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 황악산▲손가락 곧게 펴서 가리키는 절 직지사 어구에 또 길은 어이 굽었는가.

- 언제 : 2009.11.21(토) 07:00~21:30
- 얼마나: 2009.11.21 10:40~16:20(5시간40분)
-날 씨 : 대체로 맑음
- 몇 명: 40여명
- 어떻게 : 부산토요자유산악회 동행

백두대간 괘방령-여시골산-운수봉-백운봉-황악산-형제봉-신선봉-망봉-직지사-주차장
- 개인산행횟수ː 2009-29[w산행기록-242/T730]
- 테마: 문화유산답사산행
- 높이: 황악산1,111.4M
- 호감도ː★★★★


 

황악산黃岳山의 황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것을 알려면 오방색과 음양오행을 알아야한다.

 

오방색(五正色)은 오행(五行)에 의한 황색(黃色), 백색(白色), 흑색(黑色), 적색(赤色), 청색(靑色)이 기본색으로 가장 넓은 의미로 정의하자면 '우주생성의 근본이 되는 다섯 가지 색'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나라의 전통색채는 생활 속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요소로 사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음양오행사상을 표현하는 상징적 의미의 표현수단으로서 이용되어 왔다. 음양오행사상의 색채체계는 동서남북 및 중앙의 오방(五方)으로 이루어지며, 이 오방에는 각 방위에 해당하는 정색(正色)이 있다. 오방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사신인 동쪽의 청룡(靑龍), 서쪽의 백호(白虎), 남쪽의 주작(朱雀), 북쪽의 현무(玄武)도 이러한 색채체계를 담고 있다.그리고 오행에는 오색과 방위가 따르는데, 오정색(五正色)중에 동쪽은 청색(靑), 남쪽은 적색(赤), 중앙은 황색(黃), 서쪽은 흰색(白), 북쪽은 검은색(黑)으로 모두 양(陽)의 색이다.

 

여기서 "중앙"은 황색(黃)인 것이다.쉽게 말해서 황악산은 "중앙에 있는 산" 정도로 해석된다.정말 황악산이 중간에 위치 할까? 황악산은 한반도의 정중앙은 아니지만 한반도 남반부의 중앙이라고 말해서는 손색이 없다.우리나라 지도를 펼쳐놓고 황악산을 중심으로 동으로는 영덕,서로는 서천,남으로는 남해,북으로는 홍천을 기준으로 모두 약 130km의 거리가 된다고 한다.시쳇말로 "노른자위"는원래중간에있는법이며 또 중요한 곳이다.황악산은 북쪽으로 충청도,서쪽으로 전라도, 동남쪽으로는 경상도에 연이은 삼도(三道)의 도계(道界)에 접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더욱 이곳이 중심이라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해동(海東)의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는 으뜸가는 가람이라는 뜻에서 동국제일가람(東國第一伽藍)이라는 말이 전해지고 있는데 위치적으로 볼때 직지사는 지리적 여건의 덕을 톡톡히 본 느낌이 든다.직지사는 국내 25본산(本山) 가운데 하나로서 제8교구(第八敎區) 본사(本寺)이며 김룡사,봉암사를 비롯한 소속 말사(末寺)가무려54개 사찰에 이르고 있다.

 

직지사寺의 "직지指"를 두고 고려의 능여 화상이 직지사를 중창할 때 자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자기 손으로 측지(測地)하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란 설도 있지만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이라는 선종(禪宗)의 가르침에서 유래되었다고보아야한다."직지심指心 네마음을 똟어보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뿌리하는 이름이다.참선하여 사람의 마음을 바로 볼 때 그 마음의본성이 곧 부처님의 마음임을 깨닫게 된다는 뜻으로 직접 다스린다. 바른마음. 직접 가르키다.정확하게 가르킨다 등의 뜻으로 쓰인다.

 

그리고 사찰 내에 "사명각"이 있는데 조선 중기에 사명 대사(四溟大師)가 직지사에 출가(出家)하여 신묵 대사(信默大師)의 제자가 되었고,나이 30세에 직지사 주지(主持)가 된 사명 대사는 이후 임진왜란(任辰倭亂)이 발발(勃發)하자 구국제민(救國濟民)의 선봉(先鋒)에서 큰 공을 세웠던 것을 기리는 사당이 있다.

 

 

 

1039~1127
전일 사진모임에서 기분좋게 마신 술의 여독 때문에 머리가 무거워 버스안에서
책을 읽는 것은 포기하고 PMP의 영화를 보며 산행들머리 괘방령으로 향한다.

 

괘방령은 백두 대간 제13구간으로 이곳은 경북과 충북의 경계지점이다.

 


버스에서 내려보니 제법 날씨가 쌀쌀하고 바람까지 가세하니 산행을 하는데
있어 땀날 새가 없다.다만 여시골산까지는 계속 이어지는 통나무 계단 때문에
투덜투덜하는 분위기이다.확인은 해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여시골"의
의미는 "여우골"이라고 볼때 여우가 약 올리기 딱 좋은 곳에 안성마춤의 이름이다.













 

1204~1239
느린 걸음으로 트레일을 하듯이 천천히 걸어가니 운수봉(雲水峰)이 나타난다.
발아래 운수암이 보일까 까치발을 해보았지만 키 큰 수림에 조망이 되지 않는다.
이후에도 일정한 운율로 키 큰 수림속의 오솔길 같은 산길을 따라 전체적으로
둥그스럼한 후덕한 육산을 걷는다.정오가 지나 상대적으로 양달진 곳에서 식사를
마치고 다시 같은 리듬으로 산을 오른다.













 

1325~1341
백운봉을 오르고서야 드디어 조망이 이루어진다.멀리 김천시가지가 보이고 김천시 뒤로
금오산이 보이고 그 앞으로 영암산 덕대산이 가까워지면서 더욱 뚜렷하게 보인다.
언제 그 앞의 망봉까지 갈려나.전일의 음주 후유증이 고스란히 발목을 끌어당긴다.









 

1345~1403
눈의 흔적은 있었으나 그리 미끄럽지는 않다.하지만 다음주 산행부터는 아이젠을
준비해야겠다.후덕하기 이럴때 없는 육산으로 능선은 원만하지만그래도 산이
1000M가 넘는 산이니 상수원 보호를 위한 출입금지 계곡아래로직행해서
내려가는 길은 제법 가파르다.

 

1404
직지사를 중심으로 왼쪽으로 꺽어 능선을 돌고 있는데 바깥 방향의 산세를 보니
겹쳐있는 마루금들이 대단하다.가장 높은 각호산이 보이고 우측으로 멀리 서대산이
보인다.




 

 

1416~1538
형제봉을 지나 신선봉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꺽어 바람재 방향으로 가면 백두 대간길이
므로 곧장 그대로 신선봉으로 직진한다.신선봉에서 다시 한번 방향을 직지사 쪽으로
감아돌며망봉으로 향한다.역광에 산산히 부서진 낙엽과 아직 조금 남아있는 단풍이
짧디 짧은 가을을 일깨워준다.







 

1539
해 짧은 초겨울의 드러누운 태양이 황악산을 길게 빛과 그리자로 나누며
발걸음 더딘 산행인을 재촉하고 있다.

 

1601~1615
직지사에 도착했다. 압도적인 사찰 전각의 규모를 보고 무엇인가 자세히 보니
"남월료南月寮"인 직지사 승가대학 강원과 만덕전으로 연수시설이 뛰어난 사찰이다.
부처님의 만덕을 기린다는 의미에서 현대식으로 지은 만덕전萬德殿은
몇백 명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일주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갈수록 고색창연한 원래의 절집 분위기가 난다.

 

손가락 곧게 펴서 가리키는 절 직지사直指寺는 황악산을 기준으로 돌고 돌아
시계 반대방향으로 태엽을 돌리는 느낌이다.

 

그래서 이런 재치있는 시가 나온 모양이다.

 

손가락 곧게 펴서 가리키는 절 직지사 어구에 또 길은 어이 굽었는가.
直指寺前曲路何

 

사실(fact)이 모여 데이터(data)가 되고 데이터의 함정을 걸러내면 정보(infomation)가 된다.
정보가 모이면 지식(knowledge)이 되고 지식이 모여 시행착오를 거둬내면 비로소 지혜가
된다.

 

나를 곧장 지혜롭게 해줄 스승을 찾을 수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직접 가르키고, 바른마음으로 정확하게 가르키며指, 직접다스리는指"
나를 경영할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그래서
담담하고 차분하게 가라 앉은 상태參禪에서
나를가르키는 손가락끝
나를 향해야 하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황악산에서 직지사를 찾아오는 구부러진 오른손 검지같은 능선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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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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