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위봉▲산은 마음의 고요와 고상함이요.큰산은 높은 덕이 솟은 것이다.



- 언제 : 2007.12.16(일) 07:30~22:30
- 얼마나: 2007.12.16 12:00~17:40(5시간40분)
- 날 씨 : 맑음
- 몇명: 37명
- 어떻게 : 부산 산정산악회 동행
▷단곡-감로수샘터-갈림길-두위봉-산죽쉼터-주목군락지-샘터-도사곡휴양지

- 개인산행횟수ː 2007-17[W산행기록-177 P산행기록-319/T663]
- 테마: 적설산행
- 산높이:두위봉(1,465.8M)
- 호감도ː★★★★


 

보통 증권투자를 할 때 예측을 하는 방법이 있고 대응을 하는 방법이 있다.예측은 틀릴 것을 전제로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 최선의 시나리오와 분석으로 미래를 가늠하는 것이다.하지만 아무리 합리적인 가설을 세워 미래를 예측한다고 하지만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인간의 능력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이럴때는 보통 어느정도의 원칙만 세워두고 대응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내가 겪은 것 중에 하나가 대화에서도 이와 비슷한 면을 발견하게 되었다.중대하고 감정적인 대화. 즉, 결정적 순간의 대화도 대응의 문제라는 것이다.사람간의 대화가 심각하고 감정적인 것이라고 해서 결과가 나쁘게 잘못 처리되는 것은 아니다.그러한 대화에서 다음 세가지 중 하나를 선택 할 수 있다.첫째,회피한다. 둘째,좋지 않게 처리해 버린다.셋째,좋게 처리한다.일단 회피해 버리면 당장은 편하겠지만 그로 인한 결과에 대해서 끊임없이 걱정해야하고 좋지 않게 처리해 버리는 것도 역시 마찬가지다.

 

세번째 대응이 가장 속 편한일이지만 평소에 훈련을 해두지 않으면 안된다.대응은 항상 어느 정도 원칙을 세워두어야 한다.그 원칙이라는 것을 열거해보면 가슴으로 시작하고,대화의 전체상황을 파악하고, 불안감을 없애며 감정을 통제하고 상대방의 생각을 알아내고 결론을 실행에 옮기는 것 등이다.

 

대화를 이끌어가는 실천방법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하고 나의 의도를 설명하고 상대방의 생각을 물어보며 지나치게 단정적인 어투는 사용하지 말며 반대의견을 내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대화가 가능하려면 무엇보다 종합적이고 원만한 생각이 밑바탕되어야 한다.


 

오늘 덕이 높아 큰산이 된 것 같은 두위봉(峰)을 다녀왔다.산 모양새가 두툼하고 두루뭉실하여 주민들은 두리봉이라고도 부르는 산이다.두위봉은 두리봉을 한문체로 적은 산이름으로 보인다.봉우리에 서면 맺힌데라고는 없는 순하디 순한 산이다.실로 덕성스러운 산으로서 두위봉을 거닐면서 나는 결정적인 순간의 대화에 대해서 원칙을 세울 수 있었다.

 



12:00
아침 7시 30분에 출발한 버스는 경주를 돌아 강원도 정선에 위치한 두위봉의 산행들머리인
단곡에 들어선 시각이 정오가 다 되었다.착찹한 산기운에 푸른 산빛은 백설의 눈마저 청색
으로 보여 싱그럽게 느껴진다.

12:31
도로를 따라 임도로 들어서면서 제대로 된 산행이 시작되는데 눈이 녹아 물이 되었다가
다시 추워지면서 만들어진 서리꽃이 눈부시게 환하다.계곡의 물빛은 투명하게 맑은데
돌과 흰눈이 서로의 영역을 차지하며 평온한 느낌을 준다.


13:01
응달진 산길의 눈은 제법 서걱거리며 소리를 내주고, 식사를 하는 장소 위로 보이는 산봉우리는
누가 보아도 그저 산등성이에 불과하여 이름 그대로 두루뭉수리한 모습인데 낮달이 졸고 있는
눈썹모양이다.


14:36
그래도 산높이가 1465M가 되는 큰산이다보니 완만한 경사도가 확연한데도
결코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은 아니다.정상이다 싶으면 다시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쉽게 정상을 내주지 않는다.


15:04
산봉우리 하나를 넘으니 제법 눈꽃이 실하게 피어있다.눈 닿는 곳마다 눈꽃이 피어있는 것이
아니라서 오히려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데 맑은 날씨에 대비되어 더욱 깨끗하게 느껴진다.
그 깨끗함이 두위봉의 마음 씀씀인 듯 소중한 깨달음을 던진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하라는 듯이...


15:08
정상에 서도 전혀 정상같지 않은 모습이다.전혀 맺히지 않은 그 모습이
반사적으로 정상임을 알려줄 뿐이다.두위봉이 물 속의 달처럼 살다가라고 하는 듯이....

봉우리 하나를 넘으면 어김없이 월계수 같이 생긴 눈꽃을 선사해 보인다.


15:30
겨울산은 해가 짧아 어느새 긴 그림자를 드리우는데
이제 막 절반을 넘은지라 마음이 급해진다.

아직 두위봉의 모든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일러주려는 듯이
천년이 넘은 주목들이 전위예술을 펼친다.

꼿꼿한 모습도 보이고 어떤 나무는 절규를 하는지 아니면
기예단의 써커스에서 본 몸을 완전히 뒤로 젖힌 모습 같기도 하다.


16:05
그 속을 빨리가자고 다그치기도 하고 힘을 내라고 용기도 북돋우며 걸음을 재촉하는
노년의 부부산객이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는 석양의 일몰 만큼이나 아름답다.

아직 도사곡으로 방향도 틀지도 못했는데 산등성이를 감싸는 회광반조(照)
그 동안 살아오면서 수없이 잘못 풀어간 대화법을 고쳐가라고 일러준다.

 

 

 

 

 

 

 

 

 

 

 

 

 

 

 

 

 

 

 

 

不怨天 不尤人 下學而上達 知我者 其天乎
"부원천 부우인 하학이상달 지아자 기천호"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사람을 허물하지 않으며, 밑으로 배워 위로 통달하니 나를 아는 사람은 하늘 뿐이다.

-출전: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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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
,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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