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불산,관산▲자연과 사람이 아름다운 이유는?

- 언제 : 2005.2.27
- 얼마나: 09:35~14:00(4시간 25분)
- 날 씨 :맑음
- 몇명:44명
- 어떻게 : 부산 백두산산악회(http://cafe.daum.net/BAEKDUSAN) 따라서
▷아화고개↗만불산↘↗295봉↘↗280봉↘↗255봉↘↗관산↘↗242봉↘↗276봉↘↗316.2봉↘한무당제
- 개인산행횟수ː 2005-8
- 테마:정맥산행
- 산높이ː만불산 275M,관산 393.6M
- 좋은산행 개인호감도ː★★★★★




살다보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眞人이나 知人을 만나는 경우가 있다.나는 오늘 산행에서 1대간 9정맥을 완주한 곽연기님과 지난해 정초 만복대산행에서 동행한 이달재님을 아주 우연하게 만나게 되었다.

지난주는 연수관계로 과천에 다녀오는 바람에 산행을 하지 못해 이번주는 조금 빡센 산행을 하고 싶었다.그래서 점봉산을 가는 무박2일 산행을 하려고 전화를 했더니 통화가 되지 않아서 시산제를 하는 모 산악회에 신청을 했는데 차량에 탈 수 있는 인원이 초과되어 부득불 부산의 2대 일간지에 난 가이드 산악회를 찾아보았다.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만불산이 눈에 띄어 예약을 하였다.결과적으로 만불산은 겉으로 드러난 이름이었을 뿐 낙동정맥 9차 산행으로 낙동정맥을 타는 백두산산악회의 예정된 일정이었다.

백두산산악회는 그동안 낙동정맥을 타면서 어려운 코스와 다소 상대적으로 쉬운 코스를 타게 되는데 오늘 운행하는 코스는 낙동정맥 중 아주 쉬운 코스라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가장 높은 관산이 해발 393.6M에 불과해서 나는 사전정보 없이도 운좋은 코스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백두산산악회는 대간 혹은 정맥을 주로 산행하는 정통산악회인데 나는 오늘 우연찮게 부산 산악회의 名家이며 種家인 백두산산악회에 합류하여 백두산산악회의 격조높은 산행문화를 맛보게 되었다.

명예회장인 곽연기님이 묵묵히 몸소 정맥구간에 버려진 폐비닐과 깡통 등 쓰레기를 당신의 배낭부피만큼 주워 산사랑을 실천하며 모범을 보였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산악회의 회원들 몇몇분이 쓰레기가 가득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있는 것을 보고 내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09:39
산행들머리는 아화고개로 중앙선 도로변이다.그리 높지 않은 산길을 따라 비산비야인 오름길을 따라 산행에 나선다.



09:47~55
점차 오르고 있는데 좌측에 만불사 금불상의 뒷모습이 보인다.유순한 등로를 따라 쉬운 산길을 오르지만
이마엔 땀방울이 맺히는 것을 보아선 완만하지만 오름은 지속된다는 의미이다.




10:16~35
40여분 오르자 아주 싱겁게 만불산 정상이 나타나는데 정상석도 없는 펑퍼짐한 곳이다.
여기에서 시산제를 거행하고 제물을 안주삼아 막걸리와 양주를 마시니 초반부터 뱃속이 든든하다.




11:00
멀리 관산이 보이는데 왜 冠山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알만하다.



11:40
목장을 지나 방향을 좌측으로 꺽어 정맥구간을 이어가는데 누군가 쓰레기가 많다고 하소연한다.
나는 별 생각없이 걸었는데 나중에 보니 쓰레기를 비닐에 담아 한봉지씩 들고 있는 분들이 보인다.
산에서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쓰레기를 줍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버리지도 잘 줍지도 않는 축에 드는 사람이다.


산행을 해보면 알지만 숨이 넘어갈듯 헐덕거리면 만사가 귀찮아지는 법이다.그런 와중에 나이든 선배들이
몸소 허리를 굽혀 남이 버린 쓰레기를 줍는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푹신한 낙엽길을 걸으며 강장(强將) 밑에 약졸(弱卒) 없다는 생각이 미치는데
과연 누가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을까하고 궁금해진다.



12:00
관산 정상에 올라보니 이곳에도 정상석은 없고 무덤 한기만 정상을 지키고 있다.이곳에 산소를 쓰면
관운이 있다고 판단했을까? 관산 정상의 무덤 한기는 인간의 욕망이 죽어서도 이어지는 느낌이다.



12:09~15
관산을 지나 하산길로 접어드니 제법 가파르다.여성의 몇몇분은 엉덩이에 눈이 달렸는지 뒤로 조심스럽게
하산한다.그러나 이 곳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그만인데 산맥들이 넘실대며 파도처럼 다가오는 듯 산들이 첩첩하다.




12:32~38
관산에서 내려와 바람이 불지 않는 따스한 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낙엽을 밟으며 능선을 걷는다.




13:55
별로 가파르지 않는 오르내림을 몇번 반복하고 나니 한부당재에 다다르며 오늘의 산행을 마친다.





風流酒洗百年塵

온 세상의 백년 티끌 내 풍류와 술로 씻노라.



16:25
건천으로 와서 단체 목욕을 하고 맛집에 가서 돼지고기와 술로 오늘의 하산주를 한다.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찾아온 백두산산악회에서 이달재님과 곽연기님을 앞에 모시고 술잔을 주고 받으며 기분 좋은 뒤풀이를 한다.
별 말씀 없어도 앉아 있는 모습 그 자체가 산행의 연륜이 느껴진다.


자연이 아름다운 것은 적자생존과 약육강식에 따라 치열하게 경쟁하기 때문이다.추운 겨울날 모든 것이
얼어 붙어 있는 꽃나무를 보았는데 봄이면 꽃을 피운다.혹독한 시련의 결과로 나온 꽃이기 때문에
어찌 아름답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자연은 아름다운가 보다.우리들도 자연처럼 우리 삶을 좀 더 치열하게 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바로 자연스러운 것이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치열하게 삶을 살고 있는 고수들이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렇게 아름다운 분들의 삶과 문화를 통째로 보는 즐거움은 누구나 보는 것은 아니므로 난 행운아이다.


:::카메라 마저 고수들의 카리스마에 짓눌려 흔들렸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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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흐르듯 자연과 만나는 산행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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