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너무 가까워 놓치기 쉬운 귀한 것들을 찾아서


- 언제 : 2006.2.18
- 얼마나: 14:20~16:20(2시간)
- 날 씨 :대체로 맑음
- 몇명:홀로
- 어떻게:자가용 이용
- 테마:문화유산답사



산행 위주로 산을 접하다보니 범어사를 스쳐 갈뿐 등로 바로 옆에 있는 귀한 것들을 놓치고 살았다.그래서 한번 시간을 내어서 일부러 찾아보기로 마음먹은지 오래되었다.그러나 마음먹었다고 바로 실천에 옮기기 어려웠던 것은 하루의 시간을 투자하기에는 볼거리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은 느낌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토요일 오전에 업무관련 교육을 받고 오후시간이 남아 그동안 마음을 먹었던 범어사 둘러보기를 나섰다.

그러나 일단 나서면 여유로울 수 밖에 없다.딱히 꼭 돌아보아야 할 대상이 없는 산행이니 발 닿는대로,나의 느낌을 믿고 그냥 발걸음을 옮기면 되는 것이니 오늘은 나에게 어떤 보물이 눈에 들어올까 참으로 설레임이 동반되는 걸음이다.
14:24
범어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주차비 2,000원) 오랫만에 입장권(1,000원)까지 구입하여 범어사로
들어섰다.어산교의 노송은 언제나 멋쟁이 모습을 하고 있고 노송아래 눈에 익은 비(碑)들도 보기 좋다.

범어사 일주문 들기 전 좌측으로 천연기념물 제176호로 지정된
범어사 등나무군생지 [-]가
있다.계단을 따라 도는데 잎이 무성한 여름에 꼭 한번 다시 와야겠다.겨울엔 잎과 꽃이 없어 제대로 된 운치가
나지 않는다.키큰 등나무가 사방으로 지천인데 서어나무를 빙빙돌며 오른 등나무의 모습은 한마리
아나콘다를 연상시킨다.


14:30
등나무 군생지를 반쯤 보았을까 범어사 부도탑이 나온다.수많은 등산객이 드나드는 등로에서 약간 벗어나
조용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14:32
부도밭을 빠져나오며 범어사로 길을 잡고 나오는데 뒤돌아보니 부도밭 가는 길은 계곡의 돌들로 만들어져
그 느낌이 부도밭 만큼이나 참 좋다.범어사는 구석구석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곳이다.


14:38
다시 범어사 입구로 나오니 소나무재선충 예방주사를 맞은 어산교의 노송들 아래로 당간지주가
눈에 들어온다.그동안은 휙 지나가면서 보았지만 오늘은 가까이 가서 찬찬히 뜯어본다.

1972년에 부산광역시유형문화재 제15호로 지정되었다. 함홍당() 아래의 송림 속에 있으며,
간석(竿)과 기단부()는 없어졌다. 지주는 좌우기둥 모두 가로 50cm, 세로 87cm에 높이가 4.5m이고,
양쪽 기둥의 간격은 79cm이다.지금 지주만 남아 있는데, 지주의 상단 안쪽에는 직사각형의 간구()가
있어 당간을 고정시켰다. 지주 위쪽 머리는 약간의 원호()를 이루고, 지주에는 문양이 새겨져 있지 않다.
돌 다듬기가 고르지 않아 둔중한 느낌을 주는데 장식이 전혀 없어 검소하고 소박해 보인다.



14:42
범어사 우측길 청련암으로 가는 도중 길옆의 계곡으로 들어가보니 여름날 여기에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는 키 큰 나무와 너른 암반 사이로 맑은 계류가 흐르고 있다.바위를 찬찬히 보니 채석흔적이 보인다.


14:46~49
곧 청련암과 내원암을 알리는 이정석이 보이고 조금 더 들어가니 멀리 청련암 지장전이 눈에 들어오는데
첫눈에도 굉장히 화려한 인상이다.먼저 불무도의 총본산답게 사천왕상 대신 금강역사가 보이고 그 뒤로
도깨비 형상의 장승이 정감이 가고 그 뒤로 해태상이 보인다.

청련암은 불무도의 총본산이다.불무도 혹은 선무도의 본래 명칭은 "불교금강영관"이라고 하며
부처님으로부터 2500년을 면면히 이어온 승가의 전통적인 수행법으로 몸과 마음과 호홉의 조화로 작게는
심신의 평화로운 안정과 크게는 깨달음을 향한 구도적 수행법이다.

수련과정은 선체조, 선요가, 선기공, 선무술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불교와 함께 전래되어
1960년대에 부산 범어사 청련암의 양익스님이 전승하여 그 제자인 설기준 스님이 1985년 대중에게
보급하면서 선무도(불무도)라는 이름을 갖게되었다.



14:51
청련암 지장전은 내가 본 지장보살 중 최고로 화려한 모습이다.지장보살은 지장보살보원경에 보면
석가모니불에게 다음과 같이 서원했다고 한다."지옥이 텅비지 않는다면 결코 성불을 서두르지 않겠나이다.

그리하여 육도의 중생이 다 제도되면 깨달음을 이루리다."

지장보살은 중생을 위해 자신의 성도를 미룬 일반 중생의 잘못을 사하여주는 보살이다.

그런데 육도의 중생이 다 제도 될 가능성이 있겠는가? 그렇게 보면 지장보살의 성불은 요원한 것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장전 앞에는 즉신성불()이라는 글귀가 보인다.현재의 몸이 그대로 곧
부처가 된다는 것인데 불무도의 총본산 다운 글귀지만 "성불"이라는 글귀가 "지장보살의 운명"과 상치되는
느낌이다.


보통 초상집에 가보면 돌아가신 할아버지 영정 앞에서 할머니가 "지장보살"이라고 수없이 되뇌이는 모습을
본 기억이 난다.

그러나 불무도의 활기 때문인지 조용한 산사의 절집 분위기가 나지 않아서 청련야우라는 청련암 대나무
밭의 밤비소리는 예전 같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



15:18
이제 청련암을 나와 계명암으로 간다.계명추월이라는 이름처럼 계명암에서 보는 가을 달이 그렇게 좋다고
한다.실제로 입구부터 키 큰 활엽수림을 보니 단풍도 참 좋을 것 같다.

밤의 달도 좋겠지만 계명암은 이름 그대로 아침을 알리는 닭울음과 연관된 암자이다.그리고 계명암은
관음도량이다.범어사에서는 가장 바다를 보기 좋은 곳에 세워진 암자라서 관음보살이 물병을 들고 있다.



15:29
계명암에서 보니 금정산과 범어사가 한층 돋보인다.


15:34~5
계명암에는 자웅석계가 있다.자웅석계(雌雄石鷄)는 범어3기 중 하나로 범어사 바로 앞산인 계명봉 중턱에
자리한 계명암에 암탉과 수탉의 모습을 한 암석이 있는데 이것이 자웅석계이다. 그러나 현재는 원래의
암탉의 원형이 아깝게도 사라지고 없다. 암탉의 모습이 사라진 것은 일본인들이 한을 품고 깨뜨린
때문이라고 한다.

계명봉은 일본쪽에서 바라보면 그 생김새가 장군의 투구처럼 보였다고 하다. 계명봉에서 대마도를 바라보면
그 모양이 지네 형국이고, 반대로 대마도에서 계명봉을 바라보면 닭의 형상이어서 왜구들은 이 봉우리를
질색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한편 자웅석계의 원형을 손상한 것은 일본인이 아니라 이 암자의 당우
확장공사 때 인부들이 실수하여 깨뜨리게 되었다는 말도 있다.

15:40
관음보살 불상 옆 넓은 유리때문에 안이 훤히 보이는 기도당에서는 보살 한분이 참선에 빠져 꼼짝도 하지
않고 있어서 조용히 발걸음을 산아래로 돌린다.


16:10
다시 범어사로 돌아왔다.조계문과 사천왕문,불이문을 지나 눈에 익은 보제루를 거치고 다시한번 3층석탑의
음각된 연꽃문양을 감상한다.대웅전에서 발아래를 내려다보니 돌난간과 이어지는 기와 그리고 파란하늘이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그렇지만 오늘도 독성전의 어린아이는 두손을 들고 벌을 서면서도 한발을 든 모습이 재밌는 모양이다.
나뭇결이 그대로 어린아이의 옷주름이 되어 너무나 자연스럽다.



해탈 - 양건섭

지긋지긋한 집구석
을 뻥! 차고
나오면, 날
징집할 염라대왕
한 마리 없는
天上天下
나 홀로
아득하고 아늑함



무엇 때문일까? 갈때마다 범어사는 다르게 보인다.그리고 전에는 보이지 않던 새로운 것들이 보인다.
당분간 금정산 못지 않게 범어사 사랑이 이어 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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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모든 것 속에서 자신을 만난다.

風流山行

Posted by 세벗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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