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외 암자순례)무극無極.태극太極이 사람잡고,리발理發.기발氣發이 집안 망친다.

- 언제 : 2009.12.12(토)
- 얼마나: 2009.12.12 10:00~13:00(3시간)
-날 씨 : 맑음
- 몇 명: 3명(자녀 대동)
- 어떻게 : 자가용 이용

▷통도사-성보박물관-사명암,서운암,옥련암,백련암

- 테마: 문화유산답사
- 호감도ː★★★★


연말이 되면 나는 왠지모르게 싱숭생숭해지고 나른해진다.보통때 같으면 그냥 배낭을 둘러메고 산행을 떠날 일이지만 연말이 다가오면 꼭 어릴적 해그름 때 햇볕이 사경으로 들어오는 대청마루에 앉아 붉었던 태양이 몽롱하게 흐릿해지는 것을 바라보며 졸립던 평화로운 서정이 겹쳐진다. 이런현상은왜일어날까? 하고 생각해보니 아마도 그것은 내가 다른 누구보다 시간과 계절의 흐름에 민감한 구석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대설을 지나 동지로 넘어가는 시절에 또 한해가 다 되었다는 갈무리 시점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으니 "내 마음 나도 몰라"모드로변하는것이다.

 

이럴때는 차를 몰아 무조건 떠나야한다.그렇지 못하면 귀신들이 자기집 인줄 알고 들어 앉을 것이다.

 

통도사는 암자가 20여개 있는 것으로 보인다.일전에 백운암,비로암,극락암,반야암,서축암,금수암,자장암,축서암,무량암,보문암,관음암,취운암,수도암,안양암,보타암을 둘러보았고 오늘은 사명암,서운암,옥련암,백련암을 둘러보려고 한다.

 

통도사는 범어사 만큼이나 자주 갈수록 좋은 사찰이다.통도사 경내로 바로 차를 몰고 들어 갈수가 있어 좋다.이곳 저곳을 관람하고 맑은 약수물도 마시고 통도사 영산전 앞에서 팔고 있는 한봉지에 15,000원 하는 연잎차도 구입한다.아마도 이 연잎차를 구하기 위하여 아무생각 없이 떠났던 길이 통도사행이 된것인지도 모른다.

 

오늘은 시험을 마친 아들,딸과 함께 성보박물관부터 관람하였다.예전에는 관람료를 징수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늘은 무료이다.불교와 관련된 예술품들이 주종을 이루지만 흥선대원군의 석란도나중국과일본의작품도 볼 수 있다.

 

영취산 남쪽 산속에 자리한 통도사는 신라 선덕 여왕 14년(646년) 당나라로 수도를 떠났던 자장 율사가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와서 창건한 절로 합천의 해인사, 승주의 송광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사찰의 하나로 석가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불보사찰이며, 또한 31본산의 하나이자 제15교구의 본사이기도 하다.

 

통도사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은 통도사가 자리잡고 있는 영취산은 석가모니가 설법한 산으로 유명한 인도의 영취산과 그 이름이 같으므로, 일반인이 승려가 되려면 통도사의 계단을 통하여만 인도의 영취산과 연결될 수 있다고 믿어 통도사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하는 것이다. 또한 원래 통도사의 절터에는 큰 연못이 있었으며, 이 연못에는 9마리의 용이 살고 있었으나 자장율사가 이 9마리의 용을 다스려서 무사히 절을 지었다는 전설이 있다.

 

경내에는 대원군의 친필현판이 걸린 일주문,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 불상이 없는 대웅전(보물 144호)을 비롯해 65동의 당우가 들어차 있으며 봉발탑(보물471호), 고려 시대의 은입사 동제향로(보물334호), 신라시대 3층 석탑, 국장생석표(보물74호) 등 많은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다.

 

 

차를 몰아 통도사 내 주차장에 도착하여 주차를 하는데 내 차에 붙은 클라이머 형상의
스크래치 가드가 나른해지고 게을러진 주인장과는 딴판으로 훌륭하게 삼지(三枝) 자세를
취하며 홀드도 없는 슬랩을 부지런히 오르고 있다.

 

이미 주인장은 암장을 떠나 워킹 중심으로 변질되더니 이젠 풍류라는 이름으로 높낮이를
따지지 않는 세계로 들어가고 있음을 저 놈은 알까?

 

베르그송은 이원론을 피하여 광물은 생명이 전혀 잠든 상태요.식물은 생명의 반수면 상태요.
동물은 생명이 잠을 깬 상태라고 했는데 이제 나는 무생물과도 대화를 하는 수준인가?
내가 내 스스로 나의 도플갱어doppelgangers를 만들고 있다.

 

산에 오랫동안 다니면 나타나는 후유증인지도 모른다."선仙"이든 "산이(=경상도에선 무당을
산이라고 한다)"이든 아니면 "센"이든 이것들의 근본 어원은 "샤먼"이다.

 

성보(聖寶)박물관,성스러운 보물을 간직한 사찰의 박물관으로 통도사의 박물관도
도난방지와 유물의 과학적 보관에 중점을 둔 현대적 시설을 갖추고 있다.보관하는 장소가
이 정도면 궁금해서라도 안을 들여다보는 것이 이치에 맞다.다행히 제법 볼거리를
갖추었다.

 

영취산통도사,현판의 글씨는 대원군의 글씨며,기둥의 "국지대찰 불지종가"는 김규진의
글씨다.통도사는 나라의 큰절이라고 해서 국지대찰(國之大刹)이라 불렸고, 또한 불교집안의
종갓집이라고 해서 지금까지도 불지종가(佛之宗家)로 불리고 있다.이절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글이다.대원군의 글씨는 근엄하면서도 위엄을 갖춘 글씨이고,김규진의글씨는
한껏멋을부리면서도원융한글씨의맛이돋보인다.


 

통도사에만 있는 봉발탑이다.용화전 앞에 보이는 봉발탑(通度寺奉鉢塔 보물 제471호)은
불교에서 스승이 제자에게 법을 전할 때 가사와 바루를 준다는 것을 의미하고 미륵부처에게
법을 전한다는 뜻으로 봉발탑이 있다고 한다.


불상이 있을자리에 큰 창이 있고 창 너머에 진신사리탑이 있는 금강계단이 있다.


 

아홉 마리 용대신 아홉가지의 나무만 보인다.


암자의시원스럽게돌출된정자가 좋아서 오르고 싶었으나 각종 다기와 절간의 살림살이가
놓여있어 사진만 찍었다.안의 글귀를 보니 "제일강산"이라고 했으니 여기서 보는 풍광이
최고라는 의미일테고,"시습재"가 보인다.시습은 매월당 김시습의 이름과 흡사한 내용일 것
이다.즉, ‘時習’이라는 이름은 ‘論語’의 첫 귀절인 ‘學而時習之’에서 따왔다고 보면 책을
읽는 서재정도의 의미가 있겠고,그 외 차를 마시는 장소와 참선의 장소라는 의미로
읽혀지는 글이 보인다. 다목적 용도의 정자인 셈인데 이곳 주지스님의 화통한 성향을
엿불 수 있다.


"무극無極.태극太極이 사람잡고,리발理發.기발氣發이 집안 망친다."고 했다.
뿌리는 하나인데 그 뻗어간 가지수가 많으면 살기위하여 태양을 향하여 펼쳐지게되어
방향을 잃게 되는 것이다.지나치게 논란되어 끝 없는 시비의 소굴에 빠져 그로 인해
사회적 폐단까지 나타났던 경험이 있지 않은가? 그래서 이기설理氣說은 실패한 학문이다.
이러한 형이상학적 과제를 다루어보았댔자 이理니 기氣니 모두 관념으로부터 온 것이다.

 

 


어디에서 온 이理이든 이理이다.

 

 

그런면에서 나는 사람을 대할 때 "진심"으로 대할 것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관점에서
좀더 현실적이며 나의 논리를 떠나 매사 "배려"의 차원에서 말을 할 필요가 있다.

 

"진심"으로 대하나 "배려"가 실종되면 진심은 진심으로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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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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