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정호,광한루 출사) 세 번째 발걸음에 붕어도 입을 연다.


-.일시 : 2008.2.17 01:00~18:00
-.날 씨 : 맑음
-.몇명:28명

-.어떻게:프리즘 정기출사 동행
-.일정:
옥정호-광한루-새집추어탕-마이산
-.테마:출사 여행

 



이번째 옥정호를 향하는 걸음이 세 번째이다.입춘을 지나 며칠있으면 우수가 되지만 여전히 추운 날씨다.전날 모후산 산행을 마치고 산행장비에서 몇 개는 빼내고,출사장비 몇 개는 집어넣고 바로 떠난다.

 

최근 좌측 발목 복숭아뼈 바로 2CM 위쪽이 고무줄로 묶은 듯 불편하여 등산화 때문인가 했는데 아무래도 통풍이 의심된다. 작년 11월 검사한 종합건강진단을 펴서 세세히보니 요산수치가 정상 범위내 최상단에 있고, 고지혈증,혈중 중성 지방 증가,혈중 크레아티닌 증가 등 그동안 술과 고기를 너무 많이 먹었다는 결론이다.술을 많이 마셔 병을 얻었다면 위궤양이 먼저 와야되는데 나의 경우 발목부터 붙잡혔다.당분간 술을 끊어야 할 것 같고,식이요법도 병행해야할 처지다.조만간 병원에도 한번 들러봐야 할 듯하고...

 

출사 버스 뒤쪽에 타면 그기도 술 좋아하는 주류파들이 득세하니 되도록 앞쪽으로 않아야하겠고,이번엔 다소 무거운 주제의 책을 갖고 떠난다."개정판 간화선(看話禪)"이다.일반인의 관점에서 조계종 수행의 길을 엿보는 것이다.

 

꿈속에서는 꿈인 줄 모르 듯, 그동안 건강할 때 하릴없이 나의 몸을 좋지 않은 방향으로 이끈 자각을 뒤늦게 해본다.나에게 당장 주어진 말머리(話頭)는 건강이다.말 꼬리는 내가 풀어가야 할 숙제다.넘어진 김에 쉰다고 이참에 몸의 건강도 돌보고 마음의 건강도 같이 살펴보아야겠다.



그건 그렇고 이번엔 붕어섬이 보일려나...

 

 

국사봉을 오르기 전에 따끈한 소고기국밥으로 아침식사부터 한다. 통풍엔 술과 육류, 동물 내장,
콩류, 죽순, 시금치, 아스파라거스를 조심하라고 하던데 아침부터 고기가 들었다.그냥 맛있게
먹는다.



식사를 마치고 옷을 단단히 입고 이마등을 켜고 국사봉 포인트로 오른다.언제나 다름없이
이번에도 포인트는 이미 선점을 당했다.바람이 불지 않아서 생각보다 춥지 않다.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고 박무와 물안개도 보이지만 이번엔 붕어섬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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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옮겨 간 곳은 광한루였다.심미안이 별로 없는지 마음에 드는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
다른 사람보다 빨리 자리를 뜬다.버스로 돌아와서 간간히 책을 읽는다.



점심식사는 남원의 "새집(억새풀집의 의미)추어탕"이라는 맛집이었는데 고단백 미꾸라지를
많이도 먹었다.통풍에 의한 통증의 두려움이 수도자의 오매일여(寤寐一如) 화두처럼 끈질기게 따라붙는다.

 


그래도 맛있으니 잘 먹는다.그렇지만 음주의 유혹은 간단하게 벗어났다.앞으로 마시지 않겠다고
마음 먹었더니 바로 실천이 된다.담배 만큼은 아니지만 술 또한 무상감(無常感)을 절실히
관하고 있었음을 느낀다.허망하다는 사실을 명백히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은
왜 찾아서 마셨을까? 여하튼 음주 이외는 완전히 마음 내키는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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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구름이 좋아 마이산의 반영을 담은 사진을 찍으러간다.그런데 얼었다.물빛마저 얼었다.



허공의 구름이 아무 머무는 바 없이 일어났다가 사라지듯이 내 마음도 그와 같은 것이다.
생각이 일어났을 때 그 일어난 근본을 돌이켜 보면 머무는 바 없고, 뿌리박힌 곳이 없다.



응무소주이생기심 (應無所住而生其心)인가? 색즉시공인가? 결국은 한마디만 남는다.

공(空)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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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프면 밥을 먹고 곤하면 잠을 자네.
맑은 물 푸른 산을 내 멋대로 오가고
어촌과 주막거리도 내 집인양 편쿠나.
세월이 가나오나 내 알 바 아니건만
봄이 오니 옛처럼 풀잎 다시 푸르네.


飢來卽食 困來卽眠. 漁村酒肆 自在安閑. 年代
甲子 總不知 春來依舊草自靑.

- 『禪家龜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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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
,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Posted by 세벗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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