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筆寫(한시필사)
- 조위(曺偉, 1454~1503)「매화를 마주하고 밤에 주역을 읽다(對梅夜讀周易)」
세벗
2024. 3. 23. 10:03
밤 10시에 일과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매화 꽃은 힘을 잃었고 양지 바른 곳의 벚꽃이 더 피어있고 비가 내립니다.어차피 오늘 밤은 금요일이고 내일은 휴일이라 모터홈으로 가서 책을 읽습니다.금요일 밤, 밤 세워 책 읽는 재미는 해본 사람은 알 겁니다.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지구가 멈춘듯한 분위기에 홀로 깨어 지구를 돌리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이제 주역도 중반을 넘어서고 있습니다.조금씩 그 의미를 이해하면서 읽다 보니 1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붙들고 있습니다. 비 오는 날 홀로 음악을 들으며 주역을 읽다 보니 몇 가지 제가 알고 있던 내용들이 연결이 되어 문득 깨닫게 됩니다.깨달은 내용은 아래 제 소견으로 남깁니다.

- 조위(曺偉, 1454~1503)
「매화를 마주하고 밤에 주역을 읽다(對梅夜讀周易)」
고요한 밤 한가로워 홀로 문을 닫아걸고
등불 짝하여 주역 읽으며 그윽한 헌창(軒窓) 마주하네
글 읽느라 매화 꽃잎 지는 것도 못 느꼈더니
책상에 날아들어 하얀 흔적 한 점을 남기었구나
夜靜人閑獨閉門(야정인한독폐문)
伴燈看易對幽軒(반등간역대유헌)
讀來不覺梅花落(독래불각매화락)
飛撲床頭點素痕(비박상두점소흔)
『매계선생문집(梅溪先生文集)』 권1
- 조위(曺偉, 1454~1503)
조선 초기의 문신 · 학자이자 서예가이다. 자는 태허(太虛), 호는 매계(梅溪), 시호는 문장(文莊)이다. 본관은 창녕이다. 부친은 현감 조계문(曺繼門)이며, 김종직(金宗直)의 처남이다. 1474년 문과에 급제했고, 후에 호조참판에 올랐다. 성종의 명으로 김종직의 문집을 편찬하면서 서두에 실은 김종직의 「조의제문(弔義帝文)」이 말썽이 되어 1492년의 무오사화에 연루되어 의주(義州)에 유배되었다가 순천에서 병사했다. 당대의 성리학자로서 학문이 해박하고 문장에 뛰어나 문하에서 많은 학자와 문사가 배출되었다. 글씨도 잘 썼는데, 글씨는 대소와 굵기에 변화가 있으며 힘찬 기상을 지니고 있다. 작품으로는 부산에 <조계문묘비(曺繼門墓碑)>가 있고, 저서로는 『매계집(梅溪集)』이 있다.
* 일어나 보니 공원 옆 산에는 진달래도 만개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