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꿈을 갖고 사는 것은 억울함과 수치심을 갖고 사는 것과 같다.




- 언제 : 2009.1.11 (일) 12:30~16:00
- 얼마나: 2009.1.11 13:00~16:00(3시간)
- 날 씨 : 대체로 맑음
- 몇 명: 3명(자녀 대동)

- 어떻게 : 자가용이용

▷금정산 서문-도원사-미륵사

- 개인산행횟수ː 2009-1[W산행기록-214P산행기록-354/T704]
- 테마: 신년산행
- 산높이:금정산 801M
- 호감도ː★★★★


 

2009년 기축년이다.어느해보다 긴장감을 가지고 시작한다.인생의 절반을 넘어감을 느끼며 올해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본다.나는 뚜렷하지는 않지만 불교의 연기법에 동조하는 편이다.전생이 있다고 믿으며 육신을 바꾸어 다음 생이 있다고 믿는 쪽이다.그래서 생生은 일회전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믿는다.그래서 열심히 책을 읽고 산행을 하며 복혜쌍수福慧雙修한 덕이 다음 생에도 이어진다는 믿는편이니 더 열심히 책을 읽어 지혜를 높히고 산행을 통한 궁리를 하며 덕德을 쌓을 이유가 있는 것이다.그러므로 죽으면 끝나기 때문에 대충 살아가자는 생각에 반대하는 편이다.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나의 꿈은 갑자기 만든 급조된 거푸집이 아니다.이미 천산을 오르겠다는 나 자신과의 약속은 현재 700산을 넘기고 있으며 올해도 최소한 30개산에 들겠다는 목표를 세운다.독서는 일생동안 10만권은 읽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1년에 200권이목표다.시간 나는대로 열심히 읽어야 한다.그리고 동양철학을 주마간산격이라해도 한번 주욱 훓어보겠다는 계획을 세웠었다.2007년은 명리학을 공부하고 2008년은 불교공부를 했으니 2009년은 양명학과 도교공부를 하려고 한다.



"꿈은 새롭게 해석되어야 한다.목표는 꿈이다. 꿈은 달콤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현해 나갈 생각없는 꿈이라면 몰라도 반드시 이루겠다는 꿈이라면 그 꿈은 무거워질 것이다.책임감도 무거워지며 부담 또한 상당히 커진다.



꿈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다.꿈을 갖고 사는 것은 억울함과 수치심을 갖고 사는 것과 같다.꿈은 몇 날, 몇 월, 며칠이라고 정한 날에 갑자기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꿈을 꾸면서 걸어 나간다면 꿈은 이루어진다.그러나 걷고 있는 동안의 꿈은 고통스럽고 험악한 표정을 짓고 있을 지도 모른다.오랫동안 이런 고통을 견디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꿈을 이루는 데 날짜를 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꿈을 실현시키기 위한 달력을 만들고,꿈을 작게 나누어 그 작은 꿈들을 실현시키면서 큰 꿈을 달성해가야 한다.작은 꿈을 달성하고 작은 기쁨과 해방감을 맛보면서 전진해야 한다."는 글에 전적으로 동조한다.양명학과 도교와 관련된 책 46권을 선정했다.한달에 4권을 읽는 것이 핵심이다.

 

헤겔의 변증법은 일련의 삼단계운동이다. 즉 정립, 반정립, 종합을 통해 진리를 찾아나가는 역동적 논리이다.이 논리로 보면 고려시대는 불교가 화려해진 뒤에 불교의 단점이 표출되었고 이후 조선시대는 유교라는 현실적인 학문이 꽃을 피운 후 유교의 단점이 표출 될 즈음에 양명학으로 넘어갔어야 했다.

 

퇴계는 분명히 전습록을 읽어 양명학의 존재를 알았으나,주자학으로 족하다고 생각한 퇴계의 잘못된 판단으로,조선은 양명학을 배척하며 이단시 하는 바람에 조선 이후 지금까지 당파싸움으로 나라가 거덜날 지경에 이르렀다.주자학(성리학)의 치명적 단점,인간이 가진 이성理性의 힘만으로 진리에 이를 수 있다는 엉터리 확신 때문에,이기理氣논쟁이 시작되었고,이는 사색당파로 확장되었다

 

만일 심학心學이라는 양명학이 이 땅에 들어왔다면,이성理性보다 마음(誠心)에 주안점을 두게 되므로, 논쟁을 위한 논쟁으로까지 나가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된다.무엇이든 비이성적으로 흥하면 새로운 사조가 나와서 자연스럽게 사회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그릇에 담겨져야 그 사회는 발전하고 안정되는 편인데 우리나라는 항상 기득권에 의해 물꼬가 막혔다.

 

문무를 겸비한 지장智將이기도 했던 왕양명은 비적토벌,영왕 신호의 난 평정에 지대한 공을 세우기도 하는데,56세때 묘족의 반란진압을 위해 병든 몸으로 출전,출전전야에 남긴 에피소드가 유명하며,57세때 난 진압 후 돌아오는 길에 과로와 고열로 사망하는데,세상을 떠나기 전,제자가 남기실 말이 없느냐고 묻자, "내 마음이 빛인데 무슨 말을 또 하랴(차심광명此心光明역부하언亦復何言)"하고 세상을 떠났다.

 

율곡이 10만양병설을 주장하며 위기를 알렸지만 백성의 부담을 두려워했던지 아니면 역모를 두려워했던지 간에 기득세력은 무시하여 나중에 선조임금은 후회를 한다.지금은 어떤가? 3월 위기설을 이야기하면 대책은 무엇인가하고 되돌아 보아야하는데 위기를 이야기하는 사람을 가두고 입에 재갈을 물리는 식이다.작년 12월 5일 "3월 위기설은 숫자상 근거없다며 일본계자금이 106억 달러라고 했는데 불과 19일 뒤인 작년 12월 24일 일본은행 자료는 엔화대출이 282억불이라고 한다.매사 이런식이니 정부가 신뢰를 잃고 국민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을 할 수 밖에...

 

아무리 어려워도 준비하는 자에게는 기회가 오는 법이다.그런 마음을 안고 미륵사를 찾는다.금정산의 미륵사는 금정산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자리잡고 있다.미륵사는 물이 맑고 신성하여 부산의 공식 행사때 정안수로 사용하고 아시안 게임 때 북에서 가져온 물과 합하는 합수제도 이 미륵사의 물이였다.그러니 새해를 여는 신년산행에 이 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미륵은 미래의 부처님이다.미륵사상은 살기 힘든 민초들에게 희망이요 그리고 새로운 혁명을 꿈꾸는 자들에게는 좋은 사상적 무기였다.힘든 한해가 예상되는 이 시점에서 미륵사를 간다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발걸음인 것이다.

 

대부분 심각한 소설 보다는 개그콘서트 류의 반짝웃음에 환호하고 심오한 정신세계 보다는 자신의 껍데기인 몸짱 만들기에 주류를 이루는 이시대에 나는 분명 다르게 가고 있다.그래서 특이하다는 소리를 듣는다.경박단소 키치의 시대,원본이 사라진 포스트모던의 시대에,진지함이란 새로운 형태의 소외일지도 모른다는 시골의사 블로그 대문의 말처럼 나는 스스로 소외의 길을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차를 몰아 금정산성 서문으로 향한다.KTX고속철도를 위한 터널공사로 계곡이 몸살을 앓고 있다.
공사현장을 조금 지나자 도로변 아래 계곡으로 서문이 보인다.금정산성은 금정산을 타고 넘으며
장장 18.8KM를 휘감아도는데 단일산성으로는 국내 최대규모이다.그 산성에 4대문이 있다.



아치형의 동문,소박한 모습의 남문,투박한 북문은 금정산을 산행하다보면 자주 만나게 되지만 서문은
좀처럼 만나기 힘들다.왜냐하면 금정산성 4대문 중 계곡에 세운 유일한 문이 서문이기 때문이다.



낙동강에서 대천을 따라 산성마을입구에 자리 잡았다. 서문은 동문보다 규모는 작지만 훨씬 견고하고
아름답다.서문의 누각과 ㄷ자 형태의 성벽 모습은 사뭇 예술적이다. 또한 서문 옆에 흐르는 대천에는
세 개의 아치형 수문을 만들었다. 이 수문위로 성곽이 통한다. 좌우편에 험준한 산이 솟아있어 천연
요새인 협곡에 서문과 수문을 설치한 선인들의 지혜가 새삼스럽다.금정산성 4대문 중 가장 아름다운
문으로 보인다.

 

문 아래 쪽은 큰 바위와 돌을 사용하고 위로 갈수록 작은 돌로 쌓아 안정감과 미적 감각도 느낄 수 있고
빗물이 빠져나가는 돌출된 석재 홈통도 멋스럽다.세 개의 수문 아치에 보이는 귀면도 볼만하다.

 

 

 

 

 

 

 

 

 

 

 

 

 

도원사를 지나 임도를 따라 걸어들어가니 폐가가 된 교회 혹은 성당이 보인다.교회 폐가옥 뒤로 우측엔 금정산의
주봉인 고당봉이 보이고 좌측 미륵봉 좌선 바위 아래로 미륵사가 보인다.돌출된 암릉이 뚜렷하여 한눈에 조망된다.

 

감기 기운이 있는 딸은 찬바람 영향 때문인지 두통을 호소하며 연신 머리를 만지길래 휴식을 취하게 하고 아들과
함께 미륵사를 돌아본다.

 

 

 

 

금정산 미륵사(金井山 彌勒寺)는 미륵봉으로 불리는 이 암봉을 병풍처럼 두르고 자리하고 있다.미륵사는 원효스님이
창건하고 주석하면서 '미륵 삼부경' 중의 하나인 ‘상생경종요(上生經宗要)’를 집필한 곳으로도 유명하다.미륵사의
창건 연대를 범어사와 비슷한 시기인 678년으로 보는 견해가 많지만 실제 미륵사는 범어사보다 앞서 창건된 사찰이다.

 

675년 부석사를 지은 의상대사가 3년 후인 678년 범어사를 창건할 때 의상대사는 원효암에 주석하며 불사를 지휘하고
원효대사는 이곳 미륵사에 주석하며 미륵삼부경전 중 하나인 ‘미륵상생경종요’를 썼다고 전한다.

 

또한 대사가 이곳에서 호리병 5개를 구하여 왜구의 배 5만 척을 물리쳤다는 설화가 전해 내려오는데

때는 신라 신문왕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미륵사뒤의 바위에는 7마리의 코끼리와 20여분의 부처님상이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보면
모자이크 된 듯이 특이하게 보이지만 한눈에 부처님상과 코끼리로 보여지지는 않는다.


 

여하튼 금정산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자리잡고 있는 미륵사는 물이 맑고 신성하여 부산의 공식 행사 때 정안수로 많이
사용된다. 86년 부산아시안게임 때 북에서 가져온 물과 합하는 합수제를 지낸 물도 바로 이 미륵사의 감로수(물)였다.

 

 

 

가벼운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와서 가족 네명이 달밤블루스 뮤지컬을 보러 소극장으로 갔다.
이전에 관람후기를 올렸었는데 초대권 두장이 집으로 우송되어 온 것이다.그래서 나는 보았지만
표 2장을 더 구입하여 가족 네명이 함께 관람하였다.예상했지만 반응이 좋았다.

 

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厥中者, 舜之所以授禹也.
인심유위, 도심유미, 유정유일, 윤집궐중자, 순지소이수우야.


"인심은 오직 위태롭기만 하고 도심은 오직 미약하기만 하니, 오직 정성으로 오직 하나로 하여야 진실로 그 중심을 잡을 수 있다" 하는 것이 순임금이 우임금에게 전수한 방식이다. (한마디로 중中을 중요시 하라는 것이다.)

- 中庸章句序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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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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