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봉래산▲진정한 발견은 새로운 시각을 얻는 것이다.

- 언제 : 2009.11.19(목) 18:50~22:00
- 얼마나: 2009.11.19 19:30~21:40(2시간 10분)
-날 씨 : 대체로 맑음
- 몇 명: 2명(딸과 함께)
- 어떻게 : 지가용 이용
▷목장원-봉래산 정상
-목장원
- 개인산행횟수ː 2009-28[w산행기록-241/T730]
- 테마: 야간산행
- 높이: 봉래산394M
- 호감도ː★★★★


 

퇴근 하는 길에 보니 서쪽 하늘에 초승달은 수줍게 떠 있는데 바람이 잔잔하고 내려갔던 수온주가약간 오르는 느낌이다.초승달이니 달빛 산행을 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이런 날씨라면 야간등산하기에는 안성마춤이다.

 

주섬주섬 단촐한 행장을 꾸려 나서려는데 학원을 갔다 돌아오던 딸이 함께 가겠다고 하여 부산에서도 야경이 뛰어나고 눈맛이 시원스러운 영도 봉래산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젠 습관적으로 가 보지 못한 산을 찾아 길을 나서지만 나의 출발점과 마지막 도착지점은 항상 부산의 산과 김해의 산이다.어떤 산이든 명산대천을 순례하는 것은 그저 육안으로 보이는 산세나 조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산이 품고 있는 역사와 그 산의 자연을 견주어보고,그 속에서 삶과 연결시키며 노는 것이 곧 배우는 수준으로 심미적으로 우아하게 승화시키는 일이 중요하다.그래서 자연과 예술과 인생이 혼연일체가 된 심미적 즐거움을 누리는 것이 나의 길이다.

 

風流에서 말하는 엘레강스한 바람風은 무엇일까? 신명神明나는 "신바람"이지 않을까? 신명은 패기(pathos) + 논리(logos) + 신내림(ethos)이 "절묘하게 조화妙合"가 이루어져야 가능 한 것이지 그 중 어느 하나라도 빠진다면 그건 풍류의 결격사유이다.그중에서도 제일 먼저 나오는 패기(=열정이라고 해도 좋고 생기生氣라고 해도 좋다.)가 가장 중요하다.

 

산행은 힘든 것일까? 즐거운 것일까?
힘들 수도 있고 즐거운 놀이 일 수도 있다.


 

결국 산행을 하는 사람의 자기경영이다.

 

자신의 자신에 의한 자신의 활동이다.

 

이런 열정이 논리와 부합한다면 같은 산을 가더라도 새로운 것을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진정한 발견은 새로운 경관을 보는 것에 있는게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얻는데 있기 때문이다.

 

 

 

1930~21:30
목장원에서 곧장 봉래산 정상으로 향한다.
발걸음은 가볍게하고 의심나는 길은 다시 한번 살피며 올바른 등로를 찾는다.

갑자기 앞에서 부석거리는 소리에 놀라 랜턴을 비춰보니 새끼 고슴도치가
우리의 발걸음에 놀라 몸을 둥글 게 만들고는 경사진 비탈 아래로 몸을 굴리고 있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한참을 쳐다보며 웃었다.
그 동안 산행을 숱하게 했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여러번 왔던 길이지만 밤에 길을 찾는 것은 어딘지 생소한 느낌이 든다.
정상 가까이의 등로는 약간 넓어졌으며 산정상도 몇가지 작은 변화가 있었다.

안내판이 새로 걸렸으며 바닥을 비롯하여 좀더 정비된 모습이다.

정상에서 바라본 야경은 오늘 유난히 빛난다.까만 융단에 보석을 뿌려 놓은 듯
황홀하게 반짝거린다.

짧은 밤 산행이었지만 딸과 함께 길을 걷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주요한 삶의 화두인
교류와 소통에 있어 이 보다 더 좋은 조건은 없을 것이다.

다스리지 않고 다스리는 것을 무위지치無爲之治라면
말하지 않고 가르치는 것을 불언지교不言之敎라 할만하다.

오늘 나를 대신해서 수고해주시는 산과 바다가 유익한 시간을 내고 있음이다.

어려움 없는 실천이지만 다만 패기가 없다면 실행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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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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