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당)산 속에서 길을 잃고,산을 잊고 길을 배운다.

- 언제 : 2009.8.1 (토) 07:30~21:00
- 얼마나: 2009.8.1 12:30~15:00
- 날 씨 : 맑은 후 점점 흐림
- 몇 명: 19명

- 어떻게 : 지리사랑 동행

▷경남 산청군 단성면 소리당 마을

 


원래는 지리산 토끼봉으로 산행을 가려고 나선 길이었다.그런데 오늘은 8월 1일,왠만한 제조업체까지 휴가를 가는 날이다.그기에 날씨마저 물놀이 하기엔 안성마춤으로 화창하게 개었다.그래서 도로마다 차량정체로 인하여 몸살을 앓는다.

 

아침 7시30분에 출발했지만 12시가 다되어 문산휴게소에 도착했다.하는 수 없이 의논을 한 결과 가까운 이방산으로 가자고 결론이 났다.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수양산 근처인 소리당 마을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갑자기 계획이 바뀌었기 때문에 지도도 없이 출발하였다.길 없는 길을 따라가다가 사진을 몇 컷 찍는 사이 일행이 보이지 않는다.다각도로 찾아보았지만 길은 오리무중이다.잡목을 헤치고 무조건 능선으로 오르면 오를 것도 같은데,워낙 수림이 울창하여 혹시 모를 독사의 공격이 두려워 그냥 하산하였다.남는 시간은 주위 마을을 돌아보기로 하였는데 이곳이 이름도 예쁜 소리당 마을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지리산 태극종주를 하면 남원의 구인월을 출발하여 노고단을 지나 천왕봉을 잇고 동부능선으로 주능선을 타고 계속 이어가면 웅석봉,이방산,수양산을 지나 마무리하게 되는 곳이 이곳 소리당마을이라고 한다.지리산 태극종주로90KM를 왔다면 이 곳은 끝을 맺는 쉼 공간이다.그러니 자연을 벗삼아 쉬어도 딱 좋은 곳이다.

 

옛날의 지리산 토담집도 있다. '공부'하기에 좋은 곳이란다.지리산 주능의 산세가 뭉쳐 내려왔으니 풍수적으로 보아도 이곳 소리당 출신 박사가 많은 것도 이해가 간다.

 

내가 이방산 인줄 알고 올랐던 산은 수양산이고 능선 너머에 남명조식선생의 묘소가 있다.출발했던 곳 앞의 강 이름은 덕천강이며 아랫소리당에서 윗소리당으로 오르며 보았던 계곡은 백운계곡이었다.소리당 마을은 화장산과 수양산 사이에 숨은 듯이 자리하고 있다.

 

자료를 찾아보니 소리당이라는 예쁜 이름이 붙은 연유는 이러하다.

 

지리산에서 10여 년을 살다 숨을 거둔 남명 선생 문헌에 ‘송당(松堂)’으로 기록된 소리당은 소나무와 인연이 깊은 듯하다고 한다.남명이 덕산으로 가던 길에 소나무가 유독 많은 이곳을 지나치게 되었는데 자꾸만 솔가지에 머리가 걸려 아예 갓을 벗어 소나무에 걸어 놓고 갔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실제 소리당 근처엔 ‘갓거리’라는 지명도 있다. 어찌 되었든 한문식 표기인 송당 대신 솔당으로 부르다가 그것이 또 솔댕이, 솔대이, 소리댕이 등으로 불렸고 송리당으로 표기한 곳도 더러 있었고, 1980년대 초반 마을 이름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한문으로는 송당, 한글로는 소리당으로 합의해 지금에 이른다고 한다.지금은 소리당(小里堂)으로 표기한다.

 

 

 

 

덕천강 소리당 마을에서 임도를 따라 오르다.백운사 사찰 뒤로 난 감나무 과수원 밭 사이로
산행을 시작하였지만 일행을 놓치고 지도도 없어서 무리하지 않고 그냥 되돌아 나왔다.

 

 

소리당 마을로 들어가니 경운기 트레일러가 목가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을의 집과 분위기는 소박한데 이곳에 사는 어린이들이 깍듯하게 먼저 인사하는
모습에서 그 기풍이 가늠이 된다.수줍은 산골 촌동네 어린이와는 격이 다르다.


 

좀 더 마을로 들어가니 흙벽집에 햇볕에 드러난 장독대가 유난히 돋보인다.
최근엔 거의 보지 못했던 봉선화가 울밑에 피어있고,윗소리당마을로 가는
산길엔 미타사,건명사도 멀리 있는데 노란 원추리 한송이만이
뭐가 그리 궁금한지 목을 빼고 마중을 나왔다.

 

일사병이나 열사병이 딱 걸리기 좋은 날씨다.백운계곡 어느 곳이나 물은 맑아서 1급수에만 산다는
다슬기(올갱이)가 지천이다.

 

길을 따라 덕천강으로 되돌아오니 맑은 계류에 더위를 식히는 피서객들의 모습이 한가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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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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