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筆寫(한시필사)

吟示景范仲明(음시경범중명)-하서 김인후

세벗 2023. 8. 30. 10:43

#한시

吟示景范仲明(음시경범중명)-

無疑未必實無疑(무의미필실무의)하니,
字字硏窮句句思(자자연궁구구사)를.
章句未通參或問(장구미통참혹문)이니,
久看氷釋水東之(구간빙석수동지)를.

-읊어서 景范(경범)·仲明(중명)에게 보여주다-

의심됨이 없다 하면 의심을 없애지 못할 것이니,
글자마다 연구하고 구절마다 사색을 해야하리.
장구(章句)로 못 통하면 『혹문』을 참고할 것이니,
오래 보면, 얼음이 풀리듯 물이 동으로 가듯 되리라.


#한자공부

#한시필사

* 풀이

하서 김인후(河西 金麟厚, 1510년 ~ 1560년)는 조선 중기의 문신이자 성리학자입니다. 본관은 울산(蔚山)이며, 자는 후지(厚之), 호는 하서(河西)·담재(湛齋), 시호는 문정(文正)입니다. 문묘에 종사된 해동 18현 중의 한 사람입니다.

성리학의 대가로 호남에서 유일하게 문묘에 종사된 동국 18현(東國 十八賢) 가운데 한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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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대학(大學)』이란 경전을 연구하는 방법에 대해 읊은 작품이다.

지은이는 이 시에서 학문의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학문의 시작은 의심에서부터 시작이 된다. 의심을 풀고 또 풀어 가는 속에, 문득 깨달음을 얻어 더 이상 의심이 없는 경지를 맞게 되는 것이다. 아직 깨닫지도 못했으면서 의심이 없다고 해버린다면, 참으로 의심이 없는 경지에는 절대 이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깨닫지 못한 사람은 열성을 가지고 글귀의 뜻을 연구를 해야만 하는 것이다.

특히 『대학』을 공부할 때는 주자(朱子)가 만든 장구(章句)를 연구해야 하는데, 이것으로도 통하지 못하면 『대학혹문(大學或問)』을 참고하여 계속 연구하면, 마침내 의심이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