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산 산복 둘레길(상)▲틈만 있으면 "가출"하는 남자

- 언제 : 2010년 7월18일 13:20~17:00
- 얼마나: 2010.7.18 13:20~16:20(3시간)
- 날 씨 : 나무말미 : 오랜 장마가 잠깐 동안 개어 풋나무를 말릴 만한 겨를
- 몇 명: 홀로
- 어떻게 : 집에서 걸어서 출발,택시로 귀가
▷용문사-건강공원-정자-임도쉼터-오행약수-선암사-부암능선고개-전망대-만남의 숲
- 개인산행횟수ː 2010-9[w산행기록-2521/T740]
- 산 높이:백양산 642M
- 테마: 백양산 산복 둘레길 트레일
- 호감도ː★★★★

 

주말마다 장마의 연속이다.그래서 일요일 낮은 당연히 비가 올 것으로 세뇌되었다.초복이 이틀 남은 토요일 밤,읽을만한 책 3권과 시원한 맥주 한캔 그리고 선풍기를 틀어놓고 밤을 세웠다.처음 읽었던 책은 허영만 화백과 송철웅 공동저의 "집 나가면 생고생 그래도 나간다"는 허영만과 열세남자의 "집단가출기"였다.우리바닷길, 즉 서행,남해,동해를 잇는 3,000KM를 "집단가출호"라는 이름의 요트를 타고 일주하는 수기였다.모두가 잠자는 시각에 낄낄거리며 읽는 맛은 누가알랴? 두번째 읽은 책은 "겸재를 따라가는 금강산 여행"을 예전에 읽었던 것을 오랫만에 꺼내어 다시 읽었으며 마지막으로 "신뢰! 소셜미디어 시대의 성공 키워드"라는 책이었다.

 

일요일 아침 6시가 되니 눈의 피로와 술기운으로 잠이 들었고,다시 눈을 뜬 시각은 일요일 오전 11시였다.창밖을 보니 날씨가 화창하기 이를데 없다."이럴리가 없는데.." 하며 뭔가 속은 느낌이다."나무말미"다.나무말미는 "오랜 장마가 잠깐 동안 개어 풋나무를 말릴 만한 겨를"을 의미하는 말이다.시원한 밀면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오후 1시가 지나 산행을 시작한다.한낮이다보니 더위가 만만찮다.그래서 예전에 시도하려던 백양산 산복 둘레길 트레일에 나선다.출발장소는 집 뒤의 "용문사"이고 그기서 건강공원까지 오른 다음 백양산을 중심으로 중간 허리를 삥 둘러 이어지는 임도와 산길을 이은 둘레길을 한바퀴 도는 것이다.

 

초복 더위에 그것도 땡볕의 한낮에 길을 나서는 나의 행장을 보고 이해할 수 없다는 wife의 표정을 보니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이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묻지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라는 가사가 중간에 나오는데 "절대고독"을 이야기하고 있다.그 고독을 몰라주어도 상관하지 않겠다며 그 절대고독을 오히려 "즐기고"이는 있는 인상이다."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라고 했으니....



산행을 좋아하는 이들의 공통적인 심리적인 상태일지 모른다.단순하게 걸어 올라가 다시 걸어 내려오면 되지만 그것은 외양일 뿐 사실 머릿 속은 치열하게 구도의 정신으로 영혼을 불태우는 것이 등산이다.킬리만자로가 의미하는 높은 이상을 향하는 것이 알피니즘이다.제대로 된 산행인이 되려면 겉모습 뿐만 아니라 속과 영혼까지 산행인이 되어야 한다.그런 의미에서 우선 절대고독의 실체를 먼저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집 나가면 생고생 그래도 나간다"는 것은 더 잘살기 위해 다시 가출 할것이라는 결론과 닿는다.그런면에서 남자는 고독을 위해 가끔 가출하는 것이 삶의 활력을 위해 이롭다고 본다.그러고 보니 나는 틈만 있으면 가출하는 남자다.

 

 

 

백양산 산복 둘레길 트레일의 개념을 이야기하면 출발지는 "건강공원-정자-
임도쉼터-오행약수-선암사-부암능선고개-전망대-만남의 숲-제1쉼터~제4쉼터
-구포능선고개-체육공원-어부랑고개-운수사-예비군훈련장-모라능선고개-
감전능선고개-건강공원"으로 백양산 정상을 중심으로 임도가 놓인 6부능선
을 한바퀴 도는 것이다.


 

오늘 그 중 대충 절반의 코스를 완주하였다.건강공원에서 만남의 숲까지 였다.
다음 기회에 나머지 절반을 이어 볼 생각이다.

 

첫출발지인 용문사에서 사진을 찍는데 뭔가 이상하다.전지에 이상이 있는 것
으로 알고 새 전지를 구입하여 교체했는데 단 한장의 사진을 찍고 전원이 힘을
잃는 바람에 그 뒤로는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아무래도 일간 카메라를 들고
A/S센터에 가보아야겠다.전지의 문제가 아닌 카메라의 문제로 보인다.


 

하늘을 보니 장마철이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화창하다.흰꽃과 옥색이 적절하게
섞인 도라지꽃이 보기좋다.나의 여름법복이 상의는 흰색이고 하의는 옥색인데
아마도 그 법복을 만든 사람은 도라지꽃에서 힌트를 얻은 모양이다.

 

건강공원에 도착하니 아이들이 그 좁은 계곡에서 물장난을 하고 있고 그기서 우측으로
돌며 트레일을 시작하는데 제법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귀에 이어폰을 꽂고
파워워킹을 하시는 분도 보이고 간간히 MTB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보인다.

 


오랫만에 왔더니 예전에 보지 못했던 시설물들도 보인다.깨끗하게 만든
화장실과 새롭게 만든 정자가 3개 더 있다.임도를 따라 걷다보니 햇볕에 노출
되기도 하고,임도 주위에 심어진 가로수 같은 나무 덕분에 그늘도 있다.

 

비슷한 흐름이 선암사까지 이어지는데 중간중간에 쉴 의자가 있어서 좋았고
중간중간 시원한 물이 흘러내리고 있어서 더위를 식히기도 좋았다.오늘 코스의
하일라이트는 역시 부암능선고개에서 이어지는 삼림욕장 코스부터였으며,
전망대에서 만남의 숲까지 이어지는 편백나무의 숲은 시원하기 이를데 없었다.

 

날씨도 덥고해서 만남의 숲에서 하산하였다.어린이대공원도 새롭게 정비된
모습이 보인다.사명당의 동상이 있는 부분이 새롭게 정비되었고,입구근처엔
항일학생기념탑이 들어섰고,입구는 거대한 새로운 조형물이 들어서고 있다.

 

내일은 초복의 날씨라 그런지 닭을 사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는데 집에 오니
닭백숙과 시원한 막걸리가 기다리고 있다.건강한 여름은 잘 먹고 잘자고 가끔
나무말미라도 운동을 하는 것일 것이다.틈만나면 가출하자.
그렇지만 시간되면 귀가를 해야 정신건강에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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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바람처럼, 흐르는 물처럼
어진 산처럼,방랑의 은빛 달처럼

風/流/山/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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