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이골▲산이 높으니 계곡은 깊고(深) 깊을(深) 수 밖에...


- 언제 : 2009.7.26 (일) 08:30~23:00
- 얼마나: 2009.7.26 09:40~15:30 (5시간 50분)
- 날 씨 : 대체로 흐림
- 몇 명: 45명

- 어떻게 : 백양산악회 동행

▷삼양리-아랫재-심심이골-큰골 합수점-배바위-배너미재-천문사-삼계리

- 개인산행횟수ː 2009-17[w산행기록-230/T720]
- 테마: 근교 계곡산행
- 호감도ː★★★★


한동안 산행을 쉬었다.개인적으로 몇가지 겹쳤던 일들이 마무리되고,맹위를 떨치던 장마도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시점에 계곡산행을 떠난다.예전에 가지산 학심이골을 다녀 온 바가 있었는데 오늘 코스는 심심이골이다.여기서 심심(深深)은 깊고 깊다는 의미라는 것이 정설이다.한문어투로 표현하면 심심계곡深深溪谷인 셈인데 심심계곡이라고 하는 것 보다는 심심이골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감이 간다.

 

영남알프스 산군들의 둘레나 높이로 볼 때 계곡은 깊을 수 밖에 없다.산이 양陽이라면 계곡은 음陰이다.양의 기운이 가득한 여름엔 그늘(陰)을 찾는 것이 정상이다.근교에서 계곡산행으로 안성마춤인 곳이 심심이골일 것이다.

 

키 큰 수림이 만들어내는 그늘과 계곡의 청량함이 온도를 낮추어준다.그리고 이를 악물고 산 위를 오르는 것이 아니라 계곡을 따라 걸으니 백패킹의 여유도 느껴지는 산행길이다.특히 나 처럼 오랜만에 산행을 나선다면 떨어진 체력에 맞는 길이다.

 

숲이 뿜어내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쉬엄쉬엄 오르며 서서히 온 몸이 땀으로 젖어드는 느낌이 좋아서 한껏 기분도 고양된다.짜증나는 장마에 세상살이가 팍팍하다고 하더라도 가끔 이렇게 기분전환을 해주는 것이 심신이 모두 새로워지는 첩경이다.

 

기산심해氣山心海라 하여 "기운(정기)은 산처럼, 마음은 바다처럼"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둘을 합쳐 하나의 이미지로 만든다면 계곡산행이 제격이라고 생각한다.

 

 

 

09:40
흰빛 구름이지만 수증기를 가득 머금은 무거운 구름인지 산등성이에 걸려있다.
하얗게 농약 가루를 뒤집어 쓴 풋사과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사과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산으로 접어든다.

가까이 혹은 멀리 눈에 보이는 모두 짙푸른 신록이 무茂를 향해 치닫고 있다.

 

 

11:09~12:06
키 큰 숲은 철저히 차양遮陽하여 제법 어둑한 느낌을 만들어내고 완만한 산길을 오르니
본격적인 계곡산행이 시작되는 아랫재에 선다.아랫재는 가지산과 운문산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가지산의 "가"와 운문산의 "운"을 따 와서 "가운加雲"이라고 이름을 붙인 산방이 하나있다.
아랫재의 위치로 볼때 "구름을 더한다는"는 의미로도 손색이 없는 가운산방이
멋진 현판을 달고 있는데 안을 들여다보니 버려진 모습이다.

 

계곡으로 내려서니 서늘한 기운이 느껴진다.길은 흐릿할 때도 있고 또렷할 때도 있는데
그래서 더욱 걷는 맛이 난다.다만 수분을 가득 머금은 돌들이 미끄러워서 조심 할
필요는 있다.

 

12:34

심심이골과 학심이골이 만나는 큰골 합수점에서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즐거운 담소를 나눈다.
이곳에서 탁족을 한다.만리 흐르는 물에 발을 씻는다(濯足萬里流) 정도는 아니더라도
기분좋을 만큼 적당하게 찬 흐르는 계곡물의 느낌은 탁족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가 없는 법이다.

 

14:54~15:22

다시 산길을 올라 배너미재에 오르는데 제법 경사가 가파르다.몹시 힘겨운 정도는 아니지만
어떻게 배를 넘겼기에 "배너미재"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다소 의아스러울 정도다.

 


아마도 배너미재를 넘기 전 보았던 배바위와 관련성이 있나보다.

 

삼계리 천문사 경내로 들어가보니 예전보다는 더 많이 조성된 석불들이 보이고,
사찰 주변 계곡 주위엔 방갈로와 장사를 하는 가게들이 많이 생겼다.

부산으로 와서 메기 매운탕에 소주로 하산주를 하고,화기애애한 기운에 자리를 옮겨
맥주까지 마시고 집으로 돌아왔다.

 

무릇 세상사도 이렇다면 얼마나 좋을까?

엄격함을 넘어 매사 비정하게만 치닫는 세상사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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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Posted by 세벗 트랙백 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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