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여행은 최고의 자기계발이며,다른 공간에서 다른 성찰을 낳는다.

- 언제 : 2010.3.7(일) 10:40~16:00
- 얼마나: 2010.3.7 11:30~15:20
- 날 씨 : 눈,흐림
- 몇 명: 홀로
- 어떻게 : 자가용 이용

- 테마: 답사여행
와인터널-대적사-코보식당-석빙고-청도읍성-운강고택-임당리 김씨집성촌-대비사-한재미나리-적천사
- 호감도ː★★★★

 


청도(淸道),이름 그대로 풀이하면 "맑은 길"이라는 의미다.왠지 지명 부터가 새마을운동 발상지답다는 느낌이 든다.신대구부산간 고속도로로 인하여 더욱 부산과 가까워진 청도에 대하여 한번 둘러 볼 계획을 가진지는 오래되었지만 좀체 기회가 닿질 않았다.

 

같이 동행 할 사람을 몇명 수배해 보았지만 모두 시큰둥하여 홀로 길을 나선다.여행도 관성의 법칙이 작용하는 것 같다.여행은 다닐수록 더 갈 곳이 생기고 쉽게 이동을 실천에 옮기는데,평소에 여행을 자주 하지 않는 사람은 이동(移動)에서 오는 심리적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현재 살고 있는 그 자리에서 접착(接着)하는 것 같다.나의 여행은 살아있는 동안 진행형일 것이다.내 인생의 여행에서 끝까지 하고 싶은 것이 바로 독서와 여행,산행이다.

 

여행과 산행을 자주하는 나에게 "부럽다"는 표현을 쉽게 하면서도 막상 함께 가자고 권유하면 그냥 집에서 편하게 쉬겠다고 한다.나에겐 여행 자체가 쉬는 것이고,여행은 이동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끔 애착이 가는 사물,사람,풍광을 만나면 접착하기도 하는데 말이다.쉬었다 가더라도 좋은 것,바로 그것이 여행이다.여행은 삶이고,삶은 여행일진데,휴일 하루종일 소파에 드러누워 TV를 보는 것이 휴식이라니...여행은 삶이 주는 선물이며,아름다움이며,힘을 준다.홀로 여행을 갈 수 있다면 나는 그렇게 하라고 권한다.사실 여행의 패턴화는 여행의 자살이다.여행의 본질은 발견에 있기 때문이다.여행은 준비를 하고 가도 좋고,준비를 하지 않아도 좋다.

 

그보다도 더 중요한 사실은 여행은 최고의 자기계발이라는 점이다.그냥 노는 것과는 질적으로 차이가 난다.길 위에 오랫동안 서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말하는 언어도 맛이 있고,눈빛 조차 다르다.여행의 언어는 길의 언어이며 바람의 언어이고, 여행의 눈빛은 바람의 눈빛과 닮아있다.산행과 여행을 통하면 고민이 저절로 해결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길을 떠난다는 것은 기실 사색을 동반하기 때문이다.그것은 아마도 맑은 공기와 호흡하는 내 자신과의 대화에 맥이 닿겠지만 다른 공간은 다른 성찰을 낳기 때문일 것이다.그래서 여행은 새로운 생각들과의 만남이다.

 

깊은 내면의 나와 만나려면 긴 여행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제약이 따르므로 자주 하는 습관이 좋다.가끔 외로움과 맞딱뜨리겠지만 도시적 외로움은 결과적 외로움인 반면에 산행과 여행의 외로움은 과정적,선택적,자발적 외로움이라고 생각한다.

 

1130

청도 IC로 내려와 곧장 찾은 곳은 와인터널(경북 청도군 화양읍 송금리 252-2)이다.
송금교회 좌측의 길로 들어서면 된다.산의 5부능선 위는 온통 눈으로 새하얗다.

 


와인터널 입구 좌측으로 난 길을 가면 대적사와 만나게 된다.눈발이 날리는 주차장에
편하게 주차를 하고 터널 안으로 들어서니 일순 앞이 보이지 않는다.안경이 뿌옅게
변한다.이곳은 추운 바깥과는 달리 동굴처럼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상대적으로
따뜻하기 때문이다.굴 끝까지 다가가니 푸른 조명으로 감싸놓고 그 안은 수많은
와인들이 쌓여있다.



입구 근처엔 청도의 유명한 감으로 만든 와인을 판매하고 있다.
레귤러와 스페셜...레귤러는 단맛이 더 나고 스페셜은 다소 떫은 맛이 나는데 남자에게
어울리는 와인이다.70년간 폐쇄되어 있던 이 공간을 잘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밖으로 나와 좌측으로 난 길을 따라 대적사(경북 청도군 화양읍 송금리 256)로 향한다.
보물인 극락전 안으로 들려고 했으나 눈이 녹아 길이 워낙 질척하여 바깥만 구경하고
돌아선다.사실 극락전 안의 천정이 볼만하다고 하는데 극락전 입구 계단 좌우의
공들인 문양도 볼만하다.

 

1227

청도 석빙고를 찾았는데 청도읍성과 함께 있다.이곳은 한창 복원 작업 중이다.
다음에 오면 제법 구색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1328

출출하여 코보식당(경북 청도군 화양읍 범곡리 135-3)을 찾았으나 오늘은 쉬는 날이라
아쉬웠다.곧장 운강고택(경북 청도군 금천면 신지리 269)과 임당리 김씨집성촌(경북 청도군
금천면 임당리 631)를 거쳐 대비사(경북 청도군 금천면 박곡리 794)로 향한다.

 


저수지를 돌아 사찰입구에 도착하니 여기도 뒷산은 하얗게 눈이 내렸다.

 

안으로 들어가니 눈에 띄게 정갈하다.아마도 비구니 절인가 보다.송아지 만한 흰색의 큰 개가
있어서 다소 위협적이었지만 심성은 주인을 닮은 개였던지 제발로 걸어와서 꼬리를 흔들며 연신
반가운 척을 한다.

1519

그길을 나와 한재로 향했다.이곳은 미나리가 유명한 곳이다.경북 청도군 청도읍 음지리에 위치하여
지명 부터가 음지인 것을 알 수 있다.이곳은 철마산,화악산,남산이 사방으로 둘러싸여 외지로 부터의
오염을 방지 할 수 있는 천혜의 울타리와 깊은 골의 맑은 물은 자연의 특산물을 만들었다.

 


우선 맛을 보면 향이 진하고 다른 지역의 미나리와 비교하여 단맛이 난다.


 

워낙 차들이 많아서 주차할 공간을 확보 못하여 사진도 못찍고,그냥 차안에서 한재미나리 1KG에
공시가격인 8,000원을 주고 구입하였다.

 

그리고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 적천사로 향한다.적천사 입구는 수령이 오래된 은행나무가
이채로웠고,대웅전과 대웅전 앞에 있는 당간지주가 볼만 하였다.


 

눈이 내려도 은행나무 앞의 청매를 보니 어제가 경칩이었던 것이 새삼 떠오른다.

 

여행은 떠남이 아니라 돌아옴이 아닐까?
집으로 와서 와인과 한재미나리를 곁들인 삼겹살은 여행의 보너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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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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