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14년만에 다시 본격적인 등산을...

2003.1.5
치악산 비로봉 1288M

정말 오랫만에 가이드 산행에 따라갔다.
14년전에 같이 다녔던 멤버들에게 눈꽃구경이나 하자고 유혹했더니..
아직도 넌 등산다니냐고 할뿐, 같이 가자고 하는 녀석들은 없다...
그럼 혼자가지 뭐..옛날엔 혼자서 야간등반도 곧잘 했는데..

우선 등산장비를 챙겨보니 웬만한 것은 다 있는데 몸무게가 그때보다
15KG이나 더 나가는 바람에 맞는 옷이 없다...
나의 너덜거리던 등산화는 이사 몇번에 와이프가 버려야 할 쓰레기로
알고 벌써 몇년전에 버렸단다.

사실 등산을 다시해야겠다고 느낀 것은 제법 되었는데 당장 가이드를
따라가려면 어느정도 몸을 만들어 놓고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음만 있었을 뿐 영업상 먹는 술때문에 몸무게가 오히려 불고 있었다.

몸을 만든 뒤 등산을 갈것이 아니라 등산을 하면서 몸을 만들자는 생각
의 끝자락까지 몰리는 계기가 된 것은 해맞이 간 전날 온천에서 몸무게
를 체크해 보았는데 내가 생각하던 몸무게 보다 5KG이 더 찐 걸 보고
속으로 경악했기 때문이었다.

대설경보에 폭풍경보에 가장 추운날씨,그리고 만약 낙오되면 끼칠 민폐
걱정까지 하다보니 잔뜩 긴장이 된다.

처음엔 호기롭게 올라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뒤로 쳐저 결국 후미
대장과 동반하게 되었다.

등산 중 가장 아픈 곳은 허리였는데 끊어질 듯 아프다.근육은 다 어딜
도망가고 뱃살과 배둘레햄만 남아 서로 살겠다고 아우성치는 느낌이다.
내 몸에 붙어있는데 완전히 내 의지와 상관없는 따로국밥 나의 비계
들이다.

겨우 겨우 비로봉 정상 아래까지 간 후 계곡길로 하산을 했는데 계속
미끄러진다.

하산하는데 아이젠도 도움안되고 미끄럼 방지에 탁월하다는 - 한국
지형에 알맞게 개발한 암벽화용재질의 오메가 겉창 사용 - 스 톰
(STORM)-GORE-TEX 등산화도 말짱 도루묵이다.

등산은 몰라도 하산만큼은 자신있었는데 ....
가다보니 같이 가던 여자 세분 모두 안보인다.끝까지 망가진다.

가이드 산행을 왔는지 단독산행 왔는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혼자서
걷는 시간이 더 많다.

겨우 버스가 있는 곳까지 도착해보니 아직 세분이 오지 않았다고 한다.
모든 사람들의 눈총의 총알을 조금 비껴가서 다행이다.

다음주는 민주지산이라고 했나...

민주야 기다려야 이 오빠가 다시 한번 배둘레햄 허리자랑을 할것이니..

4주 연속가면 그때부?아름다운 경치도 좀 보이겠지..
그때까진 민폐 좀더 끼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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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모든 것 속에서 자신을 만난다.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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