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산▲하늘과 산이 하얗게 몸부림치는 폭설 속으로 간다



- 언제 : 2005.1.16
- 얼마나: 09:50~14:50(5시간)
- 날 씨 :폭설
- 몇명:30명
- 어떻게 : 화려강산 산악회 따라서
▷삼용↗갈림길(만디)↗대운산↘도통골-애기소-상대마을-제3공영주차장-남창기차역 옆 버스 정류소
- 개인산행횟수ː 2005-3
- 테마:심설산행,
- 산높이ː대운산 742.1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원래 계획은 대운산,시명산,석은덤산 종주산행이었다.하지만 부산근교를 지나 울산지역에 다다르자 46년만에 맞은 폭설에 처음 계획을 변경하여 대운산만 다녀오게 되었다.

나의 경우 산악회를 따라간 입장에서 부산근교에서 폭설의 심설산행의 묘미를 느낄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마음편하게 다녀왔지만 시시각각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하는 산악회 집행진의 경우 많은 스트레스도 뒤따랐을 것이다.

대운산은 경남 울산시 울주구 온양면 운화리(雲化里)에서 양산시 웅상읍 명곡(椧谷)리 와 삼호리(三湖里)에 걸쳐 있는 높이 742m의 산이다. 이 산은 초명은 동국여지승람이나 오래된 읍지(邑誌)에는 불광산(佛光山)으로 되어 있었으나 언제인가 대운산(大雲山)으로 변하였다



 

08:30~09:57
8시 40분 노포동 지하철역 남쪽 2100번 좌석버스를 탈때부터 눈발이 제법 날리고 있었지만
도로의 눈은 쉽게 녹는 믿음을 안고 출발했다.하지만 20여분 지나자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다가 아예 멈춰서는 시간이 많아져 산행을 중지해야 되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가
고개를 들기도 했다.가는 듯 마는 듯한 버스속에서,집행진의 안절부절하는 모습이 역력하지만
조용히 MP3 음악을 들으며 차창 밖 휘몰아치는 폭설을 바라보는 유유자적한 심상을 나누어
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20여분이면 충분한 거리를 1시간 20분정도 걸려 삼용마을에 도착했다.삼용마을은 삼호리와
용당사이에 있는 마을이다.마을로 접어드니 삼용마을회관 옆 정자에서 스패츠를 착용하며
천천히 산으로 접어든다.




10:29
눈덮힌 좁은 계곡으로 올라가니 산길이 나오고 여기서 본격 산행에 접어드는데 눈발이
수그러들 기색이 없어 기쁨을 배가시킨다.



10:37~11:11
마구 쏟아지는 눈을 반기며 점차 고도를 높여가는데 점점 술결이 가빠짐을 느낀다.




11:25~26
점차 가파라지던 산길을 지나니 바로 능선에 오르게 된다.날씨가 맑다면 능선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그만이겠지만 아래를 내려다보니 30M 앞이 안보일 정도라서 풍광은 여백의 공간으로 남는다.
하지만 능선에 있는 소나무와 바위는 보이지 않는 경치를 보상해 주듯 눈 닿는 곳마다 병풍 속 그림의 모습이다.





11:28~12:19
갈림길 만디(봉우리)에서 잠시 휴식하고 걸으니 서창 삼호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게 되는 삼거리를
지나 대운산으로 향하는데 점차 눈발은 飛針雪이 되어 얼굴을 사정없이 가격한다.그속을 뚫고 하늘과
산이 하얗게 몸부림치는 폭설 속으로 묵묵히 걸어간다.정상에서 사진을 찍어보지만 폭설에 카메라마저
정신을 잃은 듯 희미한 화상을 보여줄 뿐이다.





12:31
눈발로 빛을 가린 듯 눈의 색은 희지만 가장자리는 오히려 검은 빛을 띠고 있는 설화를 지나니 눈발은
더욱 굵어지며 눈이 가진 그 자신의 완력을 자랑한다.




12:57~13:01
시명산과 석은덤산으로 간다면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가야하는데 이런 폭설에서는 버스타기는
애당초 어렵기 때문에 하산길은 도통골로 길을 잡았다.이유는 도통골을 거쳐 상대마을로 가면
남창 기차역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13:14
계곡으로 내려오니 눈과 바위의 어우러짐이 보기좋고,폭설에 폭포는 숨죽여 흐르고 나무들은 미안한지
눈꽃을 벚꽃처럼 피워올렸다.





14:00~53
도통골이 끝나는 정자에서 늦은 식사를 한다.기분 좋은 산행을 마쳐서 그랬을까?소주는 달디 단
생수처럼 뱃속으로 유영하고 갖가지 안주는 무엇을 먹어도 맛이있다.식사와 간단한 하산주를
마칠즈음 하늘은 거짓말처럼 구름 한점없는 맑은 모습을 보여준다.애기소를 지나 상대마을로
하산하고 보니 남창 기차역까지 가는 긴 도로마저 눈때문에 산행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긴시간 걸어 남창역에 도착했는데 입석마저 매진되었다고 한다.하지만 언제 눈이 내렸는냐는듯
하늘이 맑아 버스를 타고 해운대로 올 수 있었다. 버스를 기다리며 막걸리로 이어진 하산주는
남천동에서 몇차를 더 하고 집에 돌아오니 밤 11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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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흐르듯 자연과 만나는 산행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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