔 키 작은 삼층석탑이 보이는데 고려식대 작품이며 
또한 처음 보는 구毬를 올린 막대기 모양의 돌기둥이 있는데 처음 보는 형태이다.

 

가장 위쪽엔 조사전이 있는데 뒤쪽엔 백장선사가 여우를 제도한 고사가 보인다.
백장선사는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는 백장청규로 유명한 분이다.


不落因果(불락인과)는 "인과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인데 그 한마디로
조실이 여우가 되며 축생으로 떨어져 5백년 동안 여우의 몸을 받았다는 것이다.
  
不昧因果(불매인과)는 인과에 미매하지 않다는 의미인데 백장선사가 여우의 질문에
대답한 것이다.글자 한자 차이로 500년의 인과에 떨어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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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에서 나와 벚꽃길로 이어지니 중간중간 쉼터와 벤치가 잇어서 휴식하기 좋다.
꽃이 피니 벌과 나비가 함께하고 임도는 사람과 강아지까지 산책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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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도도 산의 흐름과 닮았다.좌측과 우측으로 굽어지기도 하지만 높아졌다 낮아졌다를 반복하니
배로 표현하면 롤링과 피칭이 모두 이 길에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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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산 아래는 내가 사는 아파트가 보이고 임도엔 건강공원에 다다랐다.
건강공원은 나의 개인 운동장소이고 이곳엔 숲속도서관이라는 작은 도서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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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하면서 보니 척박한 바위에서도 꽃을 피운 풀꽃이 있고,내려오다 경치가 좋은 곳엔 
쉬어가라는 벤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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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사진을 찍으며 늘늘하게 산행을 했지만 4시간 반정도는 걸은 것으로 보인다.
부산의 갈맷길은 여러 가지로 이어져 있다.길이 끝나면 또 새로운 길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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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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