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산▲ 꼬리로 내려치니 돌의 뼈(石骨)는 드러나고 억(億) 소리가 날 수밖에


- 언제 : 2009.4.26 (토) 08:00~20:30
- 얼마나: 2009.4.26 9:15~15:15(6시간)
- 날 씨 : 맑은 후 비
- 몇 명: 45명

- 어떻게 : 고교동문백양산악회동행

▷주차장-전망대-수리봉-문바위-사자바위-헬기장-억산-깨진바위-팔풍재-석골사

- 개인산행횟수ː 2009-15[w산행기록-228/T718]
- 테마: 근교산행
- 산높이:수리봉 765M ,억산 977M
- 가져간 책:케빈 필립스 著 Bad Money 나쁜 돈

- 호감도ː★★★★★

 


억산(億山) 이름의 유래가 궁금하다.이름의 유래를 찾아보니 수긍이 가는 내용이 여럿 나온다.



『첫째, "수많은 하늘과 땅 그리고 우주"라는 의미의 억만건곤億萬乾坤에서 유래된 것으로 하늘과 땅 사이의 명산 가운데 명산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둘째,억센바위가 많이 솟아있는 산으로 억센바위산이라는 의미로 억산이라 부른다.
세째,용이 승천하지 못하고 이무기가 되어 억울하여 꼬리로 산을 쳤다고 하여 부른다.
네째,이 부락 근처 산 중에서 제일 큰산이라 하여 억산이라 부른다. 』등이다.

 

억산 이름의 유래를 보면 전체적인 분위기는 알겠지만 명쾌하지가 않다.첫번째 설은 억산이 멋진 산이긴 하지만 명산 가운데 명산 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과대포장한 느낌이 들어서 아닌 것 같고, 둘째 설은 실제로 억센 바위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서 억산이라고 하는 것은 너무 유치한 느낌이 든다.그리고 넷째설은 억산 근처에 더 높은 운문산 등이 있어서 뭔가 논리적이지 못하다.

 

내 느낌에는 세 번째 설이 정감이 간다.용이 승천하지 못하고 이무기가 되어 억울하여 꼬리로 산을 쳤다는 것은 전설적으로도 스토리가 된다.우선 억산 바로 옆에 깨진 바위가 있다.그리고 주변에 석골石骨이라는 지명이 있다.돌의 뼈石骨를 본적은 없지만 보통 우리몸의 뼈는 살 속에 있다.그런 논리로 돌의 뼈도 돌 속에 있지 않을까? 용이 꼬리로 산을 쳐서 돌의 속이 드러나고 그래서 돌의 뼈라는 석골의 지명도 생기지 않았을까? 용의 꼬리로 내려쳤다면 억 소리는 났을테니....

 

 

 

44인승 버스가 만차다.산행들머리인 석골마을까지 가는 시간에 읽은 책은 "Bad Money"즉,
"나쁜 돈"이다.저자에 의하면 서브 프라임 모기지 위기는 우연히 발생한 사건이 아니라 미국
의 정치와 경제가 장기간 합작해서 만들어낸 필연적 결과일 뿐이며,앞으로 더 충격적인 사건
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여기에는 미국이 세계 경제 패권국의 자리에서 밀려나고,달러
가세계준비통화의지위를내놓는시나리오도포함된다.그리고 책 내용 중 나는 미국 정부
의 소비자 물가지수 왜곡에 대해서도 충격을 받았다.지금도 전문가들은 쉴 새없이 커다란
손실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고 있다.그러나 한번 속으면 상대 탓이지만,두 번 속으면 내 탓이다.



이제는 전문가의 이야기를 맹목적으로 따를 때가 아니라,스스로 냉정하고도 지혜로운 판단
을 내려야 할 때이다.무엇보다 저자는 달러의 몰락이 곧 현실화된다고 한다.

 

이 책의 초판은 4월 6일이지만 원래 저자가 이글을 쓸 당시의 시기는 좀 더 빨랐을 것이다.
책의 내용이 현실화 되는 과정을 나는 최근에 보고 있다.무엇보다 중국의 입장이 명확
해졌다.더 이상의 미국의 달러를원하지않는다.또한 독일은행의 악성자산 규모가 8천160억
유로로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1천500조원이라는천문학적인돈으로 충격에 빠져 있으며
영국은 국가부도설마저 계속 돌고 있는 실정이다.그래서 중국은 달러화도 유로화도 신뢰
하지 못하는 것이다.최근 중국은 금 보유를 2배로 늘리고 있으며 구리를 비롯한 원자재를
싹쓸이 하고 있다.

 

산행들머리에도착하여보니흰 사과꽃이 활짝 피어있다.몸풀기 체조를 마치고 산행을
하는데 전망대를 지나 수리봉으로 가는 등로의 경사도가 상당하다.그래서 제법 땀이 흐른다.



전일 자가용을 운전하여 수덕사를 갔다 온 피곤함도 누적되었을 것이다.경사진 등로에
보이는 굽은 소나무가 청정함을 뽐내며 눈길을 사로잡는다.숲은 우거져 가끔 씩 보이는
전망대에서의 조망은 답답함을 풀어준다.

 

수리봉에서 약간의 간식을 하고 사자바위 방향으로 오르는데 낭떠러지와 능선이 절묘하게
산행의 아기자기함을 자아내고,앞서가는등산객을보니제법웅산에온 듯한고도감을
피부로느끼게만든다.

 


여전히 멋진 소나무들의 행렬이 이어진다.소나무 하나하나는 강건함과청정함을
간직하면서또한뚜렷한 개성을 보여준다.

 

사자바위 근처에 오르고나니 더 이상의 오름은 없고 평탄한 능선길이 나타난다.
정상 근처로 다가 갈수록 능선의 억센바위와 대조되게 발아래 숲들은 부드럽기만 하다.
억산 정상석 아래는 과연 용의 비늘같이 바위와 돌이 특이한 모습이다.

 


한 시간에 걸친 점심식사를 한다.막걸리 잔을 돌리며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사이에
웃음꽃이핀다. 식사를 마치고 단체 사진을 찍은 후 깨진 바위를 통과하는 과정은 제법 긴장
을 가지게 만든다.하강 코스에 줄이 매여져 있는데 몸의 중심을 잡기가 쉽지 않다.그래서
사고가 많은 곳으로 보인다.운문면 방향의 신록은 더욱 깊어지고 팔풍재에서석골사방향
으로계곡을 따라 하산을하였다.

 


날씨가 좋았는데 산행을 마치고 나니 비가 오기 시작한다.가지산 온천에서 온천욕을 했다.
선배들은 산행 후 온천욕까지 했으니 일배일배 부어라 마셔라를 하고 부산으로 와서 부산대
근처 하늘마루에서 돼지고기 숯불구이를 안주로 제대로 된 하산주 시간을 가진다.

 



아나칼시스는 이렇게 말했다.

 


"최초의 한 잔은 건강을 위해서, 두 번째 잔은 기쁨 때문에, 석 잔 째는 치욕 때문에, 네 번째 잔은 광기 때문이다."라고....

누구는 광기의 끝을 보이고 누구는 광기 직전에서 스스로 제동을 건다.술을 끊은 나도
이 자리에서는 가장 나이 어린 후배인지라 다른 곳 보다는 많이 마셨다.

 

아! 예이츠의 싯구처럼 한숨이 절로 나온다.

술은 입으로 오고
사랑은 눈으로 오나니
그것이 우리가 늙어 죽기 전에
진리로 알아야 할 전부이니라
나는 입에다 잔을 대고
그대 바라보며 한숨 짓노라.


-예이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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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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