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한시,서예,사진
무심의 자연속으로
세벗
2020. 3. 1. 13:55

며칠전 비가 오는 날 매화 핀 순매원을 보고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봄비 내려 순매원을 흠뻑 적시우니
분홍 빨강 피어난 매화꽃 청매홍매
꽃 피워도 찾아 와 보아 줄 이 없어
낙동강에 스스로 모습을 비춰보네
-김영한
春雨降臨濕順梅
紅花綻放映春臺
花開無客來相賞
自照姿容洛水隈
-仙文 金永漢
춘우강림습순매
홍화전방영춘대
화개무객래상상
자조자용낙수외


- 春雨 (춘우): 봄비
- 順梅 (순매): 순매원의 매화
- 紅花 (홍화): 분홍빛 꽃
- 春臺 (춘대): 봄의 정원
- 花開 (화개): 꽃이 피다
- 無客 (무객): 찾아오는 이 없음
- 自照 (자조): 스스로 비추다
- 洛水 (낙수): 낙동강
대희의 공산춘우도를 양산춘우도 (梁山春雨圖)로 오마주했습니다.
空山春雨圖(공산춘우도) 戴熙(대희)
空山足春雨 (공산족춘우)
緋桃間丹杏 (비도간단행)
花發不逢人 (화발불봉인)
自照溪中影 (자조계중영)
빈 산에 내리는 봄비 그림
텅 빈 산에 촉촉이 봄비가 내려서
울긋불긋 피어난 복숭아꽃 살구꽃
꽃은 피어도 봐줄 사람 못 만나니
스스로 시냇물에 그림자 비춰보네
戴熙(대희, 1801-1860년)는 淸(청)나라 절강성 錢塘(전당)사람으로 과거에 급제해 병부시랑을 역임했으며 그림과 시에 능했다한다
당분간 홀로 놀기가 미덕이 됩니다. (큰봄까치꽃)
신은경의 책 “풍류”의 내용을 보면 풍류는 “한恨과 흥興과 무심無心이 합쳐진 개념이다.“ 라고 정의한 글이 보이는데 여기서 한과 흥은 예술을 의미하고 무심은 자연을 의미합니다.
한恨과 흥興은 어디에서 오는가? 인간은 생노병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생노병사의 과정에서 겪는 희노애락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것이 인간이며 인간과 다르게 자연은 마음이 없는 무심無心입니다.
지금은 인간이 인간을 만나는 것이 서로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는 시기입니다. 시절이 하수상하여 "흩어지면 살고 뭉치면 죽는" 시절입니다. 자전거 타기는 홀로 놀기에 적합한 운송수단이며 놀이도구입니다.
이럴때는 무심의 자연으로 가는 것이 정답입니다. 다행히 자연은 넓고 깊어서 인간과 인간의 거리를 충분히 넓혀줍니다. 코로나19 때문에 그냥 이 시간을 보내기엔 봄은 너무 찬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