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공개바위▲한국판 피사의 사탑은 자연이 만들었다.그리고...



- 언제 : 2008.1.19(토) 08:00~20:30
- 얼마나: 2008.1.19 10:20~16:30(6시간)
- 날 씨 : 박무였으나 대체로 맑은 편
- 몇명: 22명
- 어떻게 : 지리사랑산악회 동행
▷방곡-화림사-베틀재-공개바위-637.7봉-점촌-동강마을

- 개인산행횟수ː 2008-3[W산행기록-182 P산행기록-324/T668]
- 테마: 답사산행
- 산높이:베틀재 881m
- 호감도ː★★★★

 

신문지상에 공개바위가 경남도 기념물로 지정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경남 산청군 금서면 방곡리 산 176의1 지리산 자락 해발 755m에 거대한 바위 5개가 쌓여 한국판 '피사의 사탑'로 불리는 일명 '공개바위'(부산일보 2006년 3월 16일자 1면 보도)가 문화재로 지정됐다.



산청군은 지난해 11월 27일 문화재 지정 신청한 '방곡리 공개바위'가 지난 6일 경남도 기념물 제266호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100t에 달하는 5개의 육면체 바위가 25~30도 기울어진 채 비스듬한 5층 석탑(높이 12.7m) 모양을 이루고 있는 이 바위는 공개(공깃돌, 공기의 사투리)를 닮았다고 해 이렇게 이름이 붙여졌다.



주변 산골마을에서는 삼베 구만필의 치마를 두른 마고할미라는 거인 할머니가 이 바위로 공깃돌 놀이를 하다 치마폭에 싸서 그곳에 쌓아 두었다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

 

위와 같은 내용으로 상당히 흥미를 돋우어 한번 가보아야지 하던차에 지리사랑에서 산행을 한다는 내용을 보고 바로 예약을 하였다.



그런데 막상 참석을 하고보니 산행코스가 해발 100도 안되는 송문교에서 출발하여 521봉을 지나 1211M의 상내봉을 정상으로 밟고 하산하여 881M의 베틀재를 지나 공개바위로 가는 코스로 도상 11KM의 거리지만 산의 고도차를 감안하여 7시간 산행을 하는 코스였다.한마디로 공개바위 한번 보기 힘들게 계획을 짜 놓은 것이었다.



하는수 없이 뒤를 따르려는데 회장님은 5시간 정도의 다소 쉬운 B코스로 가신다고 한다.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나는 당연 회장님을 따르기로 했다.

 

 

 

10:20
7시 반에 서면 영광도서 앞 할매국수집에서 회국수를 아침으로 먹고 8시에 버스에 오르니
차량은 출고한지 몇일 안되었는지 신차인데 산악회 인원이 단촐하여 각자 한사람당
좌석2개가 돌아간다.쾌적한 실내이다보니 다소 두꺼운 "MADE IN WAR 전쟁이 만든 신세계"
의 책갈피가 빠르게 넘어간다.



몽골은 화약혁명을,중국은 산업혁명을,소련은 정보혁명을 놓쳤다.기술혁명은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지만 그로 인한 변혁의 결과는 한순간에 증명된다는 저자 맥스 부트의 주장이
피부로 와 닿는다.금융전쟁이라는 매일의 전투선상에 서 있는 소총수로서 나는 또 다른
혁명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자각은 모골이 송연해지기까지하다.


 


산행들머리로 가는도중 회장님은 새로 참여한 세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오늘 처음 지리사랑에
참여했으니 특별관리를 하겠다고 하시며 일행들보다 빨리가지도, 늦게 가지도 말라고 하신다.



A팀의 산행들머리인 송문교에 내려놓으니 아이디가 "지리선녀"님인 분이 나보고 옷차림새가
A팀에 가야할 사람인데 왜 B팀으로 가느냐고 못질을 한다.



내가 지리사랑 산악회를 처음 참여하다보니 나의 성향을 알 턱이 없을 것이지만
지리사랑의 백두 대간을 주로하는 주력좋은 분들 틈에 끼어 막무가내 속도전을 같이
해야하는 것에 대해 흥미를 잃은지 오래임을 넌지시 비치고 나는 다시 버스에 오른다.




 

10:57
회장님과 또 다른 일행한분과 나는 방곡을 지나 화림사 방향 들머리에 하차했다.여기서
회장님은 나에게 관심사가 무엇이냐고 해서 문화유산답사,사진 등 몇마디를 듣고는
바로 화림사를 거쳐 베틀재로 오라며 "방목"을 하신다.



회장님은 다른길로 개척산행을 가시고 나와 성향이 비슷한 한분은 화림사를 거쳐
일단 베틀재로 오르기로 하였다.특별관리를 하신다고 하드니 졸지에 "방목"을 당하게 되는
처지가 되어 한편 기쁘기도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길을 잘 모르니 염려도 된다.



화림사까지 가는 길은 포장된 임도로 계곡을 끼고 산속으로 들어가는 분위기이다.
중간중간 계곡의 폭포와 얼음 고드름이 예쁘고 군데군데 독가촌의 한가로움이 공존하는
평화로운 길이었다.


 

11:20
햇살이 낙엽송인 이깔나무를 뚫고 들어오며 눈부심을 막아주고 포장과 비포장이
엇갈린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자주 어긋난 길이 나오는데 구비를 돌때마다
물소리가 숨었다가 나타나고 계곡이 토해내는 장광설에 귀를 기울이다보니
어느새 화림사(花林寺)가 나타난다.

 



햇살에 맨살드러낸 비로자나 부처님이 유난히 크게보이는데 마당에 놓인 떡살
문양같은 예쁜 섬돌을 따라 눈길이 끝나는 곳에 극락보전이 단아하게 앉아있다.
마당한켠에 놓인 수조의 아름다움도 맘에드는데 주련엔 이렇게 적혀있다.

 



서방정토 극락세계 極樂堂前
만월같은 아미타불 滿月容
금색신과 옥호광명 玉毫金色
온 허공을 비추나니 照虛空
누구든지 일념으로 若人一念
그이름을 일컬으면 稱名號
무량공덕 순식간에 頃刻圓成
두렷하게 이루리라 無量功

 



주련에 적힌 글을 읽어보면 아마도 문닫힌 극락보전 법당안에는
아미타 부처님이 앉아 계실것이다.

 



나무아미타불

 


11:49
지도를 보고 화림사 뒤 계곡으로 들어가니 처음엔 길이 있었으나
점차 길은 흐릿해지고 결국 없어졌다.

 


그러나 걱정은 없다.지도와 산세를 맞추어 보면 대충 베틀재가 놓인 자리를
알수 있기 때문이다.

 

계곡안은 훈풍이 불어오는지 따뜻한 봄기운이 느껴졌고 여기서는 땀도 제법 흐른다.
아무도 찾지 않는 계곡에 깨감이 감나무가지에 따닥따닥 붙어 바로 꽂감이 되었다.
몇 개 채취해서 입에 넣어보니 단맛과 떫은 맛의 타닌 성분이 동시에 느껴진다.


 

12:25
이후 산세는 완전히 70도 이상의 경사도를 보이며 하늘로 솟는다.
길 없는 길을 뚫고 오르니 능선이 나오고 그 다음 부터는 행복한 산길이다.
산세를 보고 1211M 산내봉에서 흘러내려오는 맥을 따라 따뜻한 안부의 베틀재에
앉아 점심식사를 하고 공개바위로 가는길에 다시 회장님을 만났다.



나는 회장님에게 "버스에 22명 태우고 산행을 하면 적자가 나지 않습니까?"
하고 짐짓 속을 찔러보니



"당연 적자가 나지요.적자가 나는 보람에 산행을 합니다.사회사업하는 분도 있는데.."
하고 너털 웃음을 지어신다.


발 아래 화림사의 아미타 부처님이 언제 여기까지 올라오셨는지 모를일이다.
몇마디 물어보고 바로 방목을 하시는 통 큰 스타일에 이미 예사롭지 않음을 느꼈든 바....

13:55
능선길에서 공개바위 가는길은 산죽길에서 갑자기 우측으로 꺽이기 때문에
초행길의 산객은 그냥 지나치기 쉽상이다.다소 가파른 산길을 조금 내려가니
공개바위의 위용이 드러난다.공개바위 주변의 잡목을 잘라서 공개바위가
잘 보이도록 주변정리가 되어있다.정말 공깃돌처럼 5개가 포개져있는데
보는 방향에 따라서 조금 다르게 보인다.

 



원래는 흙속에 있었으나 주변 흙이 무너져 내리며 현재의 포개진 돌 모습이
나타났다고 안내판에 적혀있다.

 


15:11~16:40
공개바위를 감상하고 다시 주능선으로 올라 약초재배를 위한 울타리길을 따라 걸은 후 임도를
지나 바로 637.7봉의 삼각점을 확인하고 곧이어 634봉을 지나 하산하는데 중간에 산길을
잘 못 들었는지 임천강의 낙조는 구경도 못하고 채석장이 보이는 길 아닌 길을 따라 내려오니
김종직의 유두유록(流頭遊錄) 탐방 시그널이 나타난다.

 



아직 이쪽길은 정비가 완전하지 못하여 3분의 1은 개척산행 분위기였다.600여년전 김종직이
개척산행을 하고 유두유록을 남겼는데 이곳 임천교 자리 동강마을에서 출발했다고 하니
새삼 느낌이 다르다.우리에게도 점필재 김종직의 개척산행을 맛보라고 아직 길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다고 위안하니 그럴 듯하다.

 



나는 산행날머리였지만 김종직은 이곳을 산행들머리로 시작하여 결국 천왕봉을 오른다.

 



내려오는 산길의 우측에 필봉산과 지리왕산이 보이고 완전하산하고 보니
동강마을 산촌의 풍경 뒷산으로 햇무리진 태양이 위태롭게 걸려있다.

 



임천강 임천교를 지나면서 뒤돌아보니 동강마을 뒤로 개척산행의 산중턱이 보인다.

 


중원을 진압하는 오악을 五嶽鎭中原
동쪽 산도 모두 우러른다지만, 東垈衆所宗
어찌 알았으랴, 발해 밖에 豈知渤澥外
웅장한 두류산이 있음을. 乃有頭流雄
곤륜산이 생긴 만만년 옛적에는 崑崙萬萬古
지축이 동서로 통했구나. 地軸東西通
돌리고 매면서 수미를 당긴 斡維掣首尾
조화의 공교로움 상상하겠노라. 想像造化功

-점필재 김종직의 登天王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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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
,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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