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산▲울긋불긋 발그레 꽃대궐 차린 산록을 바라보며 걷는 이길은..

- 언제 : 2005.4.16(토)
- 얼마나: 09:30~12:40(3시간 10분)
- 날 씨 : 맑고 화창한 봄날씨
- 몇명:3
- 어떻게 :자가용으로 이동
▷천주암↗만남의 광장↗용지봉 능선↗↘↗용지봉↘임도↘만남의 광장↗천주봉↘굴현고개
- 개인산행횟수ː 2005-16 [W산행기록-109/P산행기록-251/T603]
- 테마:진달래 봄꽃놀이산행
- 산높이ː용지봉 638.8M,천주봉484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진달래 봄꽃산행은 다른 산행에 비해서 어려운 면이 많다.개화하여 짧은 시간 피어있는 모습을 공개하고 바로 고개를 떨구기 때문이다.

여느 꽃 보다도 부끄럼이 많은 꽃이라서 상대적으로 더 보고 싶은지도 모른다.보여줄 것 다 보여주는 것보다는 뵐듯 말듯한 아름다움이 외설보다는 예술에 가까운 것처럼...

사실 "진리"라는 것도 알고 보면 별것 아니지만 1년에 단 몇일만 허락한다면 굳이 찾아 나설일이다.

우리나라에서 진달래로 유명한 산은 여수 영취산,창녕 화왕산,강화 고려산,현풍 비슬산과 마산의 천주산이다.그 중 별로 힘들이지 않고 고향의 뒷동산을 오르듯이 포근하게 갈 수 있는 곳이 바로 천주산이다.

천주산은 창원, 마산, 함안의 경계에 솟은 산으로 낙남정맥의 맹주격인 무학산과 이웃해 그 맥이 무학산을 거쳐 이곳 천주산으로 통하는 곳으로 정상에 서면 창원이 한눈에 들어오고 그 주위 산들과 멀리 바다까지 조망 할 수 있는 곳이다.

천주산의 진달래 꽃을 구경시켜주기위해 몇년전 부터 찍은 천주산 진달래 사진을 웹에 올려 보여주고 나와 관련있는 여러 사람들에게 동행을 유혹했는데 결국 진달래와 어울리는 봄처녀 두사람의 길잡이가 되었다.




08:00~09:41
남천동에서 여직원 2명을 차에 태우고 남해고속도로를 달린다.진달래 꽃을 보러간다는 사실에 고무되었는지
질문과 대답이 이어진다.나름대로 아는 범위내에서 상세히 설명하는 사이 북창원 IC로 차가 빠져 나온다.
좌회전을 2번하고 굴현고개를 넘으니 산록엔 진달래가 보이고 천주암에서 정차하여 차를 세우고
아주 완만한 속도로 산행에 나선다.


오늘은 사실 등산이라기 보다는 꽃구경하며 춘색을 완상하는 것이 목적이니 별로 땀도 흐르지 않을 정도로 걷는다.
약수터에서 시원한 물맛을 느끼며 뒤돌아보니 우측 산록엔 진달래가 울긋불긋하고 이를 보는 가슴은 울렁거리며
파도친다.



10:07
꽃을 보려고 작심하고 천천히 걷지만 진달래꽃 화원을 바라보며 두 봄처녀는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어 걸음은
더 늦어진다.용지봉 능선으로 오르는 좌우측엔 분홍 진달래가 길안내를 하고 그 아랜 노랑 제비꽃까지 까치발로
거들고 있다.



10:17
능선에 서니 산쪽으로는 용지봉이 보이고 반대쪽은 창원시내와 멀리 불모산,시리봉이 조망되며 마산 앞바다까지 보인다.



10:29~51
넓은 운동장 트랙같은 산길을 따라 오르니 진달래가 살아있는 것은 모두 만개했으나 2년전 모진 매미태풍에
절명했는지 이미 죽어버린 진달래나무는 잿빛만 덧칠하며 살아있는 분홍빛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있다.


그렇게 진달래능선이 이어지는데 산길 우측에도 진달래가 숨어 피어있고 그 너머 창원시가지가 보인다.





11:02~27
정상에 도착하니 많은 등산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고, 용지봉에서 하산하며 임도로 가는 길 옆에도 진달래가 피어있다.
산길 가장자리는 키 큰 진달래때문에 터널이 만들어진 곳도 있으니 자연스럽게 꽃길이 만들어졌다.




11:30~42
임도로 내려와보니 만남의 광장까지 산기슭에 임도가 나있고 임도의 위아래로 진달래가 점점이 군락을 형성하며
끊어질 듯 이어진다.길 옆 벚꽃은 이미 져서 잎이 나고 있는데 그 중 때늦은 한그루가 눈꽃송이처럼 피어
자신의 존재를 기억해달라고 애원하는 듯하다.




11:42~46
연초록,분홍,진녹색의 어우러짐은 한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화사하다.그런 모습은 임도 사면 위쪽으로 이어지는데
뒤돌아보아도 똑같은 모습에 마음까지 싱그럽다.





11:57~12:03
다시 만남의 광장으로 되돌아와서 전망대로 오르던 중 천주사쪽 사면의 진달래가 보기 좋다.팔각정 전망대로
오르면서 자꾸 뒤돌아보게 되는데 고도를 조금씩 높여가며 뒤돌아보는 경치의 변화를 관찰하며 오른다.
오르는 좌측의 진달래도 보기 좋지만 저멀리 한눈에 조망되는 진달래 군락의 아름다움은 눈을 떼기 어렵게 만든다.





12:03~05
진달래를 넋을 놓고 바라보며 완상하는 선인들은 그 자신이 산의 한봉우리를 만들고 있고 이곳에서
진달래군락의 전체를 조망하는 것이 오늘 꽃구경의 하일라이트이다.




12:31~40
팔각정 전망대에서 한번 더 진달래군락을 마지막으로 감상하고 천주봉에서 굴현고개 방향으로 하산한다.
여기서는 경사도가 상당히 가파라서 내려오는데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고 조심스럽게 내려오게 만든다.





꽃을 보며(詠花)-지현후각(知玄後覺)

꽃 피니 가지 가득 붉은색이요
꽃 지니 가지마다 빈 허공이네
꽃 한 송이 가지 끝에 남아 있나니
내일이면 바람 따라 어디론지 가리라.



굴현고개 도로로 내려와서 차를 수배한 후 차를 타고 부산으로 오니 머릿속은 아직도
진달래꽃 잔상이 남아서 어른거린다.울긋불긋 발그레 꽃대궐 차린 산록을 바라보며 걷는
그 산길은 천상화원이 무엇인지 하늘이 보여준 맛배기 그림이다.


이렇게 살아가면서 가끔 누군가의 천기누설을 감상하는 것도 큰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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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모든 것 속에서 자신을 만난다.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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