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한시,서예,사진
일상의 즐거움,일상의 행복
세벗
2019. 11. 15. 17:55
[2019년 백상 대상 수상자 김혜자의 수상소감]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浮生若夢幻無常 (부생약몽환무상) 허깨비 같은 인생 덧없이 흩어지지만
在世猶欣歡樂長 (재세유흔환락장) 이 세상 살아 있어도 기쁨 길이 넘치네
曉氣清如冽霜降 (효기청여렬상강) 새벽 공기 맑아 서리 내린 듯 차갑고
花前香風轉芬芳 (화전향풍전분방) 꽃 앞에 흐르는 달큰한 바람 향기롭게 돌아
夕霞芳自衍無疆 (석가방자연무강) 저녁 노을 향기 끝없이 퍼져가니
輝耀宜今天地光 (휘요의금천지광) 빛나야 하리 오늘 이 천지의 눈부신 빛
君當耀輝天地主 (군당요휘천지주) 그대 마땅히 빛날 천지의 주인되리라
萬古流芳名不亡 (만고유방명불망) 영원히 이름 빛나며 길이 남으리
-仙文 金永漢
김혜자의 소감 마지막은 이렇게 마무리 됩니다.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그녀가 말한 눈부신 날은 이랬습니다.
새벽의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떻게 보면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그냥 우리의 일상입니다.
그렇습니다. 일상에서 눈부신 날을 찾아내는 그 능력은 이미 행복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공기,꽃,바람,노을은 일상입니다.
제가 올려드리는 사진을 보다라도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노을 지는 석양의 모습, 햇살에 비춰지는 사물들이죠.
꽃들도 자주 올리다보니
언젠가 이고들빼기꽃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랬더니 저보고 섬세하다고 하더군요.
사실은 섬세한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행복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매일 행복을 누릴 자격은 사실은 무척 쉽습니다.
소박한 삶을 즐기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